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窓] LG-SK 배터리 전쟁 ITC 판정 거부권 쥔 바이든, SK투자 유치 조지아주에 은혜 갚을까
정승원 기자 입력 : 2021.02.15 07:13 ㅣ 수정 : 2021.02.15 09:23
지난해 대선과 올초 상원의원 결선투표서 모두 민주당에 승리 안겨준 조지아주 바이든에 거부권 호소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판정으로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간의 배터리 소송이 LG측의 완승으로 끝날 것처럼 보였으나 지난해 미국 대선과 올초 상원의원 결선투표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을 적극 밀어준 조지아주의 적극적 개입이 막판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SK로부터 배터리를 공급받기로 한 포드와 폴크스바겐 역시 전방위적으로 양사 합의를 촉구하고 나섰다.
공화당 소속 브라이언 캠프 조지아주 주지사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한 ITC의 분쟁 판정 결과를 뒤집어달라고 요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지난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켐프 주지사는 성명을 통해 이번 결정 때문에 조지아에서 진행되는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촉구했다.
켐프 주지사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요구한 것은 SK이노베이션이 약속한 3조원 가량의 투자가 차질을 빚어 최대 6000여개의 일자리를 잃을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으로 보인다.
그는 조지아주 잭슨 카운티에 있는 26억 달러 규모의 SK이노베이션 공장에 대한 장기적인 전망이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공장은 폴크스바겐과 포드에 공급할 배터리를 생산하기 위한 곳이다,
조지아주의 적극적 개입이 막판 변수로 떠오른 것은 조지아주가 갖는 정치적 상징성 때문이다.
조지아주는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에서 바이든이 힘겹게 승리한 곳이다. 남부에 위치한 조지아주는 전통적으로 공화당 텃밭으로 자리매김했으나 지난해 대선에선 49.51% 대 49.25%로 바이든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제치고 힘겹게 승리하면서 선거인수 16명을 가져갔다. 대선에서 민주당이 조지아주에서 승리한 것은 지난 1992년 빌 클린턴 이후 28년만에 처음이다.
올초 벌어진 상원의원 결선투표에서도 조지아주는 예상을 깨고 2석 모두 민주당에 승리를 안겨줘 바이든으로 하여금 백악관, 상하원 모두를 민주당이 휩쓰는 블루웨이브를 완성하게 해준 곳이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미시건주에 이어 아이오와주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중인데, 아이오와주는 두 번의 대선에서 모두 공화당 후보가 승리한 공화당 강세 지역이다.
지난해 대선에서 아이오와주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53.09%라는 압도적 지지를 보여줬다. 2016년 대선에서도 트럼프는 이곳에서 51.15%를 얻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제치고 승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ITC 결정이 공공의 이익을 침해한다고 판단할 경우, 판결 60일 이내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