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변혜진 기자] KB금융지주(회장 윤종규)와 신한금융지주(회장 조용병)가 각각 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하면서 올해 리딩금융 타이틀을 누가 차지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금융업계에서는 일회성 비용 규모보다는 비이자이익 및 비은행 부문에서 리딩금융 승부가 가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일회성 비용 요인의 영향이 적어진 것은 신한금융에 보다 긍정적으로 작용하게 된다. 다만 비이자이익 부문 등에서는 양대 금융지주가 3분기에 이어 남은 하반기에도 각축전을 벌이게 될 전망이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올 3분기 나란히 분기순익 1조원 시대를 열었다. 3분기 당기순이익만 보면 KB금융이 219억원 앞섰지만 올해 1~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신한금융이 722억원 차로 앞서고 있다.
KB금융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1666억원으로, 직전분기 대비 18.8% 증가했다. 신한금융은 같은 기간 31.1% 증가한 1조1447억원을 기록했다.
■ 남은 하반기, 대손충당금 등 일회성 비용 영향은 감소…신한금융에 ‘호재’
우선 일회성 비용 요인이 점진적으로 약해지는 것은 신한금융에 호재다.
앞서 신한금융은 사모펀드 사태 분쟁이나 코로나19 등을 대비한 대손충당금을 2분기에만 3000억원대 적립한 바 있다. 반면 금융사고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던 KB금융은 2000억원 규모의 충당금을 쌓았다.
이들 금융그룹의 3분기 누적 충당금은 신한금융 1조504억원, KB금융 7543억원이다. 여전히 신한금융의 비용 규모가 크지만 3분기에 쌓은 충당금 격차는 130억원 정도로 좁혀졌다.
업계에 따르면 연말 충당금의 경우 두 금융지주 모두 보수적으로 쌓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일회성 비용은 두 금융지주의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3분기 비이자이익 규모, 신한금융이 앞섰지만 성장세는 KB금융/ KB금융, 푸르덴셜생명 수익 반영 기대 vs 신한금융, 글로벌 비이자이익 두각
결국 KB와 신한의 리딩금융 당락을 결정지을 주요인은 비이자이익 및 비은행 부문 실적이 될 전망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올해 코로나 사태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었던 금융지주들의 공통점은 다변화된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었던 것”이라며, “해당 부문에서 호실적을 거두는 금융지주가 리딩금융 주도권을 잡게 될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이자이익 부문의 경우 증가폭은 KB금융이 앞섰으나, 규모 면에서는 신한금융이 우위를 점했다.
KB금융의 3분기 누적 비이자이익은 2조10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1%(3376억원) 늘었다. 이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인 것은 중권업수입수수료였다. 지난해보다 83.2%(2672억원) 급증한 5884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은 2조7119억원의 비이자이익을 거뒀으며, 이는 전년 동기보다 4.8%(1252억원) 증가한 수치다. 단순 이익규모 면에서는 KB금융보다 6087억원 더 많았다.
양대 금융지주의 비은행 계열사 실적도 큰 성장세를 보였다.
KB증권은 주식시장 호황에 힘입어 3분기 누적기준 338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50.6%(1138억원) 급증한 수치다. 수탁수수료가 약 2440억원, IB수수료가 약 290억원 증가하는 등 증권업수입수수료가 큰 폭으로 늘어났다. KB국민카드 역시 자산건전성이 개선되면서 직전분기 대비 11.9%(97억원) 늘어난 당기순이익 914억원을 기록했다.
같은기간 신한카드는 14.4%(591억원) 늘어난 누적 당기순이익 4702억원을 기록했다. 신한캐피탈의 경우 제2금융권 대출 성장 등으로 누적 당기순이익(1350억원)이 36.1%(359억원) 늘었다. 신한생명(1713억원) 역시 56.0%(615억원) 증가한 1713억원을 기록했다.
향후 KB금융의 경우 100% 자회사로 편입한 푸르덴셜생명의 수익이 그룹 실적에 본격 반영될 예정이다.
신한금융은 글로벌 비이자이익 부문 성장세가 두드러진만큼 하반기에도 기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올 3분기 신한금융은 글로벌투자(GIB·Group & Global Investment Banking Group) 부문에서 전년 동기 대비 1273억원 증가한 6494억원의 영업이익을 쌓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