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엔데믹 동참·내수부양은 긍정, 러-우크라 소식 따라 변동성...주간 증시 전망은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증권가는 28일 이번주도 국내 증시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관련 소식에 따라 큰 변동성을 보이겠지만 안전자산 선호 심리 강화를 재확인하는 한주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전쟁 이슈는 예측의 영역을 벗어난 범주여서 충돌 위기를 어떻게 넘느냐에 따라 변동성 등 국내외 증시 향방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불안심리를 자극했던 요인들은 이미 주가에 반영돼 내수 소비인 팬데믹(대유행)에서 엔데믹(풍토병화)으로의 변화로 리오프닝주에 관심을 둘 것을 조언했다.
여기에다 현재 시장참여자들은 시장의 하방위험보다는 지수 상승에 보다 많은 관심을 두기 시작한 것은 증시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투자자들은 오는 3월 초 연이어 예정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비롯해 관련 인사들의 발언에 주목할 필요성이 있다.
연준이 지정학적 리스크로 커지는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우려 등을 어떻게 바라볼지에 따라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어서다.
문제는 올해 연초부터 국내 증시는 러시아를 제외하고 주요국과 비교할 때 유독 부진한 흐름을 보인다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향후 중국 코로나19 상황과 각국 통화정책 스탠스 등이 산적해 있다. 하지만 극단적 상상에 의한 스트레스에는 내성이 생겨서 지수는 저점을 높여갈 여지는 있다.
■ 우크라 리스크, 긴장감 여전...전쟁 악화는 러시아도 부담
이번주도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긴장감이 여전하다. 국내외 증시도 당분간 지정학적 리스크에 벗어나지 못할 수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는 투자심리 악화 요인이기 때문이다. 다만 협상을 통해 실마리를 찾는다면 과도하게 조정받은 글로벌 주식시장이 반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다.
만약 전쟁 상황이 악화하면 서방의 제재로 러시아 경제 역시 큰 타격을 입을 수 있어 전쟁 공포로 추가적인 악화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이번 사태의 경우 미국 등 서방의 제재가 이전보다 강하기 때문에 전쟁 상황 악화는 러시아에도 부담일 수 있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분쟁은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에 정규 병력을 투입 후 병합했던 과정과 유사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크림 위기 당시 주가 흐름을 보면 크림 공화국 내부의 분란이 발생한 2014년 2월부터 크림반도가 러시아에 병합된 그해 3월까지 러시아 증시는 5.76%와 하락했다.
반면 글로벌 증시는 4.87% 상승하며 글로벌 증시로의 파급이 제한적인 모습을 보였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에 12만명이 배치됐다는 보도가 나온 2021년 12월 이후부터 현재(올해 2월 23일)까지의 러시아 증시와 글로벌 증시는 각각 28.63%와 5.30% 급락하며 큰 폭의 조정을 기록했다.
이는 2014년 당시보다 인플레이션 심화에 대한 시장참가자들의 부담이 컸던 결과다. 여기에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경기둔화가 맞물려 불안 요소가 고조된 탓이다.
전문가들은 금융시장에서 주목할 점은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 군사행동의 범위라고 강조했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상황은 투자심리 악화 요인이나 협상을 통해 실마리를 찾는다면 최근 과도하게 조정을 받고 있는 글로벌 주식시장이 반등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 러-우크라, 미중 갈등보다 경제적 피해 크지 않을 듯…물가 압력 상승은 심화
증권업계는 미-중 무역 갈등 국면 대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슈가 미칠 경제적 파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러시아는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약 1.6%와 수입 비중의 약 2.8%를 차지하는 데 그치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나라가 러시아에서 수입하는 원유(6.4%, 4위)와 천연가스(6.7%, 6위) 비중도 그리 높지 않은 편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글로벌 10대 콩(30%)과 옥수수(20%) 수출국이다. 우리나라의 밀과 옥수수 연간 수입량 중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차지하는 비중은 10% 수준이다.
다만 국제 에너지·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른 2차 가공업체들의 원재료 상승 부담이 가중되는 구간이 장기화할 우려가 나온다.
지난주 채권 변동성 지수인 무브지수는 코로나 발생 시점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미국 2년물 기대 인플레이션은 2004년 이후 최고치(3.9%)를 기록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경기 둔화와 그에 따른 물가 하락보다는 임금 상승으로의 물가 상승 전망이 더 크게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시장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와 물가상승 압력 심화에 주목하고 있다”며 “현재는 원가 부담을 상쇄시킬 수 있는 마진 개선 가능성이 큰 업종들이 선방할 가능성이 높은 구간”이라고 설명했다.
■ 선진국 엔데믹 전환, 리오프닝주 주목...증권사별 코스피 예상 밴드는
증권가는 세계적인 흐름을 볼 때 한국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감소 이후엔 엔데믹 전환에 동참하게 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도 주목할 만한 키워드는 ‘리오프닝(경제 재개)’주다. 그만큼 아직 덜 오른 리오프닝 관련 주식을 사 모으는 시기다.
전문가는 대선을 앞두고 여야 후보들이 적극적인 내수부양 의지를 드러낸 만큼 수혜가 기대되는 업종에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 후보들은 50조원 규모의 자영업자 소상공인 지원 등 과감한 재정지출 확대를 공약 중이다.
투자자들은 내수분야가 상대적으로 안전하게 여겨질 수 있는 의류와 유통, 음식료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가공무역 중심인 한국의 경제구조상 원자재 가격 상승이 유리하게 작용하는 업종은 거의 없다. 이에 방어적인 업종 전략을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간 리오프닝 테마는 가변적인 엔데믹 전환 정책에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이에 주가 레벨은 부담스럽지 않은 상황이다.
리오프닝 업종 전체가 순환매 차원에서 추세적 반등으로 이어지려면 이익 영향력 확대가 중요하다.
따라서 내수 소비 기대감과 이익 개선이 가시화되는 업종 중 반도체와 은행, 유통, 음식료, 의류, 운송, 면세점, 호텔, 카지노(내국인)로 압축된다.
NH투자증권은 주간 코스피 예상 밴드를 2,540~2,700선으로, 하나금융투자는 2,600~2,720선으로, 한국투자증권은 3월 코스피 예상 밴드를 2,600~2,900선을 제시했다.
상승요인으로는 내수부양 기대와 글로벌 엔데믹 전환 등이 꼽혔고 하락 요인으로는 우크라이나 발 지정학적 리스크 심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등이 거론됐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로서는 군사적 긴장이 더 고조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현재 코스피 조정폭은 하락률 평균 -3.8%에 준하는 상황인데, 신흥국 주식시장이 이러한 리스크에 더 취약한 점을 고려하면 변동성이 한 차례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코스피 전저점 하회 시 분할 매수 대응을 권고한다”고 언급했다.
주간 주요 이벤트는 한국 휴장·중국 2월 국가통계국 PMI·한국 2월 수출입(3월1일), 미국 2월 ISM 제조업(2일), 미국 연준 베이지북 공개·한국 4분기 GDP(3일), 미국 2월 고용보고서·한국 2월 소비자물가(4일)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