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이지민 기자] “그 회사요? 게임 회사인데, 얼마나 더 높게 가겠어요. 게임주는 어차피 어느 지점에 가면 더 못 올라가고 멈춰요.”
일반인들뿐 아니라 게임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이런 대화를 쉽게 들을 수 있다. 다시 말하면 게임주는 현재 저평가의 굴레에 갇혀있다는 뜻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행하며 비대면 수요가 증가한 덕에 게임 산업은 급속도로 성장했다.
일각에서는 게임 산업이 ‘반짝’하고 호황을 맞은 뒤 다시 내리막을 걸을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한다. 그러나 코로나19와 함께하기 시작한 지 근 2년이 다 됐지만 게임 산업은 침체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게임 산업을 무시하는 분위기 속에서 게임주 역시 꾸준히 저평가받고 있다. 게임주는 주식 시장에서 늘 뜨거운 감자지만 동시에 늘 ‘언제든 폭락할 수 있는 주식’으로 천대받기도 한다.
‘쿠키런: 킹덤’으로 무서운 속도로 성장한 데브시스터즈는 올해 주가 상승률(지난달 30일 오후 12시 기준) 1031.48%를 기록했다. 미국 시장 공략에 대한 기대감으로 과도하게 큰 폭의 주가 상승을 보인 데브시스터즈는 급기야 과열 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데브시스터즈 주식을 단기 과열 종목으로 지정하며 투자자들에게 주의를 내렸다.
모바일게임 ‘미르4’에 블록체인 기반 기술을 적용하면서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위메이드의 상황도 비슷하다. 지난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위메이드의 주가는 10월에만 67.4%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미르4’가 글로벌 시장에서 더 큰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보고 있다.
펄어비스 역시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게임주 중 하나다. 펄어비스는 연내 중국과 협력해 ‘검은사막 모바일’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더불어 지난 8월 신작 ‘도깨비’ 트레일러 영상을 공개하면서 4만원대 초반이던 주가는 10만원을 넘기기도 했다.
세 회사의 사례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회사 주가는 단순히 ‘게임’이 단기 흥행에 성공했다고 쉽게 오르지 않는다. 그들이 체계적으로 준비해온 글로벌 시장 진출 계획과 그들의 노력이 녹아있는 IP(지식 재산권) 등 보다 다양한 요소들이 게임 산업 전체를 관통하는 키워드가 된다.
해가 바뀌는 동안 게임사들이 놀라운 실적을 보여준 것은 결코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게임 업계는 준비했고, 성공했다.
이제는 게임을 단기 흥행 산업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산업으로 인정해야 할 때다. ‘아이들 장난’이라며 게임을 무시하던 사람들의 시대착오적인 게임 산업에 대한 저평가는 과감히 거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