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 박기태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2대 주주 국민연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한항공 사내이사 재선임에 성공했다. 재선임 찬성률은 82.84%로 압도적이었다.
대한항공은 26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조원태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주총에는 위임장 제출을 포함해 주주 177명이 출석했다. 의결권 있는 주식 총수는 56.91%(9978만주)였다.
이중 국민연금은 조원태 사내이사 재선임, 임채민 사외이사 재선임 안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다.
앞서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탁위)는 지난 23일 "(조 회장) 이사 선임으로 인해 아시아나 인수계약 체결과정에서의 실사 미실시, 계약상 불리한 내용 우려 등 주주권익 침해 행위에 대한 감시 의무가 소홀해질 가능성이 있다"며 반대 의결권 행사를 결정한 바 있다.
하지만 국민연금이 가진 대한항공 지분율 8.52%로만으로는 실제 제동을 걸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대한항공 최대 주주인 한진칼(29%)과 특수관계인, 우리사주(6%) 등을 합치면 조 회장의 우호 지분은 40%에 달한다.
이날 주총에서는 임채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사외이사 선임과 김동재 연세대 교수의 사외이사 재선임 안건도 국민연금 반대에도 주총 문턱을 여유 있게 넘었다.
이 외에 김세진 한국펀드평가 대표, 장용성 한양대 경영대학 특임교수, 이재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의 사외이사 선임도 가결됐다.
이날 대한항공 지주사인 한진칼도 의결권 있는 주식 총수 90.89%가 참여한 가운데 서울 중구 한진빌딩에서 주총을 가졌다.
한진칼 주총에서는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의 분리 △이사회의 동일 성(性) 구성 금지 △이사회 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위원회 설치 등 KDB산업은행의 주주제안이 모두원안대로 가결됐다.
또 최방길 한국금융투자협회 자율규제위원장, 한재준 인하대 글로벌금융학과 교수, 김효권 법무법인 퍼스트 대표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신규 사외이사는 산은이 한진칼 투자 후속 조치를 위해 출범한 통합위원회의 심의 이후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 자매사인 진에어도 이날 주총을 열어 황찬현 법무법인 클라스 대표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하고, 발행 가능 주식 수 확대와 감사위원회 구성 등의 정관 변경을 완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