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최정호 기자] 최근 시중은행의 외화 예금 보유량이 급격히 늘면서 비이자 부문 실적 개선에 청신호가 켜졌다.
시중은행의 비이자 수익에 외환 거래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외화 예금 보유량 증가로 거래 수수료 외에도 각종 외환 투자로 발생한 이익으로 올해 하반기 호 실적을 기대해도 된다는 게 금융권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외화 예수금이 늘어나면 미국 국공채 등과 같은 유가증권에 투자해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되고 외환 대출을 통해 이자 수익을 늘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5대 시중은행의 외화 예금 잔액은 98조205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7%(11조8586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별 외화 예수금 잔액은, 하나은행이 34조180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6% 증가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22조4885억원, 신한은행 18조50억원으로 각각 6.8%와 19.5%씩 증가했다.
국민은행도 17조570억원으로 10.3% 증가했으며 농협은행도 6조4749억원으로 56.3% 늘어났다.
최근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진정 국면에 들어서면서 글로벌 무역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무역 거래가 활발하게 이루어질 것을 감안한 기업들이 수출로 벌어들인 외화를 대외결제를 위해서 원화로 바꾸지 않고 시중은행에 예치했기 때문에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복수의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올해 초보다는 외화 예금이 많이 늘었고 특히 7~8월에 큰 폭으로 증가했다”면서 “무역 거래가 활성화 되는 것에 맞춰 외화 거래가 변동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외화 예금이 늘어나면 시중은행의 외화 유동성이 풍부해 진다. 시중은행은 이 유동성을 이용해 외화 대출 및 투자가 가능해져 수익 실현이 가능해진다.
기업들이 원자재 수입을 위해선 신용장거래(물품거래가 아니라 신용장이라는 서류상에서만 이루어지는 거래)가 이루어지는데 이 때 발생하는 수수료가 시중은행의 비이자 수익으로 책정된다.
또 수출 시 발생하는 신용장거래 수수료 역시 비이자 수익에 포함된다.
이 같은 이유로 시중은행은 수출 기업들의 외화 예치 비율을 높이기 위해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시중은행 중 외환 거래 및 보유량이 가장 높은 하나은행의 경우 올해 초 수출을 전문으로 하는 중소기업에 대해 2000억원의 우대 보증을 지원하기도 했다.
외화 예금 보유랑 증가에 대해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미국 및 해외 주식 투자 증가로 예치성 외화 자금이 늘어난 것도 있다”면서 “환율 상승에 따른 차액 실현을 목적으로 투자자들이 외환을 은행에 예치해 놓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