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리스크·유가불안 vs 한은 금통위·엔데믹 전환, 방향성 주목 ...주간 증시 전망은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증권가는 21일 이번주도 국내 증시가 우크라이나 전면전 등 불확실성 요인으로 증시의 방향성을 판단하기 어려운 한주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지정학적 위기를 어떻게 넘느냐에 따라 변동성 등 국내외 증시 향방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미 진행 중인 이들 리스크보다는 선진국 위드 코로나(경제 재계) 재전환이 국내 내수 부양으로 이어질 수 있어 리오프닝에 관심을 둘 것을 조언했다.
여기에다 오는 24일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한은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큰 것은 증시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시장은 우크라이나 지정학적 리스크에 극도로 민감한 상태며 이로 인한 유가 불안은 증시에 부담이다.
문제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긴장 완화와 고조를 반복하면서 시장 상황을 가늠할 수 없어 불안을 키울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주 리오프닝 중심으로 종목장세를 보였고, 미·러 회담 소식에 코스피가 순매수 전환하는 등 증시에 호재성 요인은 여전히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우크라 리스크, 당분간 지속...연준 위원들 발언에 주목
이번주도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긴장감이 여전한 가운데 국내외 증시도 당분간 지정학적 리스크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임박했다고 공언하고,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는 친러시아 세력이 군 총동원령을 내리는 등 우크라이나에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오는 24일(현지시간)로 예정된 미-러 외무장관 회담이 위기의 분기점이 돼 회담 결과에 따라 증시의 방향성이 결정될 수 있어 보인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지역 병력 철수를 발표했지만 서구권의 의심은 여전하다. 지정학적 리스크에 더해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생산 차질로 유가 불안도 지속되는 상태다.
하지만 국내 증시의 경우 최근 변동성 요인 변화에 따른 증시 변동폭이 완화되고 있어 지수가 점진적으로 오를 수 있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에는 바이든의 러시아 침공이 임박했다는 발언에 미 나스닥 증시는 -3% 가까이 하락했으나 국내 증시는 상승 전환해 마감했다.
전문가는 전쟁 가능성 예측은 어려워 미-러 회담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적극적인 대응보다 관망의 관점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투자자들은 다수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의 관련 발언 역시 주시하고 있다. 연준위원들은 통화정책과 관련해 양방향으로 부각될 수 있는 리스크를 우려했다.
인플레이션에 안일하게 대응할 경우 실질임금 상승으로 인한 임금·물가의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성급한 긴축 정책을 도입할 경우는 금융 환경이 과도하게 위축될 수 있는 점도 우려하며 시장과의 소통을 우선시해야 한다.
앞서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 17일(현지시간) 오는 7월 초까지 100bp(1bp=0.01%포인트)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리스크가 단기적으로는 지속되겠지만 이 변동성을 역이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연준 긴축 리스크는 1월 FOMC에서 확인된 연준 스탠스로 최근 나타나고 있는 물가전망 변화를 고려하면 다소 경감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 2월 한은 금통위, 시장 동결 전망...“금리인상의 파급효과 점검 시간 필요”
한은 금통위가 오는 24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1.25%에서 추가 인상에 나설지 여부에 시장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지난해 8월과 11월, 올해 1월 세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했기 때문에 동결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2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1.50%로 인상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나왔다.
최근 높아진 국내외 물가상승 압력과 빨라진 미 금리인상 속도, 이미 높아진 시중 채권금리 등의 이유에서다.
다만 대선 이후 신임 총재 결정까지 공백이 생길 수 있는 데다가, 새로운 정부가 통화정책을 신중하게 사용할 수도 있어 이후 금리 인상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게 지배적이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총재 본인 퇴임 이후의 정치적 상황까지 고려 또는 가정해 금리 정책을 결정할 가능성이 작다”며 “금리 인상의 파급효과 점검 시간이 필요하단 것이 그간의 입장으로 2월 인상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일 것 같다”고 언급했다.
■ 선진국 위드 코로나 재전환, 리오프닝주 주목...증권사별 코스피 예상 밴드는
선진국이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 소식은 주식시장에서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이번주 주목할 만한 키워드는 ‘리오프닝’이다.
전문가는 이번주엔 아직 덜 오른 리오프닝 관련 주식과 미국 대상 수출주를 사모아야 하는 시기라고 조언했다.
모더나 CEO가 팬데믹(대유행)의 종식 가능성을 언급한 가운데, 이번주 미국의 실내 마스크 착용지침 완화 가능성도 부각되며 관련 업종 반등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간 리오프닝 테마는 가변적인 엔데믹(풍토병화) 전환 정책에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이에 주가 레벨은 부담스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수출주와의 시총 갭이 팬데믹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전체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리오프닝 테마의 시총 비중은 약 43%다.
다만 리오프닝 업종 전체가 순환매 차원에서 추세적 반등으로 이어지려면 이익 영향력 확대가 중요한데, 현재까지 올해 영업이익은 뚜렷한 상승 추세를 형성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내수 소비 기대감과 이익 개선이 가시화되는 업종 중 2월 이후 올해 영업이익이 상향조정되는 관련 업종은 운송과 IT(반도체, H/W)로 압축된다.
NH투자증권은 주간 코스피 예상 밴드를 2,650~2,830선으로, 하나금융투자는 2,700~2,820선으로, 케이프투자증권은 2,650∼2,780선을 제시했다.
상승요인으로는 대선진국 위드코로나 전환과 한국 내수부양 기대 등이 꼽혔고 하락 요인으로는 우크라이나 발 리스크 지속, 유가 불안 등이 거론됐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주 국내 증시는 군사학적 리스크가 추가로 부각되지 않는다면 점진적인 외국인의 매수 가능성이 큰 국면이라고 판단된다"며 "러시아발 지정학적 텐션은 여전히 변수로 테마 내 선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주간 주요 이벤트는 미국 휴장(대통령의 날, 21일), 바이오에프디앤씨 상장(21일), 미국 2월 PMI제조업·서비스업 지수(22일), 한은 금통위(24일), 미국 1월 PCE물가(25일) 등이 있다.
주간 주요 기업 실적발표는 삼성화재·DB손해보험(21일), 삼성생명·현대해상·하이브(22일), 동양생명(23일), 코스메카코리아·테스·농심·원익IPS(2월 넷째주 중) 등이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