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리인상 단행, 11월 추가인상 가능성
코로나19 이후 침체된 경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었던 미국이 조기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움직임을 보이면서 전세계 자산시장에 충격을 던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가계대출을 급격하게 조이고 있고 한국은행은 15개월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초저금리 시대가 끝났음을 알렸다. 급변하는 자산시장의 변화가 가져올 충격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뉴스투데이=정승원기자] 한국은행이 결국 금리인상 카드를 선택했다. 코로나로 침체된 경기를 살리기 위해 돈을 풀었던 한은이 15개월만에 금리인상을 결정하면서 초저금리 시대에 익숙했던 투자패턴을 일순간에 바꿔놓았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코로나19 충격이 시작됐던 지난해 3월 연 1.25%였던 기준금리를 단박에 0.5% 포인트 낮추며 금리를 통한 경기방어에 돌입했다.
금통위는 2개월뒤인 지난해 5월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인하해 0.5%로 낮춘 이후 무려 9차례의 동결을 통해 초저금리 시대를 이어갔다.
하지만 낮아진 금리와 맞물려 부동산값 급등, 영끌 대출 등으로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리자 가계대출 증가, 자산가격 상승 등 부작용이 커지자 한은은 금리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렸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지난 5월 금통위 이후 수차례 금리인상의 필요성을 거론하며 군불을 뗐다.
금통위는 26일 결국 15개월만에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순수하게 금리인상 결정만 놓고 보면 2018년 11월 이후 29개월 만의 인상 결정이다.
그만큼 부동산과 주식 등 시장에 미칠 여파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커질대로 커진 대출시장에도 파장을 불러올 전망이다.
시중은행은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가계대출 금리를 속속 올리고 있어 기존 대출자는 이자부담을 떠안게 되고 신규대출자도 운신의 폭이 적어질 것으로 보인다.
주식시장은 이미 금리인상을 예견한 만큼 큰 충격을 받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지만 빚을 내서 주식에 투자하는 빚투 열풍은 빠르게 진정될 것이란 전망이다.
주택시장은 투자수요가 감소하면서 주택거래량이 줄고 주택가격 상승속도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당장 가격하락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들은 많지 않다.
그러나 금리인상이 향후 정책방향의 확고한 기조로 자리잡게 되면 주식시장을 비롯해 주택과 부동산시장이 장기적으로 위축될 가능성은 높다.
이주열 총재는 “기준금리 인상에도 금리 수준은 여전히 완화적”이라고 말해 금리 추가인상 여지가 있음을 내비쳤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은 26일 한은이 오는 11월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