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국내 증시 기상도 '흐림'에 무게...설 연휴 이후, 코스피 반등할까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증권가는 3일 이번달 국내 증시가 긴축 강도의 불확실성에 설 연휴 이후도 여전히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특히 2월 시장은 연초 충격에 따른 자율반등(하락이 급격할 때 단기적으로 반등하는 현상) 가능성은 있으나 반등 그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어렵다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새해 첫날(4일) 코스피지수가 2,988.77에 마감했으나, 지난달 마지막 거래일인 28일엔 2,663.34까지 밀린 만큼 증시는 내내 흐렸기 때문이다.
다만 국내 설 연휴 기간 미국 증시의 반등세와 국내외 기업들의 실적 발표 등 대내외 변수에 따라 반등 여력은 남아 있다.
이에 교보증권은 2월 코스피지수 예상 밴드를 2,750~2,950선을, 한국투자증권은 2,550~2,900선을, KB증권은 2,550~2,870선을 제시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 우려로 3월 금리인상과 연내 양적긴축(QT)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어 국내 정책환경 역시 만만치가 않다.
2월 증시 전망도 불투명한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급증과 지정학적 갈등도 변수로 꼽힌다.
증권업계에서는 지금의 경제심리 변화가 당장 1분기 실적에 영향을 주고, 수익성 변화를 주가에 반영시키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 FOMC 이후, 긴축 경계심 여전...우크라이나 지정학적 리스크
1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연준의 긴축 가속화에 대한 경계심이 2월 증시도 불안을 키우고 있다.
지금의 연준 긴축은 경기사이클이 둔화하는 데 연준의 긴축 기조도 날로 강해지고 있어 시장에 충격을 주기 때문이다.
다만 1월 이후 주가 폭락세에는 상당부분 연준발 긴축 발작의 충격이 이미 반영돼 추가적인 하방압력은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주가 하락에 악영향을 줬던 우크라이나 간 지정학적 이슈에 따른 변수도 주목해야 한다.
지난달 26일 러시아는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안전보장을 요구를 일축하면서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위기가 고조되서다.
러시아가 이날 우크라이나와 프랑스, 독일 등과 '노르망디 형식'의 4자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의 휴전 유지 약속을 재확인하고 2주 뒤 2차 회담을 열기로 합의하면서 외교적 해결 가능성은 남았다.
여기에 러·우크라이나의 갈등 지속으로 국제유가의 급등은 인플레이션 위협을 키우며 금리인상 가능성을 더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센터장은 “미국 주식시장은 장기 호황을 누려왔고, 어느 때 보다 강력한 긴축정책이 시행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엄습한다”며 “국내증시는 지난해 7월을 정점으로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고, 일정 기간 계속될 약세장 진입을 걱정케 한다”고 말했다.
■ LG엔솔 MSCI 편입 ‘변동성’ 추가...2월 대어급 IPO, 현대엔지니어링 청약 철회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은 코스피200과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지수 등 주요 지수 편입에 시장 변동성이 추가로 나왔다.
그동안 국내 증시에서는 기업공개(IPO) 시장 대어로 주목받은 LG엔솔 상장이 증시엔 수급 부담으로 작용하며 큰 폭의 변동성을 키웠다.
LG엔솔발 유동성 여파는 당분간 지속되나 이후 소화 과정을 지나면 시장 부담이 덜어질 것으로 풀이된다.
LG엔솔은 상장 첫날 종가 기준 전체 시가총액(시총)이 약 118조원에 달해 국내 주식시장 시총 상위 2위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상장 첫날인 지난달 27일 15.41%가, 다음날인 28일은 10.89%가 빠지는 등 시장 전반에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1월 공모주 청약 시장 흥행으로 2월 공모주 청약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는 듯했으나 당초 예상과 달리 중·소형주 위주의 청약 일정이 예정됐다.
LG엔솔 다음으로 2월 최대어로 꼽혔던 현대엔지니어링이 기관 수요예측 후 청약을 철회했기 때문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달 25~26일 국내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약 33대 1의 낮은 경쟁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LG엔솔이 코스피에 들어오면서 전반적인 밸류에이션 레벨 변화가 생겼다”며 “에너지솔루션 편입을 위한 주요 수급 주체 간 수급 변화에 따라 시장 전반적인 방향성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 韓 금통위(25일), 대선(3월 9일)...증시 영향 미칠까
지난 1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한은 금통위) 이후 이주열 총재의 매파적 언급에 충격을 받은 시장은 2월 금통위에서 연속 인상이 가능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 역시 증시엔 부담일 수 있다.
이번 FOMC 결과 시장에서는 한은 금통위도 계속해서 강한 매파적 태도를 나타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던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국내 증시에서 2월은 시장의 관심이 대선으로 몰려 3월 대선을 앞두고 정치 이슈가 증시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 시 신재생에너지와 게임, 남북경협주의 수혜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 시는 원전과 건설주 관련 수혜가 예상된다.
두 후보는 공통적으로 재정지출 확대와 경기부양, 주식시장 가치 제고 관련 공약을 내세우는 중이다.
세부 분야상 공통된 수혜분야는 가상자산과 내수소비, 전기차, 자원순환이며 공통적인 피해 분야는 금융과 유틸리티로 지목됐다.
시장 전문가는 이번 대선에서도 임기 내에 달성 가능한 공약인지를 따져보고 실효성을 평가할 필요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월에는 두 유력 대선후보에 대한 기대감이 공통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당선인에 따라 수혜와 피해 전망이 달라지는 분야의 경우 선거에 앞서 두 유력 후보 관련 수혜주를 모두 매수한 후 선거 결과가 나오면 계속해서 보유할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