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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리포트

‘여성 최초’ 기록 쓴 김진숙 한국도로공사 사장, 책임경영으로 IT기업으로 '진화'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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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희 기자
입력 : 2021.10.08 06:29 ㅣ 수정 : 2021.10.08 10:46

현대자동차가 모빌리티 기업 지향하듯이, 도로공사도 스마트 연구개발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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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숙 한국도로공사 사장과 1991년 개통한 신갈-안산간 고속도로 신갈분기점 [사진=도로공사 / 그래픽=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이재희 기자] 김진숙(61) 한국도로공사 사장은 위기를 새로운 성장의 발판으로 전환시킨 최고경영자(CEO)로 평가된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공포가 엄습한 지난 2020년 4월 취임했을 당시 시장은 암울했다.

 

유동인구가 빠르게 줄어들면서 고속도로 통행료와 휴게소 수입은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한국도로공사 51년 역사상 최초의 여성 CEO라는 기록을 세웠지만 경영 여건은 이처럼 암울했다. 

 

보신주의 대신에 책임경영 선택, 생존위기에 빠진 고속도로휴게소 위한 다각적 지원대책 실행 

 

김진숙 사장은 취임 당시 취임식을 생략하고, 곧바로 중부고속도로 이천휴게소에서 휴게소 운영사와 입점 업체를 만났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위기에 빠진 휴게소 직원들을 격려하며 문제 해결 방안을 찾아 나가는 것으로 첫 업무를 시작했다.

 

그리고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공기업 수장이 빠지기 쉬운 유혹인 '보신주의' 대신에 책임경영을 선택했다.  

 

김 사장은 2020년 4월 1796억원 규모의 금액을 전국의 고속도로휴게시설에 환급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코로나 악몽에 빠진 휴게시설들이 버틸 수 있도록 만든 '희망'을 던진 것이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 되어 인적이 드물어진 휴게시설 운영업체들의 임대보증금을 절반으로 감축하고, 감액분을 운영업체에 환급했다. 뿐만 아니라 '고속도로휴게시설협회'와 함께 입점매장 수수료를 30% 인하 하기로 결정했으며 이 감액분도 환급하였다. 이어서 정부 및 민간분야 추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도움센터 운영 등의 방안을 마련하였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혁신가 / 도로건설업에서 IT서비스 회사로의 진화가 경영과제

 

김 사장이 공사의 주 수익원인 고속도로 통행료나 휴게시설 등 수입이 감소되는 상황에서 혁신사업을 추진한 것도 성과로 꼽힌다. IT기술을 이용해 도로사업을 확장하는 ‘스마트 연구개발’에 시동을 걸었다.

 

취임 후 첫 업무대화의 주제를 ‘스마트건설기술 개발사업’으로 다루었을 정도로 목표의식이 확고했다. 김 사장은 "스마트 연구개발에 예산과 인력을 집중 시키겠다"고 밝혔다.

 

김 사장의 스마트연구개발에 역점을 두는 것은 도로공사의 체질개선을 겨냥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도로공사는 도로건설업을 주업으로 하는 공기업이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가 대중화되는 21세기에 도로공사는 IT서비스 기업으로 진화해야 하는 상황이다.

 

도로를 건설하고 관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능형 교통 시스템(ITS:Intelligent Transportation Systems)을 고도화해나가는 IT서비스 기업으로 업그레이드 돼야 한다. 현대자동차가 자동차 제조업에서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변신을 추진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김 사장은 비대면 접촉이 요구되는 코로나 상황이야말로 지능형 교통시스템을 발전시켜 나갈 절호의 기회로 보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확산 방지 및 매출관리를 위해 비대면 서비스를 고속도로휴게소 사업에 적용한 것은 또 다른 혁신 사례이다. 지난 4월부터 시범 운영 중인 무인 로봇사업은 비대면 트렌드에 맞춰 서비스의 질을 높인 사업이다. 서해안고속도로 화성휴게소에서는 커피와 튀김 조리를 담당하는 로봇과 서빙로봇이 각 1대 씩 운영 중이다. 모바일 비대면 주문서비스 또한 신설했다.

 

휴게소 무인로봇 도입은 일자리 감축과 무관하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7일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조리로봇과 서빙로봇은 휴게소를 찾는 시간대가 제각각인 고객들을 위해 마련한 24시간 운영 이색서비스"라며 "기존 휴게소에는 서빙을 담당하는 근로자가 없기 때문에 서빙로봇은 일자리와 관련해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조리로봇은 코로나로 인해 휴게소 내 문을 닫은 매장이나 빈 공간을 활용하여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무인로봇 서비스는 휴게소 종사자에게는 업무집중도를 높여주는 요소이다. 동시에 휴게소 이용자들은 더 많은 서비스를 받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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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능력으로 유리천장을 거듭 돌파한 '여성계 롤모델', '도로공사 혁신' 성공할 지 주목 

 

김진숙 사장은 1983년 인하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 1994년에 미국 위스콘신 메디슨대학교 대학원 도시지역계획학 석사과정을 마쳤다. 

 

1983년 현대그룹의 첫 여성 공개채용에 합격 후 설계실에서 근무했다. 하지만 회사 내에서 여직원이 결혼을 하면 그만둬야 한다는 회사 방침에 따라 회의를 느껴서 1985년에 사표를 냈다. 후에 대한주택공사(나중에 한국토지개발공사와 합병해 한국토지주택공사로 통합) 입사를 목표로 삼다가 그 해 공개채용이 끝난 상황과 성차별 문제를 고려해서 공무원에 도전하였다.

 

1988년 기술고시 합격으로 공직에 입문하였고, 건설교통부 국립건설시험소에서 건축계획과, 건축행정과, 건설안전과 등을 거쳤고, 1992년 미국 위스콘신 대학교 메디슨캠퍼스에 해외연수를 떠난 후 1995년 건설교통부 도시계획과로 돌아와 2000년에 건설교통부 기술안전국에서 서기관으로 일했다.

 

이후 2011년 국토해양부 기술안전정책관, 2014년 국토교통부 건축정책관, 2016년 국토교통부 서울지방국토관리청장, 2017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차장을 역임하고, 2018년에 청장으로 임명되었다. 그리고 2020년 4월 10일부로 한국도로공사 사장에 취임하여 현재까지 사장직을 맡고 있다.

 

김 사장은 건설교통부에서 국토교통부까지 첫 여성 사무관, 서기관, 기술직 과장 등 여성으로서 고위공무원으로 발탁되는 기록을 세워왔다. 30여년의 공직생활을 통해 연거푸 유리천장을 돌파해온 셈이다.

 

그는 한국도로공사 사장 취임사에서 “다양성이 존중받는 열린 조직을 만들어갈 것”이라며 “출신, 직종, 성별, 상하간의 오랜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 능력과 성과에 기반한 공정한 인사로 운영 할 것"이라 강조했다. 

 

김 사장의 경영성공은 한국도로공사의 발전일뿐만 아니라 여성계의 '롤모델'이 거두는 성과라는 의미도 갖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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