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조선3사, 30조 원대 해상풍력발전 분야서 금맥 찾는다

남지완 기자 입력 : 2022.02.18 14:11 ㅣ 수정 : 2022.02.18 15:46

대우조선해양·삼성重. 30조원 규모 해상풍력설치선 시장 공략
현대重, 직접 해상풍력발전기 관련 기술 개발해 그룹 시너지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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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이 수주한 대형 해상풍력발전기 설치선 디자인 조감도 [사진=대우조선해양]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30조원 대에 이르는 해상풍력발전 사업을 잡아라'

 

전세계적으로 친환경 발전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해상풍력발전기에 대한 수요가 확대됨에 따라 터빈과 해상 구조물을 설치하는데 필요한 '해상풍력발전기 선박(WTIV)' 수요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WTIV는 한 척당 선가(선박 가격) 3400억원으로 고부가가치 선종으로 분류된다. 이 가격은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3사 주력 건조 선종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선가 2200억원 보다도 50% 이상 높다. 즉 친환경 발전 시대가 개막해 함께 떠오르는 고부가가치 선종인 셈이다.

 

영국 조선해운 시장분석업체 베슬스밸류(VesselsValue)는 앞으로 10년 동안 WTIV 100척 이상이 발주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적어도 30조원 이상 시장이 생긴다는 얘기다.

 

이를 파악한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은 발 빠른 물량 수주, WTIV와 관련된 연구·개발(R&D)등을 추진해 새롭게 형성되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국조선해양 계열사 현대중공업은 해상풍력발전기 관련 기술을 직접 개발해 해상풍력발전기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 대우조선해양, 조선 3사 가운데 가장 빠르게 WTIV 수주 성공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5월 모나코 선사 에네티(Eneti)로부터 WTIV 1척을 수주했으며 같은 해 12월 1척을 추가 수주했다.

 

두 선박은 모두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건조될 예정이며 각각 2024년 3분기, 2025년 2분기에 인도될 예정이다.

 

건조되는 선박은 14~15MW 급 대형 해상풍력발전기 5기를 한 번에 싣고 운항이 가능하며 수심 65m 해상에서 해상풍력발전기 설치가 가능하다.

 

해상풍력발전기는 육상풍력발전기보다 큰 규모로 제작할 수 있어 발전용량도 대형화로 이어지는 장점이 있다. 이에 따라 해상풍력발전기는 10MW 급 이상 대형 발전기로 제작되며 대우조선해양은 이 같은 시장 추세를 반영해 대형 설비구축에 활용할 수 있는 WTIV 건조를 추진 중이다.

 

조선업계가 WTIV에 사용되는 기자재 '랙앤코드(Rack & Chord)'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두산중공업과 손을 잡았다는 점도 주요 관전포인트다.  랙앤코드는 WTIV 철제 다리를 구성하는 핵심구조물이다. 두산중공업은 발전·해양 용 특수강 소재 개발 역량과 제작 경험을 활용해 그동안 수입에 의존해온 랙앤코드를 국산화했다고 지난해 9월 밝혔다.

 

랙앤코드 156개는 2023년까지 대우조선해양 측에 전달될 예정이며 대우조선해양은 이를 사용해 일정대로 WTIV 건조에 사용한다.

 

대우조선해양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업계 최초로 WTIV를 수주했으며 국산 랙앤코드도 확보해 다른 회사보다 빠르게 WTIV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 삼성중공업, 친환경 WTIV 기술력 확보에 '휘파람'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4월 ABS(미국), 로이드(영국), DNV(노르웨이) 등 세계 3대 선급으로부터 저탄소 배출 WTIV 개념설계에 대한 기본인증(AiP)을 업계 최초로 획득했다.

 

AiP를 획득했다는 것은 새로운 기술에 대한 안전성을 검증받았다는 뜻이다. 즉 삼성중공업은 친환경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WTIV 건조 기술을 확보했다고도 볼 수 있다.

 

삼성중공업이 개발한  WTIV에는 기존에 사용해온 연료(벙커C유)와 친환경 연료(LNG)가 모두 사용한 듀얼 엔진이 장착되며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친환경 기술이 집약돼있어 기존 선박과 비교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최대 50% 줄일 수 있다.

 

이뿐 아니라 삼성중공업은 지난 2020년 12월 효성중공업과 손잡고 WTIV 기자재 잭킹 시스템(Jacking system) 국산화를 추진하고 있다. 잭킹 시스템은 WTIV를 해수면으로부터 공중에 부양시켜 해상풍력발전기 설치 지점을 확보하는데 도움을 주는 장치다.

 

대우조선해양과 마찬가지로 삼성중공업 역시 WTIV 기자재 국산화를 위해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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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이 개발 중인 부유식 해상풍력발전기 가안도 [사진=현대중공업 유튜브]

 

■ 현대重, 해상풍력발전기 부유물 직접 제작 나서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과 다르게 직접 바다에 띄울 수 있는 부유식 해상풍력발전기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말 프랑스 선급 BV로부터 부유식 해상풍력발전기 부유물에 대한 AiP를 획득했다.

 

현대중공업은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는 ‘수소 드림 2030로드맵’ 사업의 하나로 해상풍력발전기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부유식 해상풍력발전기에서 생산한 전기를 활용해 그린수소플랜트를 가동하고 이 플랜트에서 바닷물을 분해해 수소를 생산한다.  이후 생산된 수소는 육상으로 옮겨져 수소충전소 등에서 활용된다.

 

현대중공업은 2024년 제주도 인근에 해상풍력발전기를 설치한 뒤 시운전을 진행한 후 2025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현대중공업은 울산시가 2030년까지 추진하는 부유식 해상풍력발전 단지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와 함께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 현대일렉트릭과 미국 재생에너지기업 GE 리뉴어블에너지가 지난 13일 '해상풍력 터빈 제조 및 사업화'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두 회사는 한국 지리적, 환경적 특성에 최적화된 12~15MW 급 해상풍력 터빈을 제작할 계획이다.

 

두 회사 합작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현대중공업그룹은 해상풍력발전기 부유물 기술, 해상풍력 터빈 제조 기술 등 핵심 역량을 모두 갖추게 된다.

 

각종 사업을 통해 해상풍력발전기 역량이 쌓이면 향후 현대중공업그룹은 전세계 에너지 업체들을 대상으로 직접 자사 제품을 판매하고 친환경 발전 시장에서 영향력을 더욱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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