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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와 산업·경영의 미래 (6)

디지털 휴먼의 빛과 그림자(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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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입력 : 2022.02.10 00:30 ㅣ 수정 : 2022.02.10 00:30

디지털 휴먼, 애니매이션에서 실제 사람의 모습으로 진화
2028년 인플루언서 시장(850억달러)의 대부분을 차지할 전망
디지털 휴먼의 미래 시장은 밝지만, 폐해도 고려해야

인공지능과 ICT(정보통신기술)의 발달,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등장,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의 확산 등에 따라 최근 메타버스가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메타버스의 역사는 어제, 오늘이 아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다양한 산업에서 메타버스를 활용해 경영 프로세스와 비즈니스 방식을 혁신해왔다. 앞으로 메타버스에 의해 산업과 경영의 모습은 어떻게 바뀔까? 메타버스 관련 국내외 최신 동향과 기업들의 다양한 활용사례를 통해 산업과 경영의 미래를 그려본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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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이 근거지인 디지털 잡지 데이즈드(Dazed)는 가상 아바타인 릴 미켈라(Lil Miquela, 좌측)를 새로운 아트 에디터로 영입한다고 발표했다(2018.10).  [출처=Quartz]

 

[뉴스투데이=노재범 성균관대 학부대학 초빙교수] 지금 중국 북경에서는 동계 올림픽이 한창이다. 쇼트트랙, 컬링, 스피드스케이팅, 피겨스케이팅 등 우리나라 대표선수들의 경기는 손에 땀을 쥐게 하지만, 세계적인 선수들의 경기는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올림픽은 언제나 새로운 IT(정보기술)의 경연장이다. 이번 북경 올림픽에서도 곳곳에 다양한 IT가 활용된다고 하는데, 그 중 특히 필자의 눈길을 끄는 기술이 하나 있다. 바로, 인공지능 수어(手語) 아나운서다. 

 

중국의 국영방송사 CCTV는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 서비스를 모든 올림픽 중계방송에서 제공할 계획인데, 특별한 것은 수어 아나운서가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인물, 즉 디지털 휴먼이라는 점이다.

 

단발의 20대 여성 모습을 한 이 가상 아나운서는 중국 IT기업 바이두가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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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공지능 수어(手語) 아나운서 [출처=Baidu 유튜브]

 


• 디지털 휴먼, 타임지가 ‘인터넷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선정할 정도

 

디지털 휴먼은 ‘사람의 역할을 대체할 목적으로 실제 사람의 특징과 외형을 본떠 만든 3차원 인체 모델’이다. 

 

1996년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진 일본의 가상 아이돌 ‘다테 쿄코’가 세계 최초의 디지털 휴먼으로 알려져 있다. 대형 연예기획사 소속으로 실제 음반까지 발매한 다테 쿄코는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그 후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가상 아이돌이 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1998년 우리나라에서도 디지털 휴먼 ‘아담’이 최초로 등장했다. 아담은 3D 그래픽으로 구현된 만화 같은 모습으로 음원을 발매하는 등 사이버 가수로서 활동하며 나름 인기를 얻었지만, 투입되는 높은 비용 때문에 얼마 가지 못해 사라져버렸다.

 

지금처럼 실제와 구분하기 어려운 수준의 정교한 디지털 휴먼은 2016년 공개된 미국의 ‘릴 미켈라’로부터 시작된다. 릴 미켈라는 샤넬, 디오르, 프라다 등 명품 업체의 모델로 활동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음원을 발매한 뮤지션이기도 하다.

 

2018년 타임지가 ‘인터넷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25인’으로 선정할 정도로 그녀는 현재까지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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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테쿄코(좌)와 릴 미켈라(우) [출처=random-abstract.com, fashionista.com]

 


• 향후 디지털 휴먼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분야는 인플루언서 시장

 

디지털 휴먼은 시공간의 제약 없이 언제 어디서든 활동할 수 있고, 중복 출연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또한, 스캔들 걱정이 필요 없어 브랜드 이미지 훼손으로부터 자유롭다. 게다가, 사용자의 목적과 입맛에 맞게 외모도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어 디지털 휴먼은 메타버스 세상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앞으로 디지털 휴먼의 활약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 중 하나는 인플루언서(Influencer) 시장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ResearchAndMarkets(2021)은 전세계 인플루언서 시장은 연평균 30% 이상 성장해 2028년 85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버추얼 인플루언서의 성장이 두드러져 인플루언서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세계를 대표하는 버추얼 인플루언서는 앞서 설명했던 릴 미켈라다. 인스타그램에서 310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확보하고 있고 2021년 수입만 130억원 이상에 달한다. 

 

우리나라에서는 2020년 8월, 싸이더스 스튜디오 엑스가 공개한 로지(인스타그램 팔로워수 11만3천명)가 대표적인 버추얼 인플루언서다. 

 

로지는 처음에는 가상 인간임을 밝히지 않은 채 여행, 취미 활동 등의 사진을 올리며 활동하다가 2021년 7월, 신한라이프의 모델로 데뷔하며 인지도를 높였다. 그후, KGC 인삼공사, 헤라, LF 등의 광고 모델로 활약하며 2021년 10억원 이상의 수입을 거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디지털 휴먼은 인플루언서를 비롯해 광고, 패션모델, 방송·연예, 컨설턴트, 안내원, 강사 등의 분야에서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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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언론, 연구 보고서, 인터넷 등 각종 자료를 바탕으로 저자 정리

 


• 1시간 내에 디지털 휴먼을 제작하는 기술도 등장

 

그동안 디지털 휴먼을 제작하기까지 많은 인력과 시간, 비용이 소요되었다. 그러나, 최근 인공지능과 컴퓨터 그래픽 기술의 발전에 따라 가상 인간을 쉽고 빠르게 제작할 수 있는 기술도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업체는 게임회사로 유명한 에픽게임즈다. 이 회사는 최근 누구나 쉽게 디지털 휴먼을 제작할 수 있는 솔루션 ‘메타 휴먼 크리에이터’를 출시했다.

 

사용자 가이드를 참조해 클릭 하나로 얼굴, 눈, 귀, 코, 헤어스타일, 수염, 주름 등을 바꿔가며 나만의 디지털 휴먼을 불과 1시간 내에 제작할 수 있다. 

 

물론,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특수목적을 위해 제작한 디지털 휴먼과 비교해 동작과 활용의 한계가 있지만, 일반적인 사용에는 전혀 문제가 없을 만큼 사실성이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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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디지털 휴먼을 직관적이고 배우기 쉬운 환경에서 생성할 수 있다. 헤어 컨트롤을 활용하여 캐릭터 머리의 헤어 어트리뷰트와 선택 가능한 스타일을 만든다. [출처=metahuman.unrealengine.com]

 


• 디지털 휴먼의 시장 전망은 밝지만, 그로 인한 폐해도 적지 않아...

 

디지털 휴먼 제작 기술이 발전하고 활용 분야가 확대됨에 따라 가상 인간의 시장 전망은 매우 낙관적이다. 

 

중국의 한 IT 전문 언론사(QbitAI)는 2030년 중국의 디지털 휴먼 시장 규모를 50조원 이상으로 예측한다. 인공지능, 가상증강현실, 5G기술의 발전과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가상 인간의 활용처가 더욱 다양해질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디지털 휴먼의 활용이 늘어날수록 그로 인한 폐해도 만만치 않다. 다음 편에서는 디지털 휴먼의 확산에 따른 문제점과 대응방향에 대해 살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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