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정부의 잇단 뒷북 긴급사태선언에 공무원들 과로사 위험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스가 요시히데(菅 義偉) 총리가 코로나 정부대책본부회의에서 도쿄에 네 번째 긴급사태선언을 발령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이 7일 각종 매체를 통해 보도되었다.
도쿄올림픽 개막식이 겨우 2주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도쿄 내 신규 확진자가 하루 1000명에 육박하며 다시금 감염이 확산될 조짐이 보이자 관객입장과 경기장 내 술 판매까지 고려하던 기존 태도를 다시 한번 뒤집었다.
지금까지 도쿄올림픽을 반대해왔던 대다수의 국민과 전문가들의 반응은 역시나 비난 일색이지만 이제는 지자체들마저 정부의 일관성 없는 판단으로 인해 코로나 사태가 커지고 업무가 과중해졌다는 속내를 조금씩 드러내기 시작했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뇌나 심장질환이 발병하기 1개월 전의 초과근무가 100시간을 넘을 경우 또는 발병하기 2~6개월 전의 초과근무가 월 평균 80시간을 넘을 경우에 업무와 발병원인 간의 관련성이 강하다고 보고 있으며 직장인들은 흔히 이 기준을 ‘과로사 라인’이라고 부르고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코로나 대응에 투입된 지자체 공무원들의 대다수가 과로사 라인을 넘으면서 과중한 업무부담을 호소하는 경우가 부쩍 늘어났다.
한 예로 효고현(三重県)에 위치한 욧카이치시(四日市市)의 신종 코로나 감염증대책실 근무자의 평균 초과근무 시간은 4월 81.2시간에서 5월 144.3시간으로 2배 가까이 급증했다.
하루도 쉬지 않고 평일 12시간, 토일 각 8시간씩 한 달 내내 근무해야 초과근무 144시간 정도가 나오는 만큼 직원들은 늘어나는 코로나 업무에 기진맥진한 상황이다.
때문에 욧카이치시의 공식 블로그에는 지난 달 16일 ‘직원부인’이라는 닉네임으로 ‘노동시간을 적정하게 되돌려주세요. 밤 11시 귀가, 새벽 4시 반 출근을 계속하면 남편은 과로사할 겁니다’라는 호소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한편 큐슈지역에 위치한 쿠마모토시(熊本市) 보건소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대책과는 작년 코로나 초기만 하더라도 40명으로 처음 부서가 꾸려졌지만 올해 4월부터는 보조 인력까지 포함하여 2배가 넘는 10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그럼에도 매월 절반 정도의 직원들이 과로사 라인을 넘을 정도로 장시간 업무에 시달리고 피로를 호소하는 탓에 작년 4월부터 올해 2월까지의 10개월 사이에만 약 10회의 인사이동이 있었다고 시 관계자는 설명했다.
멀리 지자체 사례를 볼 것 없이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만 하더라도 현장업무는 이미 한계라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네 번째 긴급사태선언으로 인해 무관중 경기가 기정사실화되면서 900억 엔을 예상했던 티켓수입은 사라지고 경기당 최대 1만 명 입장에서 다시 무관중 운영으로 돌리기 위한 계획변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는 7만 여명에 이르는 대회 자원봉사자는 물론 경비용역 등의 인력배분도 다시 수정해야 하고 관중 없는 경기장들의 매점 및 스폰서 등과도 재교섭에 임해야 한다. 때문에 개막식 단 2주 전에 내려진 이번 긴급사태선언으로 조직위원회 실무자들이 느끼는 절망감과 분노는 상상 이상이라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여기에 불난 집에 기름이라도 부으려는 듯이 도쿄올림픽을 위해 일본에 들어온 해외 관계자들이 숙소 근처에서 노 마스크로 늦은 시간까지 수십 명 단위로 왁자지껄하게 술을 먹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되면서 체력도 인내심도 한계에 달한 일본인들의 항의가 더욱 거세만 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