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락거지'된 한국청년, 취업보다 가상자산 투자에 더 관심 많아
[뉴스투데이=박희중 기자] 한국 청년은 취업·창업보다 돈·재테크에 더 관심이 많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벼락거지’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거셌던 부동산 폭등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가상자산 및 주식투자 등의 재테크를 돌파구로 삼을 수밖에 없다는 2030세대의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인식은 한국적 특수성의 산물인 것으로 해석된다. 주변 국가인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청년은 돈·재테크를 주요 관심사로 꼽지 않았다. 취업·창업에 가장 큰 관심을 보이는 일반적 성향을 드러냈다,
한-아세안센터(사무총장 김해용)가 지난해 8∼9월 미얀마를 제외한 아세안 9개국 현지 청년 1800명과 한국에 거주하는 아세안 청년 500명, 한국 청년 1000 명 등 3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5일 발표한 '2021 한-아세안 청년 상호 인식도 조사'에서 이 같이 나타났다.
아세안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브루나이,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 등 동남아 10개국을 말한다. 2020년 기준 총 인구는 6억6000만여 명이고, 국내총생산(GDP)은 3조1062억 달러(약 3527조원)에 규모이다.
이 조사에서 한국 청년은 관심사를 묻는 질문에 대해 '돈·재테크'(58.2%)', 취업·창업 및 진로'(41.3%), '건강·운동'(38.2%)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반면에 아세안 청년들은 현지 거주자와 한국 거주자 모두 '취업·창업 및 진로'(현지 67.2%, 주한 69.2%), '학업과 교육'(현지 41.8%, 주한 62.2%), '건강·운동'(현지 31.0%, 주한 25.2%)등의 순서로 응답 비율이 높았다.
이번 조사에서 아세안 청년이 가장 신뢰하는 국가로 한국을 선택한 것도 의미있는 대목이다. 미국, 일본 등을 제쳤다.
아세안 청년은 신뢰하는 국가를 묻는 질문(중복응답 가능)에 대해 한국(현지 93.6%, 주한 96.7%), 일본(현지 92%, 주한 88.2%)과 호주(현지 87.6%, 주한 91.7%)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한국에 대한 높은 신뢰도는 K팝을 포함한 '한류 열풍'에 영향을 받은 결과로 추정된다. 아세안 청년은 '한국'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에 대해 모두 'K-팝'(현지 685명, 주한 248명), '드라마'(현지 353명, 주한 107명), '김치'(현지 257명, 주한 171명) 등 의 순서로 응답했다.
한국 청년이 신뢰하는 국가 1위와 2위는 미국(82.7%), 호주(80.1%)로 나타났다. 아세안에 대한 신뢰도 64.4%에 달해 일본 39%와 중국 16.7%보다 훨씬 높게 나왔다.
한국과 아세안 청년 모두가 중국에 대해 낮은 신뢰도를 보인 것도 흥미롭다. 중국에 대한 신뢰도는 현지 아세안 청년 57.9%, 주한 아세안 청년 38.9% 등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