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 카드론 평균금리 하락의 진실, 저신용자 갈 곳은 3개 카드사
[뉴스투데이=이채원 기자]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신용대출이 급증하자 금융당국은 리스크 관리를 지시했다. 따라서 은행권은 대출 금리를 올리는 등 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하지만 오히려 중·저 신용등급 이용자가 많은 카드론의 대출 금리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등급 낮은 금융소비자들의 금리가 인하됐다는 이야기일까.
그렇지 않다. 뉴스투데이가 취재한 결과에 따르면, 롯데·삼성·신한·KB국민카드는 고신용자의 금리를 낮추고 저신용자의 금리는 높였다. 우리카드는 고신용자, 저신용자의 금리를 모두 낮췄지만 중신용자 금리는 높였고 하나·현대카드는 고신용자의 금리는 높이되 저신용자의 금리는 낮췄다.
■ 현대카드 제외한 6개 카드사는 '친서민 금융'?
여신금융협회의 공시에 따르면 9월 7개 카드사(롯데·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의 카드론(장기대출) 금리가 평균 13.6%를 기록하며 전달에 비해 0.08%P 하락했다.
7개 카드사 중 현대카드를 제외하고는 8월보다 카드론 대출금리가 낮아졌다. 롯데카드는 14.12%에서 14.03%로 0.09%P 하락했으며 삼성은 0.27%P, 신한은 0.09%P, KB국민은 0.2%P, 우리는 0.02%P, 하나는 0.06%P 떨어졌다. 평균금리가 하락한 것으로만 보면 이들은 모두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서민들에게 낮은 금리를 베푸는 ‘친서민’ 카드사다.
하지만 그 내막을 들여다 보면 평균 금리하락은 중·저 신용자를 위한 결과가 아니었다. 주요 카드사들은 고신용자의 금리를 낮추고 저신용자의 금리를 높였고 그래서 결국 평균금리가 하락했던 것이다.
■ 롯데·삼성·신한·KB국민, 고신용자 금리 낮추고 저신용자 금리 높여
롯데·삼성·신한·KB국민카드가 이에 해당한다. 신한카드는 그 하락폭과 상승폭이 가장 높다. 신한카드의 1~3등급 신용자 대출금리는 9월 10.97%로 8월(12.23%)보다 1.26%P 낮았다. 7~10등급 신용자는 9월 18.54%를 기록했고 8월(17.76%)보다 0.78%P 올랐다.
삼성카드와 롯데카드, KB국민카드도 1~3등급 신용자의 금리를 낮췄고 그 하락폭이 각각 0.49%P, 0.09%P, 0.2%를 기록했다. 이들도 7~10등급 신용자의 금리는 높였다. 저신용자 금리 상승폭은 0.2%P, 0.33%P, 0.24%P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마다 고객들이 편중되어 있는 신용등급이 달라서 매겨지는 등급도 차이가 날 수 밖에 없고 부실 위험이 적은 고객의 비중을 늘려야 리스크 차원에서 감당이 가능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 우리카드, 고신용자와 저신용자 금리 모두 낮췄지만 중신용자 금리 높여
하지만 우리카드의 경우에는 조금 달랐다. 고신용자의 대출금리가 눈에 띄에 낮아졌지만 저신용자도 함께 낮아졌기 때문이다. 우리카드의 1~3등급 신용자의 금리는 9월 8.7%를 기록했고 8월 9.56%보다 0.86%P 낮아졌다. 이는 7개 카드사 고신용자 금리 중 가장 낮은 수치이기도 하다.
7~10등급 신용자의 금리 또한 낮췄다. 8월 18.91%에서 9월 18.83%로 0.08%P 줄었다. 하지만 그 외에 4,5.6등급 신용자의 금리는 각각 0.98%P, 1.17%P, 0.32%P 높였다.
이에 우리카드 관계자는 “9월에 우카 마이너스론 상품을 선보였고 이상품이 3등급 이상 고신용자를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고신용자의 금리가 낮게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하나·현대카드, 고신용자 금리 높이고 저신용자 금리 낮춰
부동산이나 자금시장으로 향하는 대출은 규제하되 코로나19로 인한 생계형 대출은 막지 말라는 당국의 지시에 가장 부합하는 카드사는 하나카드와 현대카드다.
현대카드는 7개 카드사 중 유일하게 9월 카드론 평균금리가 8월보다 올랐다. 고신용자의 금리는 올리고 저신용자의 금리는 낮췄다. 현대카드의 7~10등급 신용자 금리는 8월 19.25%에서 9월 19.10으로 0.1%P 줄어든 바 있다.
하나카드의 1~3등급 신용자 금리는 9월 12.05%로 8월(11.98%)보다 0.07%P 올랐다. 반면 7~10등급 신용자의 금리는 같은 기간 15.75%에서 15.44%로 0.31%P 내려갔다.
이에 대해 하나카드 관계자는 “고객분들의 상황에 따라 부실을 측정하고 금리를 매기는 시스템이라 금리가 변동 된 것이 큰 이유는 없지만 저신용자 부분에서는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 다른 곳에서 대출을 받지 못하는 저신용자를 위한 배려차원인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