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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앞둔 고학년생 회식금지, 노래방금지 서약서 내라 했다고 폭파 협박까지 받은 일본대학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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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원 기자
입력 : 2021.05.28 11:00 ㅣ 수정 : 2021.05.28 11:00

코로나 감염 우려에 학생들 학외활동까지 규제하려는 대학 움직임에 학생들 거센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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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일부 대학들이 코로나 감염을 걱정해 학생들의 학외활동까지 단속하고 나서 논란이 되고 있다. [출처=일러스트야]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대학의 낭만과 자유로움도 코로나 앞에선 자제하는 것이 옳겠지만 일본에서는 한 대학이 취업을 준비중인 고학년생을 중심으로 회식금지나 노래방 출입금지를 서약하도록 강제하면서 물의를 빚고 있다.

 

미에현 츠시(三重県 津市)에 위치한 미에대학(三重大学)은 긴급사태선언이 발령된 지역에서 통학하는 고학년 학생들에 대해 ‘회식하지 않겠습니다’ 등의 내용을 담은 서약서의 제출을 지난달부터 요구하기 시작했다.

 

대학 측은 어디까지나 학생들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함이고 위반하더라도 별도의 제재나 징계는 없다고 설명하였지만 대학 안팎에서는 지나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빠르게 커져갔다.

 

대학 측이 준비한 서약서에는 ‘충분한 감염예방 대책을 마련하겠습니다’, ‘교내에서는 혼자 식사하겠습니다’, ‘미에현 안에서는 인원이나 시간에 상관없이 회식하지 않겠습니다’, ‘여행은 자제하겠습니다’, ‘노래방에 가지 않겠습니다’ 등의 8가지 체크항목과 함께 학번, 학과와 학년, 이름을 기입하게 되어 있다.

 

이 대학의 올해 봄 학기 수업은 대면과 비대면 방식이 섞여있지만 4월 말에 발령된 세 번째 긴급사태선언으로 인해 도쿄와 오사카 등의 4개 대도시로부터 대면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에게는 반드시 서약서를 먼저 제출한 후에 캠퍼스를 출입토록 하고 있다.

 

긴급사태선언의 연장과 대상지역 추가로 인해 현재는 아이치현과 후쿠오카현 등의 학생들도 학년과 상관없이 서약서 제출이 필요해졌는데 대상학생이라면 누구나 대학 홈페이지에서 서약서를 다운로드하여 자필로 작성한 후 제출해야만 한다.

 

하지만 이번 서약서 요구와 관련해서는 비난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이 대학의 한 교수는 ‘말도 안 되는 방법이다. 학생의 인권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다’면서 ‘대학은 학생과 함께 코로나 대책을 강구하면서 대학생활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학생들 역시 ‘작년에는 모든 수업이 온라인이었기 때문에 올해는 겨우 대학에 다닐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대학 측의 방식에) 화가 나고 어이가 없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교원과 학생들의 비난여론이 거세지고 공중파 뉴스에도 소개되며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미에대학은 코로나 이후 현재까지 캠퍼스 안에서만 네 번의 집단감염이 발생했던 탓에 학생들에게 긴급사태선언의 심각성을 심어주는 것이 주 목적이었다고 밝히며 서약서 제출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이번 달 11일 발표했다.

 

그럼에도 세간의 비난은 잦아들지 않았고 결국 대학에 대한 폭파협박으로까지 발전했다. 미에대학은 홈페이지 상의 긴급공지를 통해 임상실습을 제외한 5월 27일의 모든 수업을 휴강하고 캠퍼스를 일시 폐쇄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전날 대학으로 ‘5월 27일 정오에 귀 대학을 폭파시키겠다’는 협박성 이메일이 도착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폭파예고 당일에는 특별한 사건, 사고가 발생하지 않아 놀란 가슴을 쓸어내린 모양새지만 학부모와 시민들의 항의전화는 계속되고 있어 서약서에서 시작된 나비효과는 당분간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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