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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의 조원태 백기사 자청은 항공산업 살리는 '차선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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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원 기자
입력 : 2020.11.26 20:07 ㅣ 수정 : 2020.12.03 09:30

항공산업 16년 경력인 대한항공 조원태 회장은 양사 살리기 위한 적합 인물이지만 아시아나항공 인수의 첫 과정에서 남은 주주들과의 대화가 필수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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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이채원 기자] KDB산업은행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한다고 밝히면서 민감한 논란에 직면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백기사'를 자초한다는 의혹이 그것이다. 

 

인수 거래구조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대한항공의 모회사인 한진칼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5000억원을 투입하고 30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를 인수하며 총 8000억원을 들인다. 한진칼의 10.6%의 지분을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산은에게 자금을 받은 한진칼은 유상증자대금으로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30.77%)을 사들임으로써 아시아나를 인수하게 된다. 

 

산업은행 시나리오는 조원태 백기사?

 

이러한 인수 시나리오는 두 가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첫째, 유상증자 이외에 한진칼의 자금은 별도로 들어가지 않는다. 조원태 회장이나 대한항공이 보유한 자본은 한 푼도 투입되지 않는 것이다.  유상증자도 어차피 다른 사람의 자본을 끌어들이는 것이다. 

 

둘째, 현재 조회장은 KCGI(강성부펀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건설 등으로 구성된 한진칼의 ‘3자 주주연합’과 경영권 싸움을 하고 있다. 이 상황 속 산업은행이 가지게 되는 10.6%의 한진칼 지분이 조원태 회장을 향한다면 산업은행이 조 회장의 경영권까지 보장해주는 시나리오다. 산은의 딜이 ‘국채로 조원태 밀어주기’라는 비난을 받는 이유다.

 

따라서 한진칼의 ‘3자 주주연합’은 산은의 시나리오 무산을 위해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한 상태이다.  12월 초에 결과가 나온다. 법원에서 3자 주주연합의 손을 들어준다면 이번 협상은 무효가 된다.

 

그러나 산업은행이 대한항공과 조원태를 밀어줄 수 밖에 없었던 속사정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3자연합 보다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 살리는 '차선책'

 

코로나 사태가 끝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부채만 12조원 규모인 아시아나의 리스크를 감당하겠다고 나서는 기업은 없었다. 따라서 산업은행은 부도 직전의 아시아나도 살리고 항공산업도 살리는 방안을 대한항공에게서 찾은 것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대한항공 외에도 5대 그룹에 접촉을 해봤으나 모두 거절을 했고 대한항공만 수락을 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양사의 직원들은 코로나 사태의 위기 극복을 위해 유·무급 휴직으로 버티는 중이다. 두 항공사의 일자리 수를 합치면 10만명에 달한다. 항공산업의 몰락은 10만명의 몰락과도 같다. 

 

그런데 3자연합의 KCGI(강성부펀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건설은 독자적으로 항공산업 경영을 해본 적이 없다. 반면 조원태 회장은 대한항공에 2004년 입사해 2006년부터 임원으로 활동하면서 16년 동안 항공업 경영능력을 축적해온 인물이다.

 

더욱이 3자연합의 중심축인 KCGI는 투자수익을 극대화하는 게 존립 목표인 사모펀드이다. 양대 항공사의 고용안정을 위해 조 회장측보다 노력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도덕성도 그렇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땅콩 회항 사건'으로 국민적 비난을 받았던 인물이다. 

 

요컨대 산업은행의 이번 딜은 코로나 19로 인해 위기에 놓인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 모두를 살리는 단 하나의 차선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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