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굿잡 코리아 포럼(10)] 홍춘욱 RICHGO 인베스트먼트 대표 “사라지는 반복노동, 하향취업 악순환...노동시장 과제 산적”
반복적 지적·육체노동 시장, 기술·로봇이 대체
고임금 연공서열 시스템, 생산성 따라가지 못해
신속한 ‘이직’은 대안 , 하향취업 낙인효과 지속
전공 교육과 일자리 미스매치... 과제 해소 시급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지식노동(Cognitive)이냐, 육체노동(Manual)이냐 여부가 중요한 게 아닌 반복적(Routine)인지, 아니면 비반복적(Nonroutine)이냐 여부가 중요한 세상”
뉴스투데이(대표 강남욱)가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 국민의힘 임이자 의원과 함께 17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2022 굿잡 코리아 포럼’을 개최했다. 주제는 ‘새정부의 일자리 창출 및 고용노동 정책 과제’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여건을 고려하면서 진행된 이날 포럼에서는 홍춘욱 리치고 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종합토론자로 나섰다. 홍 대표는 4차산업혁명으로 반복적인 지적·육체 노동은 새로운 기술로 대체될 수 밖에 없는 현재 우리 노동시장 구조를 짚었다.
홍 대표는 “먼저 인간은 나이가 들수록 외로움을 느끼고 인간의 손이 아니면 죽음을 빨리 맞는 등 어려움에 처할 수 밖에 없다”면서 “그런면에서 두 가지 노동이 존재하는 데 하나는 반복적인 육체노동이고, 다른 하나는 반복적인 지적노동이 그것이다”라고 운을 뗐다.
홍 대표는 “반복적인 지적노동의 대표적인 것은 창구 은행원들이고, 육체노동의 대표적인 것은 제조업 관련 일자리가 있다”며 “미국은 지난 30~40여 년에 걸쳐 우리보다 먼저 일자리 문제들이 부각됐다. 미국은 반복적인 육체노동자들이 절망사로 이어지고 있는 등 심각성에 처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역시 큰일이 아닐 수 없다”며 “결국 4차산업혁명의 문제로 볼 수 있는데 특히 로봇으로 대체되는 것이 있다”고 강조하며 “앞에서 말했듯이 은행원들은 토스앱이나 카카오앱 등에 의해 대체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덧붙였다.
그는 “내가 은행에 다녔던 시절에는 한해 1500명에서 2000명 정도의 신입사원을 채용했다. 그러나 지난해의 경우 50명에서 100명 정도 채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얘기하며 “왜그런지 그 이유를 묻고 생각을 해봤는데, 우선 은행의 경우 1층에 은행지점이 점차 사라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앱 사용자들이 늘면서 고객이 안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지금까지 생산성과 무관한 근속 년수를 장려하는 등 기존 노동시장 문화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홍 대표는 “무엇보다 근속 년에 따라 소득이 말도 못하게 올라가고 있는데 우리 스타트업은 근속이란 것의 의미가 없어졌다. 결국 노동자나 공기업들의 문제를 말하려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직격했다.
그는 이어서 “특히 중대재해기업처벌법(중대재해법)이 도입될 정도로 일하는 현장은 너무 가혹한 부분이 있다”며 “스타트업 대표로서 이런 법을 만들 정도로 우리나라 노동시장 현실이 참혹하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라고 해서 장기간 노동을 하면 숙련도가 안올라가는 건 아니다”며 “그럼에도 기업들은 오랫동안 근속할수록 연봉을 많이 줘야하는 데 그만큼 생산성을 따라가지는 못한다”라고 말했다.
한국 근로자의 평균 근속 기간은 5.6년, OECD 평균보다 근속은 짧고 노동시간은 긴 편이다. 이에 신속한 이직도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이또한 하향취업에 집중되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홍 대표는 “노동연구원이 발표한 ‘임금 및 생산성 국제비교 연구(2015)’에 따르면 한국이 근속 년수에 따른 임금 상승폭이 국가들 중에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며 “1~2년 회사를 다니면 좋은 곳으로 가야하는 데 못가는 게 바로 이런 현실에서 마주한 일들 때문”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하향 취업자의 85.6%가 1년 후에도 하향 취업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등 오히려 ‘신호효과(Signaling Effect)’가 나타나는 상황도 있다.
기계금속과 전기·전자 등 공학계열 전공자에 대한 수요는 넘치지만, 경영·경제와 중등교육 등 인문·사회계열 전공자에 대한 수요는 공급 대비 많이 부족하다.
홍 대표는 마지막으로 “4차 산업혁명이 갈수록 가속화하는 데, 한국의 교육 전공 미스매치 문제는 해결이 전혀 안된다”며 “20대 태반이 백수다. 또 인문사회 계열 졸업자들은 거의 취직이 안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학교가 사라지는 문제도 생겨나고 있다. 따라서 우리 모두가 함께 어우러져서 종합적으로 들여다볼 필요가 있으며 이번 새정부 5년안에 해결하지 않으면 다음 5년엔 더 힘들 수 밖에 없다”라고 마무리했다.
한편, 이날 종합토론에는 이경전 경희대 경영대학 교수 사회로 홍 대표를 비롯해 김용춘 전국경제인연합회 고용정책 팀장, 방현배 힌든스카우트 대표가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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