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3나노 '쉽지 않네'… 최상급 난이도에 TSMC 이어 삼성전자도 개발 지연될 듯
[뉴스투데이=양대규 기자] 반도체 3나노(10억분의 1m) 공정 도입이 예상보다 늦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내년에 출시될 삼성전자와 애플, 퀄컴 등의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들도 최대 4나노 또는 5나노+가 한계일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에서 대만의 파운드리 업체 TSMC와 우리나라 삼성전자만이 5나노 공정 반도체를 양산할 수 있다. 양사는 내년 3나노 도입을 목표로 반도체 제조 공정을 개발 중이다.
다만 3나노 공정은 기존 반도체 구조로 구현이 어렵기 때문에 공정 난이도가 더욱 올라간다. 이에 7나노에서 5나노로 바뀔 때 보다 공정 전환이 몇 달 더 늦춰지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TSMC와 삼성전자의 최신 3나노 공정 개발이 지연되며, 내년을 목표로 한 3나노 기반 반도체 출시도 더욱 늦춰질 전망이다.
애플은 내년에 최초로 3나노 기반의 AP를 공개할 계획이었다. 2022년 아이폰14 제품에 출시될 A16 바이오닉 AP가 바로 그 주인공이었다.
해외 주식 전문매체 시킹알파(Seeking Alpha)는 "TSMC의 3나노는 지연될 것"이라며 "TSMC는 2분기 컨퍼런스콜(실적발표)에서 N3 전환 시점이 다소 지연되고 있다는 점을 공식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N3는 TSMC의 3나노 공정을 뜻하며, 지난 몇달간 업계 관계자들은 애플 A16 AP가 N3로 제조될 것으로 보고 있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TSMC의 실적발표를 통해 3나노 공정 전환이 5나노 공정으로 전환보다 약 3~4개월 더 지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애플 A16과 퀄컴 스냅드래곤, 삼성전자 엑시노스 등 내년에 출시될 반도체는 5나노와 3나노 사이의 4나노 공정으로 개발될 전망이다.
3나노 전환이 어려운 것은 단순히 물리적으로 선폭을 줄이는 것 외에도 다양한 공정의 전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5나노까지 반도체는 핀펫(FinFET, 3D 형태의 트랜지스터를 구현해 성능과 전력효율을 높이는 공정기술) 구조를 사용하고 있으나 3나노 이하는 핀펫 구조로 개발이 어렵다고 말한다. TSMC는 핀펫 구조를 그대로 사용해서 3나노 반도체를 양산할 계획이며, 삼성전자는 새로운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기술로 3나노 반도체를 개발할 계획이다.
GAA는 전류 흐름을 조절하는 트랜지스터의 구조를 개선해 성능을 향상한 공정 기술이다. 기존 핀펫보다 전류 흐름을 세밀하게 제어할 수 있어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로 평가받는다.
정은승 삼성전자 DS(반도체) 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경쟁사(TSMC)보다 GAA 기술을 먼저 개발하고 있다"며 "이 기술을 확보하면 파운드리 사업이 더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GAA 기반 3나노 역시 TSMC와 비슷하거나 더 늦을 것으로 보고 있다. GAA 기술 자체는 먼저 도입하더라도, 3나노 공정 양산에서는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최초 7나노 이하의 반도체를 개발했을 때도 비슷했다. 삼성전자는 최초로 새로운 EUV(극자외선) 장비를 도입해 7나노 반도체를 양산했으나, TSMC는 기존이 ArF(불화아르곤) 장비로 삼성보다 한발 빠르게 7나노 양산을 시작했다.
이번 3나노 공정도 TSMC가 기존 공법으로 먼저 생산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실제로 최신 5나노 기술도 TSMC가 빨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