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호주시장 공략' 고삐쥔다

남지완 기자 입력 : 2022.02.27 09:00 ㅣ 수정 : 2022.02.27 09:19

올 상반기 빅토리아주 정부와 산업-투자협력 협의체 '한화포럼' 발족
한화디펜스 K9 자주포 공급 계약 힘입어 건설·우주·보안·금융시장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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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사진=한화그룹]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김승연(70·사진) 회장이 이끄는 한화그룹이 방대한 호주대륙 공략에 본격 나선다. 

 

인구 2600여 만명인 호주는 국내총생산(GDP)가 1조5300억달러(약 1838조원), 1인당 GDP가 5만9000달러(약 7090만원)에 이르는 선진국이다. GDP 규모로만 따지만 한국 GDP(약 1933조원)보다 작지만 첨단 과학기술과 의약, 방위산업 수요가 큰 시장임에는 틀림없다.

 

이에 따라 한화그룹은 최근 방위산업 계열사 한화디펜스의 K9 자주포 공급 계약을 성사시키는 등 그룹 차원에서 호주시장 진출과 투자 확대에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 K9 수출, 호주 사업 확대 포문 연다

 

그룹 방산 계열사 한화디펜스는 지난해 12월 호주 정부와 1조원 규모의 K9 자주포 공급 계약을 체결해 양국 간 전략적 안보 파트너십 발전의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게다가 한국과 호주정부가 지속적인 국방·안보 협력을 이어왔다는 점도 한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양국 정상은 2019년 9월 국방·방산협력을 의제로 정상회담을 열었으며 같은 해 12월 외교·국방 장관 회의를 열어 방산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이어 지난해 6월과 10월 한-호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경제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그동안 양국 간 접촉이 지속된데다 명품 자주포 K9 공급 계약도 체결돼 두 나라 우호관계는 더욱 강화되고 있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한화그룹은 건설과 우주·위성, 금융, 보안 솔루션 등 여러 분야의 사업 역량을 호주시장에서 펼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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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디펜스 K9 자주포 [사진=한화디펜스]

 

이를 위해 한화그룹은 우선 K9 자주포 생산공장이 지어지는 호주 빅토리아(Victoria) 주(州) 정부와 사업협력과 투자계획을 논의하기 위한 협의체 ‘한화포럼(Hanwha Forum)’을 올 상반기에 발족할 계획이다. 

 

한화포럼에는 빅토리아 주정부 고위급 인사들이 참여하며 한화그룹은 다양한 사업 역량을 바탕으로 현지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등에 기여할 수 있는 상호 협력방안을 논의 중이다.

 

한화그룹은 또 한화디펜스 호주 자주포 사업을 발판 삼아 호주 생산기지를 활용해 레드백(Redback) 보병전투장갑차를 유럽체 수출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이와 함께 탄약플랜트와 유도무기 관련 분야에서도 사업 협력 가능성을 타진하는 등 호주 방위산업 공략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리차드 조 한화디펜스 호주법인장은 “한화와 호주는 이미 자주포 등 방산분야 사업을 통해 우호관계와 신뢰를 구축했으며 경제·산업 분야 협력의 기틀을 마련했다”며 “이를 발판 삼아 한화그룹이 보유한 다양한 분야의 사업과 기술역량을 호주 시장에 소개하고 추가 사업 기회를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방산 넘어 호주 건설·우주·보안·금융 시장에도 눈독

 

한화그룹은 방산 분야외에 건설, 우주, 보안, 금융 등 여러 분야에서 호주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건설 분야에서 복합개발 프로젝트와 구도심 개발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한 사업협력 기회를 논의 중이다. 우주·위성 분야에서는 미래형 수송수단 '도심항공교통(UAM)' 개발 현황을 공유하고 위성인터넷 서비스에 투자하고 협력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빅토리아 주(州) 주요 도시 질롱(Geelong)과 멜버른(Melbourne) 등을 중심으로 UAM 교통체계 구축과 UAM 비행 시범사업 등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빅토리아 주정부는 현재 도로·철도·항만·터널 건설 등 교통 기반시설을 구축하기 위해 68 조원 규모의 투자사업을 진행 중이며 병원과 연구소, 학교 건설 등 30 여 개 민관협력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빅토리아 주정부는 2030 년까지 신재생 에너지 기여도를 50% 충족하기 위해 1조3000억 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학교 등 공공시설을 100% 신재생에너지로 운영하는 ‘클린에너지(Clean Energy)’ 사업을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호주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오는 2030년까지  위치 정보와 지구관측, 우주관측, 통신, 우주탐사 등 우주산업 시장을 10조3000억원 규모로 육성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고해상도 CCTV 보안 솔루션의 호주시장 진출과 핀테크 등 금융 분야에서 상호 협력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김승연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우리를 지속가능한 미래로 이끌어줄 유망 기술과 신사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는 앞으로도 계속돼야 한다”고 밝힌 것 처럼 한화그룹은 그동안 시장 개척이 많이 이뤄지지 않은 호주대륙에서 새로운 금맥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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