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국방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 돌입…"훈련 않는 군대 존재 의미 없어"
[뉴스투데이=김한경 기자] 윤석열 정부의 첫 국방부 장관 후보자인 이종섭(62) 예비역 육군중장(전 합참 차장)이 지명 하루 만인 11일 본격적인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에 돌입하면서 훈련하지 않는 군대는 존재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 후보자 사무실에 처음 출근하며 기자들과 만나 "현재 우리 안보 상황이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데 이런 엄중한 시기에 국방장관 후보자로 지명돼 다른 어떤 때보다 더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선 우리 국민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마음을 강하게 갖고 있다"면서 "새 정부가 지향하는 튼튼한 안보를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깊이 있게 고민하면서 하나하나 업무를 처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전날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뒤 기자회견에서 최우선 과제로 '군심(軍心)을 한 방향으로 모으는 것'이라고 밝힌 것과 관련해서는 "야전부대 장병들이 가치관이나 정신세계에 있어 중심을 잘 잡지 못하고 있지 않느냐 하는 것이 일반적 평가"라면서 "장병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바로 갖도록 만들어주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간부들 입장에서 보면 어떤 여러 가지 보직이나 진급이나 이런 문제에 있어서 생각들이 다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는 것 같다"면서 "간부들도 오직 일만 잘하고, 능력만 있으면 진급을 할 수 있다는 그런 여건과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현 정부에서 실기동훈련이 축소된 한미연합훈련의 복원 구상과 관련해서는 "훈련은 군의 기본 임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훈련을 하지 않는 군대는 존재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군이 기본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취임 후 대북 억지력 강화 차원에서 미국 전략자산 전개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북한이 어떤 도발 또는 위협을 해 올 것인지를 고려해야 한다"면서 "북한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우리도 그에 상응해 추가적 위협을 억제하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현재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 외교분과 인수위원인 관계로 당분간 인수위 사무실과 후보자 사무실을 오갈 예정이며, 국방부는 유균혜 기획관리관을 팀장으로 하는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본격적인 청문회 준비에 착수했다.
경북 영천 출신의 이 후보자는 육사 40기로, 미국 육군보병학교를 수료하고 소령 시절 테네시 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 안보정책담당관(대령)을 역임했고, 장군 진급 후 국방부 정책기획차장, 합동참모본부 신연합방위추진단장(소장), 제7군단장(중장) 등을 거쳐 중장으로 전역했다.
예비역 중장 출신이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건 2004년 노무현 정부 당시 윤광웅 전 국방부 장관(해군중장 출신) 임명 이후 18년 만이다. 군의 장군 계급이 재정비된 제5공화국 이후 역대 국방부 장관 26명은 대부분 대장 출신이었다.
이 중 권영해, 이병태, 천용택, 윤광웅 등 4명이 소장 또는 중장 계급으로 전역했지만 차관급 직위와 국회의원 등의 경험을 쌓은 후에 장관으로 임명됐다. 따라서 이번 이 후보자처럼 중장 전역 후 어떤 직위도 경험하지 않고 곧바로 장관에 임명된 사례는 최초이다.
이 후보자는 역대 국방부 장관 중 최초의 미국박사이기도 하다. 박사학위를 받으려면 상당기간 군 보직을 떠나 공부하는 시간을 가져야 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국방부 장관에 오른 중장 내지 대장급 인사들은 미국 박사는커녕 국내 박사학위도 취득하기 어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