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 첫 임금교섭 나선 삼성전자, 노조 '영업익 25% 성과급 지급' 등 요구에 협상 난항 전망
[뉴스투데이=김태준 기자] 삼성전자가 5일 창사 이래 처음으로 임금교섭에 나섰다.
삼성전자 노사는 이날 상견례를 시작으로 2021년도 임금교섭을 본격적으로 진행한다. 올해 8월 창사 52년만에 첫 단체협약을 체결한 지 두 달여만이다. 이번 임금교섭은 지난해 5월 이재용 부회장이 대국민 사과에서 ‘무노조 경영 폐기’를 약속한 뒤 처음으로 이뤄지는 것이다.
무노조경영 기조를 유지해온 삼성전자는 2018년에 처음으로 노조가 설립된 이후 노사가 임금교섭을 벌인 적은 있었으나 실제 타결로 이어진 적은 없었다
노조 측은 4개 노조가 모두 참여해 공동교섭단을 구성해 교섭에 참여한다. 삼성전자에는 한국노총 금속노련 산하 전국삼성전자노조와 삼성전자사무직노동조합, 삼성전자구미지부노동조합, 삼성전자노동조합 등이 있다.
노조는 △전 직원 연봉 1000만원 일괄 인상 △자사주 1인당 107만원 지급 △코로나19 격려금 1인당 350만원 지급 △매년 영업이익의 25%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사내 자율기구인 노사협의회를 통해 올해 총 임금 7.5% 인상을 결정한 바 있다. 그런만큼 이번 임금협상에서 임금 인상 폭에 변동이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특히 노조의 요구안 가운데 최대 쟁점인 ‘영업이익 25% 성과급 지급’ 조항을 놓고 노사가 치열하게 대립할 전망이다. 이번 임금교섭에서 노조 요구안이 그대로 수용될 경우 직원들 급여가 지난해 대비 51% 가량 오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노조의 요구 초안대로 임금교섭이 타결되면 직원 1인당 평균 급여가 약 1억8260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평균 급여인 1억2100만원와 비교해 51%가 오르는 것이다.
노조의 요구대로 1인당 급여가 6000만원이 오르면 직원 11만명이 넘는 삼성전자의 당기순이익은 연 6조원 가량 줄어들게 된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삼성전자 노조안이 모두 수용될 경우 삼성전자의 당기순이익이 연평균 5조원 이상 감소할 것”이라며 “결국 향후 삼성전자의 투자와 배당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