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사외이사 선임 ‘금융권 촉각’…“자문단 아닌 경영 참여 필요” 의견도
[뉴스투데이=최정호 기자] KB금융지주의 사외이사 선임을 놓고 금융권 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KB금융 사외이사 추천위원회(사추위)와 노조가 추천한 사외이사 중 누가 주주들의 선택을 받을지가 이번 사외이사 선임에 있어 관전 포인트다.
KB금융 사추위는 금융의 디지털 전환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쪽에, 노조는 경영 감시에 중점을 둘 수 있는 사외이사를 각각 추천했다.
또 국내 4대 금융지주사 중 KB금융만이 올해 사외이사를 교체하기 때문에 관심이 더욱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지주사 사외이사 역할에 대한 다각도의 고찰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 됐다.
사외이사 제도는 금융지주사가 경영진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권력의 독점현상을 막기 위해 외부 전문가로 하여금 경영 감시 및 개입을 위해 도입됐다.
제도의 취지와 무색하게 그동안 금융지주사의 사외이사 논란은 꾸준히 있어왔다. 사외이사가 전문성이 결여돼 역할을 수행하는데 한계가 있었으며, 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돼 의사 결정하는데 거수기로 활용돼 왔기 때문이다.
KB금융 사추위는 최재홍 강릉원주대학교 멀티미디어공학과 교수를 추천했다. 최 교수는 대한민국 모바일앱어워드 심사위원장을 비롯해 NHN재팬과 e-삼성재팬의 사업고문, 카카오 사외이사 등을 역임한 국내 대표 ICT(정보통신기술) 전문가다.
디지털 대 전환을 목표로 두고 있는 KB금융의 입장에선 최 교수가 최적임자로 평가 받고 있다.
반면, KB금융 노조는 김영수 전 수출입은행 부행장을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김 전 부행장은 수출입은행 시절 홍콩에서 아시아 사업을 총괄했기 때문에 KB금융의 해외사업 신남방 전략을 성공적으로 이끌 적임자로 노조는 판단했다.
문제는 디지털 전문가와 해외사업 전문가 각각 사외이사로 추천됐는데 KB금융지주 이사회에서 어느 선까지 경영에 참여할 수 있냐는 점이다.
KB금융 관계자는 “당사의 경우 사외이사의 경영 참여가 투명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시스템을 갖고 있기 때문에 최재홍 교수의 역할에 거는 기대가 크다”면서 “지주 내 디지털 최고 책임자가 있기는 하지만 최 교수와의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반대로 KB금융 노조는 사외이사가 있어도 경영 개입 및 감시 역할이 반영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노조가 해외 사업 분야 전문가를 사외이사를 추천한 것도 KB금융의 신남방 진출 사업 진출이 무리한 판단으로 이루어졌다는 이유에서다.
이사회는 금융지주사를 경영하는데 있어 최고 의사 결정기구다. 이사회에서 의결된 안건이 주주총회에 부의된 후 부결되는 사례는 극히 드물기 때문에 사실상 최종 의사 결정기구라고 봐도 무방하다.
금융지주사의 사외이사는 과점주주가 많지 않은 이상 통상적으로 7명 내외로 구성된다. 회장과 은행장이 사내이사를 맡고 남은 5명은 사외이사로 구성된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우리나라 금융지주사의 사외이사는 경영에 직접적인 개입보다는 조언자로서의 역할에 가깝다”면서 “금융당국 출신 인사를 전관예우 차원에서 앉히거나 현장 경험이 떨어지는 교수를 임명하기 때문에 경력이 금융지주사 경영 일선에서 큰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 같은 상황이라면 자문단 역할을 하면 되지 굳이 사외이사로 임명할 필요까지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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