[메타버스와 산업·경영의 미래 (4)] 유통산업, 가상매장의 확산에 주목할 때!
2026년 가상매장 매출 규모 46억달러 전망 / 가상매장은 가상방문, 가상경험, 테스트·착용 등 제공하는 경험 기준으로 분류 / 가상매장의 상품별 성숙도를 고려하고 고객 관점에서 가상매장 구축할 필요
인공지능과 ICT(정보통신기술)의 발달,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등장,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의 확산 등에 따라 최근 메타버스가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메타버스의 역사는 어제, 오늘이 아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다양한 산업에서 메타버스를 활용해 경영 프로세스와 비즈니스 방식을 혁신해왔다. 앞으로 메타버스에 의해 산업과 경영의 모습은 어떻게 바뀔까? 메타버스 관련 국내외 최신 동향과 기업들의 다양한 활용사례를 통해 산업과 경영의 미래를 그려본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노재범 디지털경영연구원 대표]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이 일상화되면서 가상매장(Virtual Store)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가상매장이란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등 실감기술을 활용해 구축한 가상의 쇼핑공간을 말한다.
소비자들은 언제 어디서든 가상매장에 방문해 실제 매장처럼 판매상품을 꼼꼼하게 살펴볼 수 있다. 또한, 의류, 장신구, 신발, 안경 등을 착용하거나 화장품을 사용한 모습을 가상으로 확인할 수도 있다.
실제와 유사한 쇼핑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장점 때문에 가상매장의 성장세는 앞으로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IT시장 조사기관 IDC(2020)는 2024년 기업들의 가상매장에 대한 투자가 27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패션산업의 스마트 AR미러와 가상 의류피팅 등을 중심으로 한 AR기반 가상매장의 시장규모는 2026년 46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한다(Valuates Reports, 2020). 이는 지금부터 매년 20%씩 고성장한 결과다.
한편, 액센추어(2020)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소비재 브랜드의 64%가 실감기술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국내 유통산업이 가상매장에 주목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 다양한 유형의 가상매장, 관심있는 유통기업은 눈여겨봐야
가상매장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분류할 수 있을까? 신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형태의 메타버스가 수시로 등장하는 현시점에서 가상매장의 유형을 명확히 규정하기란 쉽지 않다.
최근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RPi)는 “XR쇼핑 동향과 나아갈 길”이라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여기서 XR은 AR, VR을 포함한 eXtended Reality 기술을 의미한다.
SPRi는 소비자가 체험할 수 있는 경험을 기준으로, 가상매장을 가상방문, 가상경험, 테스트·착용, 세부 정보 시각화, 맞춤형 추천 등으로 구분했는데, 가상매장의 구축에 관심이 있는 유통기업이라면 눈여겨봐야 할 내용이다.
‘가상방문’은 매장을 직접 방문하지 않더라도 그에 준하는 쇼핑 경험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제공하는데, 디오르와 나이키의 VR스토어가 여기에 해당한다. 방문고객들은 실제 매장처럼 상품의 형태와 특성을 세부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가상경험’은 매장을 직접 방문하더라도 경험하기 어려운 상황을 가상으로 구성해 고객의 구매 의사결정에 도움을 준다. 예를 들어, 오프라인의 자동차 전시장은 공간의 한계로 다양한 차종을 구비할 수 없지만, 실감기술을 활용하면 전시장에 없는 차종의 모델이나 색상, 휠 등 세부 옵션의 외형까지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구매자가 제품을 시험 착용하거나 가상으로 배치해 자신의 기호와 일치하는지 확인할 수 있게 해주는 ‘테스트·착용’, 구매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는 다른 고객의 리뷰, 제품의 배경 스토리 등에 대한 ‘세부 정보의 시각화’, 자신에 맞는 ‘맞춤형 추천’ 등을 가상매장에서 경험할 수 있다.
• 업종별 가상매장의 성숙도 역시 유통기업에는 유용한 정보
그렇다면 가상매장의 구축 효과는 모든 소비재 산업에서 동일할까?
이에 대한 해답은 한 글로벌 연구기관이 제시하고 있다. 최근 딜로이트(2020)는 증강현실기술을 활용한 가상매장의 성숙도를 연구해 발표했다.
딜로이트의 연구는 AR 기반의 가상매장에 집중했는데, 화장품, 자동차, 가구, 메이크업 등의 제품이 가장 효과가 있으며, 이미 확산단계에 들어섰다고 판단한다.
신발, 보석, 안경 및 개인용 장신구 등은 기술적 성공 초기 단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의류나 전자제품의 경우 실험단계로 판단하고 있다.
우리나라 유통기업들이 가상매장을 구축할 때 참고할 만한 연구결과다.
• 고객 관점에서의 가상매장 구축 필요
최근 국내에서도 코로나19로 인해 매장을 직접 방문할 수 없게 되자 ‘가상방문’과 ‘테스트·착용’을 중심으로 가상매장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럭셔리 브랜드 펜디(Fendi), 골프웨어 전문점 까스텔바작, 의류 및 패션 잡화 브랜드 만다리나덕 등이 매장방문을 기피하는 고객들을 위해 국내의 매장 안과 그 주변을 가상으로 재현해 실제로 방문한 듯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에이스침대의 AR앱 ACE Room, 롯데홈쇼핑의 리얼피팅(Real Fitting), 주얼리 브랜드 골든 듀의 보석 착용 AR 서비스 등은 비대면으로 상품의 테스트·착용 경험을 제공한다.
다양하고 흥미로운 경험을 제공하면서 진화하고 있는 글로벌 가상매장과 비교할 때, 국내의 가상매장은 내용 면에서 보완할 부분이 적지 않다.
하지만, 쇼핑의 문화적 배경과 관련 산업 생태계의 차이가 있어 모든 면을 똑같이 만들 필요는 없다. 단, 상품별 가상매장의 성숙도를 고려하고 고객지향의 관점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상매장에서 판매할 상품별로 실감기술이 줄 수 있는 경험 효과를 고객 관점에서 검토해, 고객이 편리하게 자주 방문할 수 있는 가상매장 구축에 방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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