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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 다이나믹스(Dynamics) (10)

미들마일 승자의 조건: TMS(Transportation Management Sys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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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입력 : 2022.04.29 00:30 ㅣ 수정 : 2022.04.29 00:30

[기사요약]
수출입물류의 ‘포워더’와 육상화물운송의 ‘주선사’는 각자의 생태계 내에서 ‘중계’라는 유사한 포지션
디지털 변환의 과정에서 낙후된 미들마일 시장도 예외일 수는 없어
주선사와 화물정보망 통합이라는 단순한 구조로 미래 변화 예상
결국 누가 미들마일에 적합한 고도화된 TMS 엔진을 장착한 플랫폼 주도권을 갖느냐가 최종 승자의 결정 요인

‘알파고’의 바둑대결로 AI가 주목받게 되었듯이 2021년 3월 쿠팡의 뉴욕증권거래소 입성(86조원 시가총액 인정)은 일반 국민들의 물류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켰다. 더욱이 의아했던 점은 당시 쿠팡의 적자 규모가 4조원에 달했다는 점이다. 한편 쿠팡 상장 1년 전 ‘우아한형제들’의 배민을 독일계 DH(딜리버리 히어로)가 4조7500억원에 인수하는 사건도 있었다. 창고와 트럭으로 대변되던 3D업종 물류가 핫한 주목을 받게 된 다이나믹스(Dynamics, 역동성)는 과연 무엇이고, 그렇다면 미래에도 물류는 계속 주목받는 산업으로 남게 될까? 역동적인 물류의 미래를 들여다본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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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withvector.com]

 

[뉴스투데이=김승한 경기대 SW경영대학 겸직교수] 올해 1월 발표된 삼성SDS의 2021년 물류사업 매출은 7조9928억원으로, 2011년 물류사업을 시작한 10년 만에 8조원에 근접하는 실적을 거두었다.

 

10년 전 삼성SDS의 첫 Cello(첼로)개발그룹을 이끌었던 필자의 입장에서 더욱 감개무량한 이유는, 이러한 물류사업 성장의 출발점에 현재도 운영 중인 Cello라는 싱글 데이터베이스(Single Database) 기반 ‘통합물류플랫폼’ 인프라가 있었다는 사실 때문이다. (※당시 삼성그룹 내 로지텍이란 2PL 물류전문계열사가 있었고, SDS는 그룹 내 IT전문기업으로 물류역량은 전무하던 시기였다.)

 

육상화물운송인 ‘미들마일’의 미래가 궁금해지는 현시점에서 10년 전의 데자뷔를 느끼는 건 왜일까?

 


• 중계(Brokerage) 시장의 유사성과 디지털 변환 움직임

 

Cello 개발을 물류사업의 출발점으로 보았던 10년 전 삼성전자 물류의 핵심은 전 세계 생산/판매법인/고객사를 잇는 수출입물류였고, 연간 3조원 이상 규모의 수출입 업무를 외부 포워더(forwarder, 수출입 주선사) 의뢰를 통해 진행하고 있었다.

 

당시 포워더는 선사/항공사 같은 운송장비 보유사와의 오프라인 네트워크 역량으로 경쟁하던 시기였고, 화주의 수출입 주문요청 및 정산 등은 전화, Fax, E-mail 같은 채널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시기였다.

 

물론 다수의 포워더도 내부 관리 목적의 FMS(Forwarding Management System)를 구입해서 사용하기는 했는데, 당시 FMS는 PC기반의 단순한 스탠드어론(Stand-alone) 구조라서 자체 트랜잭션 기록(부킹, B/L관리, 정산 등) 수준이었지, 외부 화주고객 및 협력업체(예로 선사/항공사, 통관업체, 내륙운송사, 은행 등)와의 온라인 실시간 연계는 불가능하였다.

 

Cello는 통합 포워딩 플랫폼 기능을 제공하는데 성공했고, 이로 인해 전 세계 삼성전자의 생산/판매법인 화주들은 Cello라는 중앙 집중화된 인프라로 외부 물류실행사(포워더/선사/항공사/통관업체 등)와 실시간 업무협업으로 자신의 수출입업무를 효율화, 가시화(Visibility)할 수 있었다.

 

포워딩이라는 주선시장에서의 통합플랫폼의 등장은 수출입물류 생태계의 변화를 가져왔는데 이전 포워더 중심의 시장이 대기업물류(화주) 주도 시장으로 바뀌는 계기가 되었다.

 

단, 여기서 주목할 사실은 통합플랫폼의 주체가 어디냐에 따라 생태계의 변화 방향과 범위에 영향을 준다는 점이다.

 

Cello는 삼성이란 한정된 화주 중심의 생태계를 강화하는데 기여했을 뿐, 타 물류생태계를 변화, 발전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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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logisticstitans.com]

 

국내 내륙운송 미들마일 생태계에서 ‘주선사’의 위치는 수출입물류에서 포워더가 차지하는 중계(Brokerage) 역할과 매우 유사하며, 화주의 운송요청에 대해 효율적인 운송수단(트럭)을 매칭해 주는 역할이다.

 

현재 대부분의 주선사가 소규모이고 영세한 수준이다 보니 내부 장부정리 목적의 단순한 TMS(Transportation Management System, 수배송 관리 시스템)를 월 구독 형태로 쓰고 있는 경우가 많고, 이 TMS는 주로 차량(자차/지입/콜센터)에 대한 배차관리, 정산처리, 결제 등의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 시스템의 중요성을 느끼는 몇몇 주선사가 연합해서 클라우드 형태의 TMS를 개발·운영하는 사례도 생기고 있고, 화주 시스템과 직접 연계하여 배차요청을 처리하려는 시도들도 어렵지 않게 발견되고 있어 이미 육상운송 미들마일 생태계의 디지털 변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 TMS의 기능 및 구성

 

그럼 일반적인 TMS의 기능 및 구성은 어떻게 되어 있을까? TMS는 크게 계획(Planning)과 실행(Execution) 영역으로 나뉘어진다.

 

배차계획이라 불리는 ‘계획’ 영역은 화주의 수배송 주문(오더)을 차량에 싣기 위한 로드(Load)라는 단위로 묶어주는 단계를 의미한다.

 

예로 서울에서 부산으로 가는 3개 오더(1팔렛, 3팔렛, 2박스)를 1개의 Load로 만들어 1개의 트럭에 배차할 것을 지시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Planning 과정은 보통 배차담당자의 휴먼파워에 의해 수작업 방식으로 이루어지지만, 다량의 택배 주문 배차같이 여러 군데의 도착지가 있을 경우 최소 이동거리로 여러 대의 트럭에 배차계획을 하는 로직은 TMS 엔진이라 불리는 복잡한 수학적 혹은 AI를 활용한 알고리즘 등으로 계획이 이루어져야 한다.

 

‘실행’ 영역은 다시 텐더링(Tendering), 관제(Track & Trace), 정산/결제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 중 텐더링은 구성된 로드를 차량에 매칭하는 과정을 의미하며, 배차의뢰에 대한 트럭운송사(혹은 기사)의 반복적인 Yes/No 답변을 뜻한다.

 

관제는 GPS 기술과 결합되어 실시간 가시성 확보는 이미 보편화된 상태이며, 정산/결제는 인수증(PoD: Proof of Delivery)과 세금계산서 증빙을 포함한 대금의 처리과정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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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supplychaingamechanger.com]

 

TMS의 핵심은 Planning 엔진의 유무이며, 복잡한 배차 및 라우팅을 알고리즘을 통해 최적화 결과를 확보할 경우에 수작업 대비 상당한 비용/시간 절감 및 CO2 감소 등 화주, 주선사, 차주 모두에 상당한 실질적 혜택 공유를 가능케 하는 요인이 된다.

 

문제는 TMS 엔진의 경우 매우 고가(高價)라는 단점이 있어 최근에는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로 이런 비용적인 단점을 해결하기도 한다.

 

필자는 과거 글로벌 TMS 기업인 데카르트시스템즈의 컨설턴트로 근무하기도 했었고, SDS에 근무할 때는 또다른 글로벌 TMS 솔루션인 i2 TMS를 북미 삼성전자 물류법인에 직접 구축하기도 해서 TMS 엔진의 성능과 효과를 잘 이해하고 있다. 

 

TMS는 보통 3PL과 같은 물류서비스업체가 구축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위의 삼성전자의 사례는 운송 혹은 주선업체가 아닌 화주가 TMS를 자체 구축, 운영하는 케이스로, 로드를 화주가 직접 짜서 운송업체에 텐더링 함으로써 수배송의 주도권을 확보하고 비용절감을 극대화한 경우이다.

 

이 사례로도 알 수 있듯이 TMS 역시 운영주체가 누구냐(화주 또는 주선사 또는 운송사)에 따라 생태계에 주는 영향과 범위는 달라짐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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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supplychain247.com]

 


• 미들마일 재편의 방향: TMS를 통한 주도권 싸움?

 

국내 미들마일 시장의 폐쇄성은 시장 변화를 어렵게 하는 주요 요인이라고들 많이 이야기 한다. 특히나 미들마일 화물운송시장에서 대표적인 플랫폼 기업이 미비한 이유는 여러 가지이다.

 

플랫폼 Lock-in(고정화)에 대한 거부감, 전국 단위 플랫폼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 및 경계심, 기존 플랫폼 내 정보의 폐쇄성 등이 그 이유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디지털 변환의 과정에서 미들마일 시장도 예외일 수는 없고, 시스템의 영향으로 보다 단순한 구조로 미래의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을 것 같다.

 

현재 국내 미들마일 시장은 화주-주선사-화물정보망(콜센터)-운송사/차주의 다단계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필자의 이전 기사 ‘[물류 다이나믹스(Dynamics) (7)] 라스트마일 다음은 ‘미들마일’ 플랫폼 시장‘ 참조)

 

중계 역할을 하는 주선사와 화물정보망이 플랫폼을 통해 결국은 통합될 것은 충분히 예측 가능한 시나리오이지만 누가 최종 승자가 될지를 판단하는 것은 또 다른 질문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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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김승한]

 

다만 과거의 경험으로 유추해 볼 때 누가 미들마일에 적합한 고도화된 TMS 엔진을 장착한 플랫폼 주도권을 갖느냐가 최종 승자가 되는 핵심 요인 중의 하나일 것이라는 확신은 든다.

 

필자의 이전 기사(Uber Freight, 중국 만방그룹 사례)를 살펴봐도 해외 선진 미들마일 플랫폼 업체들이 각자의 시장요구에 특화한 TMS를 개발하고 있다는 것이 이런 사실을 반증한다고 할 수 있다.

 

10년 전 Cello를 개발하면서 현재의 포워딩 시장의 재편을 보았고, 이제 필자는 화물정보망 입장에서 TMS를 준비하면서 미래의 미들마일 시장의 재편을 차근차근 준비하려 한다.

 

(※필자가 소속한 화물정보망 회사는 현재 국내기술을 기반으로 플랫폼에 적용할 TMS를 개발 중에 있습니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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