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파운드리, TSMC·삼성 제치고 세계 최초 '상용 양자컴퓨터' 팹 구축
기존보다 1000배 빠른 양자컴퓨터 상용화 가능성 열어
[뉴스투데이=양대규 기자] 양자컴퓨터의 상용화가 눈앞으로 다가 왔다.
미국 파운드리 기업 글로벌파운드리(Global Foundries, GF)가 세계 최초로 상용 양자컴퓨터 생산 공정을 구축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 1, 2위 기업인 대만 TSMC와 한국 삼성전자보다 먼저다.
전 세계 파운드리 업계가 7·5나노(nm) 등 초소형 공정을 통해 컴퓨팅 성능을 조금씩 높이고 있는 가운데, GF는 이론적으로 1000배 빠른 양자컴퓨터 생산 설비를 구축해 '퀀텀 점프'를 노리고 있는 셈이다.
반도체 업계는 앞으로 양자컴퓨터, 광컴퓨터, 3진법 반도체 등의 상용화 기술을 선점하는 기업이 차세대 반도체 시장의 리더십을 가질 것으로 전망한다.
반도체 미세공정은 결국 1~2나노에서 물리적인 한계에 도달할 가능성이 커, 기술·비용적인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세화가 아닌 반도체 구조 자체를 바꾸는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 필수라는 것.
5일(현지시간) GF는 양자컴퓨터 개발기업인 사이퀀텀(PsiQuantum)과 상용 양자컴퓨터 구축을 위해 100만 큐비트(qubit) 이상을 제공하는 Q1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큐비트는 동시에 두 개 이상의 양자 상태를 가질 수 있는 상태 단위로 양자컴퓨터의 성능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 중 하다. 많은 수의 큐비트를 이용할수록 동시에 여러 상태에 작용하는 병렬식 정보 처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GF는 미국 뉴욕과 독일 드레스덴에 위치한 2개의 300mm(12인치) 팹을 통해 핵심 양자 부품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피트 샤드볼트(Pete Shadbolt) 사이퀀텀 공동 창업자는 "이는 양자와 반도체 산업 모두에 있어 중요한 성과"라며 "세계 최고의 반도체 팹의 표준 제조 공정을 사용하여 실리콘 칩에 양자 컴퓨터의 핵심 부품을 구축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GF와 함께 제조 경로를 검증했으며 2010년대 중반까지 최종 기계 조립을 시작하는 데 필요한 모든 제조 라인과 공정을 완전히 구축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GF가 발표한 100만 큐비트는 지금 당장 실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가장 높은 성능의 양자컴퓨터는 IBM이 개발한 것으로 50큐비트가 한계다. IBM은 올해 127큐비트, 2023년 1000큐비트까지 성능을 끌어올리고, 2030년까지 100만 큐비트를 달성할 계획이다.
다만 기존의 반도체 생산라인을 통해 양자컴퓨터용 칩을 생산한다는 것으로 양자컴퓨터 상용화를 가속화한 것은 긍정적인 평가다.
업계 관계자들은 7나노 공정 포기 후 고전을 면치 못했던 GF가 차세대 기술인 양자컴퓨터 생산 기술을 선점하기로 전략을 바꾼 것으로 보고 있다.
GF는 지난 2018년 수익성 부족을 이유로 7나노 공정을 포기했다. 결국 2019년부터 삼성전자에 파운드리 시장 2위 자리를 내줬으며 일부 팹을 매각하기도 했다.
사업을 축소해 나가던 GF는 지난해 6월 뉴욕에 약 27만m²의 미개발 토지에 대한 구매 계약을 진행하며 “미래 성장 위한 첨단 제조시설 배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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