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가계대출 총량 관리목표를 지키지 않아 금융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은 DB손해보험(이하, DB손보)의 신용대출 중단 사태가 지속되고 있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DB손보의 신용대출은 지난 9월1일부터 중단된 상태다. 실제로 DB손보 홈페이지에서 신용대출을 선택하면 '신용대출 서비스 한시적 중단 안내' 메시지가 표시된다.
금융당국은 지난 17일 DB손보가 가계대출 총량 관리목표를 지키지 않았다며 '경영 유의' 제재를 한 바 있다. 경영 유의는 금융사의 주의를 요구하는 행정 지도적 성격의 조치다.
금융당국은 올해 보험사의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치를 전년대비 4.1%로 제시했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전체 손보사 신용대출금은 전년도 1분기 4조2153억원 보다 17.7% 증가한 4조9610억원이다. 이 가운데 DB손보의 신용대출 규모는 3300억여원이다.
DB손보는 올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해외투자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다만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 등 보험영업에서 수익을 거뒀고, 대출 투자 수익금도 증가했다.
올 3분기 대출 투자 수익률은 3.8%로 전년동기와 같았지만, 대출액 자체가 증가하면서 수익금이 3220억원에서 3401억원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제재가 이뤄지면서 DB손보의 대출 수익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
DB손보는 지난 9월 신용대출을 중단하면서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규제 한도인 4.1%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선제적으로 신용대출 중단을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DB손보가 올해 가계대출 총량 관리목표를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지난 6월 말 연간 가계대출 증가액을 이미 넘어섰고, 9월 말에는 목표를 크게 초과했다는 것이다.
또 금감원은 7~8월에는 기타대출이 목표치를 크게 웃돌았음에도 DB손보는 계속해서 대출을 내줬다고도 지적했다.
기타대출이란 보험사가 주로 다루는 보험약관대출이나 신용대출 이외의 주식담보대출 등이다. 외부에서 현황을 파악하기 어려워 리스크가 더 크다.
금감원은 전사적으로 가계대출 관리계획 이행 현황을 통제할 컨트롤타워가 부재하고 사전적 대응 방안이 없는 등 가계대출 관리체계가 미흡하다며 DB손보에 관리체계 강화를 주문했다.
DB손보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신용대출 재개 계획은 검토 중"이라며 "신용대출 재개 일정은 미정"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이 지적한 관리체계 강화 방안과 관련해서는 "자산운용부문에서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