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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와 산업·경영의 미래 (7)

디지털 휴먼의 빛과 그림자(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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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입력 : 2022.02.24 00:30 ㅣ 수정 : 2022.02.24 00:30

[기사요약]
디지털 휴먼 제작기술이 가짜뉴스, 딥페이크 음란물 제작 등에 악용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치 또한 높아
미국에서 딥페이크 영상은 6개월에 두 배 이상 증가
범죄 행위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함께 대응기술 개발 필요

인공지능과 ICT(정보통신기술)의 발달,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등장,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의 확산 등에 따라 최근 메타버스가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메타버스의 역사는 어제, 오늘이 아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다양한 산업에서 메타버스를 활용해 경영 프로세스와 비즈니스 방식을 혁신해왔다. 앞으로 메타버스에 의해 산업과 경영의 모습은 어떻게 바뀔까? 메타버스 관련 국내외 최신 동향과 기업들의 다양한 활용사례를 통해 산업과 경영의 미래를 그려본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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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소재 삼성 AI 센터와 스콜코보 과학기술연구원(Skolkovo Institute of Science and Technology)의 연구자들이 AI를 활용하여 모나리자 페이크 비디오를 만들었는데, 공개한 영상 중 한 장면(2019.3) [출처=artnet news]

 

[뉴스투데이=노재범 성균관대 학부대학 초빙교수] 2019년 9월 23일, 이탈리아의 한 풍자뉴스 프로그램에서 마테오 렌치(Matteo Renzi) 前 총리가 타 정치인을 모욕하는 영상이 방영되었다. 

 

사람들을 더욱 놀라게 한 것은 그다음 날 트위터에 올라온 짧은 영상 한 편이었다. 

 

그 영상은 마테오 렌치가 1주일 전 탈당한 후 새로운 정당을 만들겠다고 발표했을 때 보인 다른 정치인들의 반응을 마테오 렌치가 바보스럽게 흉내 내면서 비하하는 내용이었다. 

 

마치, 본방송 전 카메라가 켜져 있는 것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찍힌 영상같이 보여 사실감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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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observers.france24.com]

 

이 영상은 SNS를 통해 급속히 퍼졌고, 이를 사실로 인지한 사람들은 격분하며 총리를 향해 거센 비판을 가하는 등 사회적으로 큰 파문이 일었다. 

 

조사 결과, 해당 영상은 연기하는 배우의 모습에 총리의 얼굴을 합성한 페이크(fake) 영상임이 밝혀져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마테오 렌치의 이미지는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

 


• 가짜를 진짜로 만드는 딥페이크(Deepfake) 

 

이처럼, 진짜처럼 보이는 가짜 영상 제작기술을 딥페이크(Deepfake)라고 부른다. 인공지능기술인 딥러닝(Deep Learning)과 가짜를 의미하는 단어 페이크(Fake)의 합성어이다. 

 

딥페이크는 인공지능기술 중 하나인 생성적 적대 신경망(GAN: 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 기술로 만들어진다. 이 기술은 생성 AI, 식별 AI 등 2가지 AI 모델을 사용한다.

 

생성 AI 모델이 만든 페이크 영상을 식별 AI 모델이 가짜라고 판별하지 못할 때까지 학습과 생성을 반복하면서 정교한 합성 영상을 제작하는 방법으로, 디지털 휴먼을 제작할 때도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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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N 기술로 생성된 이미지 [출처=The New Stack]

 

원본 동영상에 다른 영상을 합성해 가짜 콘텐츠를 만들지만, 그 결과물이 너무나 정교해 일반인의 눈으로는 식별이 어렵다. 

 

딥페이크는 2017년 미국의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Reddit)의 한 회원이 음란물 영상에 유명 할리우드 스타들의 얼굴을 합성해 유포시킨 데서 유래한다. 

 

당시, 엠마왓슨, 오브리 플라자 등 할리우드의 유명 여배우들은 딥페이크 포르노 영상으로 상당한 곤욕을 치렀다.

 


• 영화, 전시, 홍보 등의 산업에서 높은 활용 가치

 

하지만, 딥페이크를 적절히 활용한다면 장점도 많다. 실제로, 딥페이크는 영화, 전시, 홍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예들 들어, 할리우드를 비롯한 영상 제작 업계에서는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해 저비용으로 특수효과를 만들 수 있다. 특히 과거를 재현하거나 더이상 실존하지 않는 인물을 표현할 때 매우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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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 박물관에서 관람객들이 가상의 달리와 대화하고 있다. [출처=designdb.com]

 

딥페이크 기술은 가상증강현실(VR·AR) 콘텐츠 제작에도 효과적으로 활용된다. 한 예로,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스버그에 위치한 달리(Dali) 박물관은 30여 년 전 작고한 화가 살바도르 달리를 되살려냈다. 

 

관람객들은 이 박물관에서 키오스크에 등장하는 실물 크기의 달리와 촬영하고, 대화하는 등 딥페이크로 제작한 AR 달리의 안내를 받으며 그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한편 홍보 분야에서는 전 영국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의 말라리아 퇴치 캠페인 홍보 영상을 사례로 들 수 있다. 이 영상에서 베컴은 중국어, 힌디어, 아랍어 등 9개 언어를 자연스럽게 구사하며 홍보 내용을 전달한다. 

 


• 6개월에 두 배씩 증가하는 딥페이크 영상

 

최근 DeepFaceLab, FaceSwap 등 오픈 소스 기반의 제작 소프트웨어가 무료 배포되면서 딥페이크가 성행하고 그로 인한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딥페이크 영상 수가 6개월마다 2배씩 증가하는 것(2018년~2020년)으로 나타났으며, 그 중 93%가 포르노 영상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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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information matters]

 

딥페이크의 증가 현상은 국내도 마찬가지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국회 보고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딥페이크 성적 허위영상’의 차단·삭제 건수는 2020년 548건에서 2021년(1~9월) 1408건으로 2.5배 이상 증가했다.

 


• 범죄 행위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대응기술 개발 필요

 

딥페이크가 현재는 유명인사를 대상으로 주로 음란물, 가짜뉴스 생성에 악용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일반인 대상의 가짜뉴스, 금융사기 등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2020년 6월 성폭력처벌특례법을 개정해 딥페이크 음란물에 대한 처벌 규정을 강화했지만, 딥페이크 범죄 건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딥페이크 범죄는 사회적 파장은 물론, 피해자들에겐 평생 씻을 수 없는 큰 충격과 상처가 될 수 있다. 

 

법 규제의 강화와 더불어, 정규교육, 공적홍보 등으로 딥페이크를 이용한 성폭력, 가짜뉴스 배포는 극악무도한 범죄라는 경각심을 사회적으로 확산할 필요가 있겠다. 

 

또한, 정부 및 관련기업들은 딥페이크 음란물 및 가짜뉴스의 실시간 탐지 및 자동 삭제 기술의 실용화에 보다 많은 자원을 투입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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