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우 기자 입력 : 2021.11.06 08:08 ㅣ 수정 : 2021.11.08 08:57
李, “공정 위해 규제 확대해야” vs. 尹, “민간 주도 성장 위해 규제 축소해야”… 두 후보의 ‘규제’에 대한 명확한 의견 차이 / 향후 주목할 신산업, 李 “에너지·디지털·바이오” vs. 尹 “비대면·의료·문화 콘텐츠”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5일 국민의힘의 제20대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이다. 내년 3월 대선은 이제 국회의원 경력이 없는 이재명 대 윤석열 간의 양강 구도로 좁혀지게 되었다.
여야 모두 비주류 정치인이 대선후보가 된 것이다. 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든지 간에 기성정치의 틀을 깨는 혁신을 시도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 이재명과 윤석열 모두 공공부문보다 '시장 일자리' 강조 / 과거 발언 찾아보면 '서로 다른 미래' 드러나
이제 국민은 두 후보의 ‘정책’을 면밀히 관찰해야 할 것이다. 두 후보 모두 급등한 부동산 문제 해결을 위한 파격적인 공급정책을 언급해왔다. 하지만 부동산 못지 않게 절박한 문제인 취업난을 해결해나가 위한 공약의 방향은 아직 확실한 윤곽을 드러내고 있지 않다. 두 후보가 내놓게 될 ‘일자리 정책’에 대한 유권자의 공감은 향후 대선판도를 가르는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적어도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에 집중한 문재인 정부의 정책과는 차별화할 것으로 보인다. 두 후보 모두 '시장 일자리' 창출을 기치로 내걸 것이라는 분석이다. 두 후보는 이미 문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아쉬움을 표한 바 있다.
이재명 후보는 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에 대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아쉬운 것은 사회·경제 개혁에 더 주력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윤석열 후보도 “비정규직 800만 시대를 연 문재인 정부, 호언장담했던 일자리 대통령은 대체 어디에 있나”라며 문 정부의 일자리 정책을 강한 어조로 비판했었다.
그렇다면 두 후보의 ‘일자리 비전’은 무엇인가. 그들의 과거 발언을 찾아보면 그들이 그리는 서로 다른 미래가 드러난다.
기본소득·기본주택·기본금융 등 흔히 ‘기본 시리즈’로 일컬어지는 정책을 내세운 이재명 후보의 제1공약은 ‘전환적 공정성장’이다.
이 후보는 지난 7월 ‘전환적 공정성장’을 발표하면서, 불공정과 불평등을 극복해 국가 자원의 효율성을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공정성장이 속도감 있게 추진되면 이를 발판으로 신속한 산업 전환·재편 및 미래신산업을 발굴하고 이에 투자하여, 새로운 산업을 통해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이 후보가 발표 당시 언급한 신산업은 ‘에너지·디지털·바이오 산업’ 등이다.
이런 ‘공정성장’을 이루기 위해 이 후보는 ‘규제’를 강화한다고 발표하였다. 기업 간 경쟁에서의 ‘공정경쟁’을 강화하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의 권한을 강화하고, 불공정 거래와 대중소기업간 갑을 관계에 따른 불법행위를 징벌하겠다는 이야기이다. 대기업 규제가 중소 및 중견기업의 일자리 창출을 촉진한다는 사고방식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지난 8월에는 ‘녹색 일자리 100만개’ 라는 공약을 꺼내기도 하였다. 이 후보는 “재생에너지 관련 산업에 금융지원을 강화하고 투자 세제 지원을 확대하며 인재 양성 적극 지원과 그린 산업단지 조성을 약속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이 후보는 이어서 "재생에너지 확대와 친환경 미래차 시대의 조기 개막으로 연간 수십조원의 에너지 수입을 대체하면 우리 경제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관련 산업과 일자리가 대폭 확대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아직 청년·노인 등 구체적인 ‘세대별 일자리 정책’은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았다. 단, 지난 8월 청년일자리 정책에 대해 ‘美청년봉사단 뉴딜정책’을 본뜬다는 풍설이 돌기도 하였다. ‘美청년봉사단 뉴딜정책’은 일종의 ‘공공근로’로, 청년에게 환경·기후변화 관련 업무를 부여하고 수당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 尹, “규제 풀어야 기업 투자 늘어 일자리도 창출돼"
반면, 윤석열 후보는 일자리를 위해서 ‘민간 주도’ 형식의 정책을 펼친다는 정책 기조를 밝혔다.
윤 후보는 지난 9월 공약 발표회에서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정책을 지적하며, “현 정부에서는 고용의 질이 크게 저하됐다”고 말한 바 있다.
뒤이어 윤 후보는 일자리 창출을 민간이 주도해야 한다고 밝히며, “일자리 수요 공급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며 “규제 혁신과 합리적 노사관계의 정립으로 기업의 투자와 일자리 수요를 증진시키고 맞춤형 인재 공급 시스템 개편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면서 윤 후보는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면서 생기는 규제를 유예하거나 폐지하여 기업의 성장 동기를 저해하는 요인을 제거하기 위해 차기 정부 출범 즉시 80여개의 대표적인 규제를 폐지하고, 축소되는 혜택은 일정 기간 유예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같은 자리에서 윤 후보는 ‘비대면·의료·문화 콘텐츠’ 등의 산업을 언급하며, 해당 분야의 벤처 기업을 ‘유니콘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이야기도 하였다.
윤 후보는 지난 7월, ‘해고 제도’에 대해서도 이야기한 바 있다. 그는 “미국은 언제든 해고할 수 있되, 해고 과정에서 부당한 사항이 있었다면 손해배상을 인정해준다”며 “국내에서 그렇게까지 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회사가 어려움에 처했거나 수익구조 개편을 위해 새로운 사업부를 만들 때는 해고나 조기 퇴직 프로그램을 가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 후보도 아직 청년·노인 등 세대별로 구체적인 정책을 밝힌 바는 없다. 단, 지난 8월 청년 세대를 만나는 세미나에 참석하고, 지난 9월에는 ‘노인 자살률’을 언급하면서 노인 정책을 펼치겠다고 언급하는 등, 향후 구체적인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 李 “큰 정부” vs. 尹 “작은 정부”
종합적으로 보면, 이재명 후보는 ‘공정성장’을 위해 규제를 할 수 있는 ‘큰 정부’를, 윤석열 후보는 ‘민간 주도의 성장’을 위해 규제를 줄이는 ‘작은 정부’를 지향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두 후보는 공통적으로 ‘4차산업혁명’에 따른 신산업의 일자리 창출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다만 새로운 일자리 창출의 원동력이 될 신산업분야에 대한 견해가 다르다. 이 후보는 재생에너지, 인공지능(AI) 및 디지털 산업, 바이오 산업 등을 꼽는다. 이에 비해 윤 후보는 비대면 의료산업, 문화콘텐츠 산업 등을 강조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