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소영 기자 입력 : 2022.05.05 00:05 ㅣ 수정 : 2022.05.05 00:05
삼성, '드림클래스'·'스마트 교실'·'희망디딤돌센터'·'푸른코끼리'등 지원 SK그룹, '맞춤형 진로 프로그램'·'민팃ATM'·'희망메이커' 눈길 현대차그룹, 10년간 180억원 투자해 '온드림스쿨 초등교실' 진행 LG그룹, 미래 과학인재 양성·건강관리·IT인프라 지원 발벗고 나서 기업 사회적 공헌 '기업-아동청소년NPO-정부 파트너십 구축' 절실 정부, 기업 사회공헌 앞장 설 수 있는 인프라 지원 아쉬워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소파 방정환 선생이 1923년 5월 1일 ‘어린이날’을 선언한 지도 어느덧 100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는 어린이날 선언문을 통해 '어린이는 우리의 미래'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아이들이 스스로 올바르게 자라 경제, 안보, 국정 등 한 나라 미래를 책임질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큰 오산이다.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It takes a village to raise a child)'라는 말이 있듯이 아이들을 건강하게 키우려면 우리 사회가 힘을 모아야 한다는 뜻이다.
기업들 역시 아동·청소년을 위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뜻을 모으고 있다. 아이들이 장차 사회적 책임자로서 혹은 언젠가 기업을 이끌어갈 인재가 된다는 측면에서 볼 때 기업의 아동·청소년 지원은 반드시 필요하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사회공헌센터가 발간한 ‘2020 사회공헌 백서’에 따르면 2019년 기준 100대 기업의 사회공헌 사업은 다른 취약계층 보다도 아동·어린이(17%)와 청소년(16%)에게 가장 많이 집중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뿐만 아니라 '기업의 꿈나무'이기도 한 아동·청소년의 성장을 돕기 위해 재계는 어떤 방식으로 자양분을 공급하고 있을까.
■ 삼성, 교육·자립·사회문제 등 다방면서 아낌없는 지원
삼성은 교육, 자립, 사회문제 등 다양한 측면에서 아동청소년 성장을 돕고 있다.
대표적인 교육 사회 공헌활동으로는 중학생 교육 멘토링 ‘드림클래스’가 있다. 경제적 격차가 교육격차 심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 삼성은 중학생 대상으로 고른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진로 멘토링을 지원한다. 또한 상시 학습을 위해 진로탐색·미래역량·기초학습 등을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대학생·전문가·임직원이 함께 멘토링에 참여한다.
또한 디지털 교육 격차를 해소하고 청소년 미래역량을 향상시키기 위해 정보기술(IT) 소외지역 교육기관에 스마트 교실 구축을 돕는다. 태블릿PC, 전자칠판, 노트PC, 무선인터넷 환경 및 전용 소프트웨어(SW) 등 다양한 IT 교구도 제공한다. 이 밖에 스마트스쿨을 활용하기 위해 교사 연수와 교육용 콘텐츠를 지원한다.
임직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기부금으로 보호종료 청소년의 자립도 돕는다. 삼성전자 임직원들은 2013년 ‘삼성 신경영’ 선언 20주년을 맞아 지급된 특별격려금의 10%를 기부했다. 아이디어 모집과 투표를 통해 기부금은 보호종료 청소년 자립지원 프로그램에 사용하기로 했고 이것이 확대돼 지금의 ‘삼성 희망디딤돌’로 거듭났다.
‘삼성 희망디딤돌센터’는 보호종료 청소년을 위채 최대 2년간 1인 1실의 주거공간을 제공해 독립 생활을 돕는다. 센터에는 요리, 청소, 정리수납 등 일상생활을 하면서 필수적으로 익혀야 할 것들을 교육하고 기본적인 금융지식과 자산관리, 임대차 계약 등 기초 경제 교육도 병행한다.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아동·청소년 사이버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이버폭력예방 교육도 펼친다. 이른바 ‘푸른코끼리’는 전국 초·중·고등학생, 교사, 학부모 등을 대상으로 예방교육, 피해자 심리상담 및 치유, 캠페인, 국제포럼, 학술연구 등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는 올바른 사이버 문화를 확산하고 청소년의 친사회적 역량 강화를 목표로 한다.
■ SK그룹, 아동·청소년 사회공헌 활동도 ‘따로 또 같이’
‘따로 또 같이’를 추구하는 SK그룹은 계열사마다 각기 다른 사회적 가치 제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안에는 다양한 아동·청소년 사회공헌 활동도 포함돼 있다.
SK케미칼은 저소득층 아동·청소년 진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구성원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역사회 저소득층 아동·청소년에게 경제적, 정서적 후원과 학년별 맞춤형 진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또한 친환경 교육 운영 및 사회적 기업과 연결된 다양한 상생활동을 통해 사회적 가치 창출에 힘쓰고 있다.
SK네트웍스는 중고폰을 팔 수 있는 ‘민팃ATM’을 활용해 취약계층 삶의 질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 민팃ATM으로 중고폰 기부 문화를 만들고 비정부기구(NGO)와 협업해 정보통신기술(ICT) 소외계층 어린이를 지원한다. 또한 스피드메이트의 기술 재능기부로 취약계층이 차량을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SK에코플랜트는 아동·청소년 결연후원 ‘희망메이커’와 주거환경 개선사업을 실시 중이다. 희망메이커는 모든 구성원이 저소득층 아동·청소년에게 경제적, 정서적으로 돕는 사업이다. 또 구성원의 재능기부를 통해 저소득층 주거환경 및 복지시설을 보강해나가는 주거개선활동도 하고 있다.
SK가스도 희망메이커 사업을 실시 중이며 구성원들이 1일 강사로서 초등학생들에게 친환경 교육을 제공하는 ‘행복한 그린 스쿨(Green School)’ 활동도 전개한다.
SK브로드밴드는 2018년부터 미디어 플랫폼을 기반으로 청소년들이 자신 문제를 영상으로 이야기하고 또 해결방안까지 제시하는 사업 ‘블러썸 청소년영상제’를 열고 있다.
■ 현대차, 10년째 ‘교육 소외’ 농·산·어촌 초등생 지원 나서
현대자동차그룹은 ‘정몽구재단’을 설립해 미래인재 사업, 문화예술 사업, 사회복지 사업 등을 통해 인류와 사회 이익에 기여하고 있다. 올해로 11주년을 맞이하는 ‘온드림스쿨 초등교실’은 정몽구재단이 운영하는 대표적인 교육지원 프로젝트다.
온드림스쿨 초등교실은 2012년부터 농·산·어촌 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인성교육 프로그램으로 해마다 전국 농·산·어촌 200여개 수업을 찾아가는 교실 형태다.
교육 기회가 많지 않은 농산어촌 초등학생을 위해 진로 체험, 메이커 교육, 문화예술 교육 등 평소 접근이 쉽지 않은 분야를 지원한다. 특히 교육 과정에 경력 3년 이상 전문 강사만 투입됐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2012년부터 10년간 총 180억원이 투입했다. 이 프로그램은 농·산·어촌 239개 초등학교에서 1991개 수업이 진행됐으며 학생 3만5611명이 함께했다. 이를 교육적 가치로 환산할 경우 414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차에 따르면 온드림스쿨 초등교실을 통해 참여 학생들의 미래역량, 인성, 창의성 지수는 연평균 4.7% 향상됐으며 대상 초등학생 10명 중 8명은 새로운 교육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드림스쿨 초등교실은 올해도 어김없이 문을 열었다. 올해는 전국 농산어촌 초등학교 91곳에서 순차적으로 개강하며, 약 3300명의 학생이 참여할 예정이다.
■ LG그룹, 사업과 사회공헌 잇다
LG그룹은 계열사별 사업 특성을 반영한 사회공헌 활동이 눈에 띈다.
LG화학은 2005년부터 사업장 인근 중학생을 대상으로 화학캠프를 열고 있다. 학생들이 화학과 환경에 대한 친밀감을 향상시키고 미래 과학 인재의 꿈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함이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공동체 생활과 더불어 사는 가치를 배운다.
LG디스플레이는 아동 뮤지컬 ‘초롱이 눈 건강교실’을 통해 초등학생들에게 눈 건강 관리법을 교육하며 저시력 아동·청소년을 위한 여름캠프도 실시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어린 시절부터 몸에 밴 올바른 양치 습관만 들이면 평생 튼튼한 치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 어린이 구강건강 교육 ‘페리오 키즈 스쿨’을 실시 중이다. 2004년부터 약 21만명이 교육을 수강했으며 2017년부터 업계 최초로 어린이 건강뮤지컬 ‘반짝반짝 페리오’를 선보이고 있다.
D&O는 2014년 다문화 및 저소득층 가정 어린이들의 독서 환경을 지원하기 위해 어린이문고 ‘상상문고’를 개장했다. 상상문고에 선정된 지역아동센터는 일회성 기부가 아닌 사랑나눔봉사단을 통해 지속적으로 도움을 받는다.
LG유플러스는 전국 아동양육시설에 U+ 인터넷과 U+tv 및 키즈월정액 서비스를 지원해 아이들 정서발달과 건강한 학습기회 제공에 힘을 보태고 있다.
관련 기관은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 기업-아동·청소년 NPO(비영리조직)-정부의 파트너십이 구축돼야 활성화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아동·청소년을 위한 기업의 사회공헌활동 활성화 방안 연구’ 보고서에서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에 해당하는 것으로 경제적, 법적, 윤리적, 자선적 책임 중 한 부분이지만 함께 통용되기도 한다”며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 효과를 내려면 자발성, 진정성, 지속가능성, 동반성장이 전제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또한 사회공헌활동을 활성화 할 수 있는 정책방안에 대해 ”현 단계에서는 기업-아동․청소년 NPO-정부 파트너십 구축이 활성화의 핵심요건이며 이를 위해 매개 지원기관 양성을 위한 정부의 인프라 지원 역할이 급선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