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보연 기자 입력 : 2020.03.13 09:30 ㅣ 수정 : 2020.03.13 09:59
바야흐로 ‘유튜브’ 시대다. 다양한 정보가 넘실대는 영상의 바다는 남녀노소, 개인과 기업, 직종을 불문하고 거대한 미디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무수한 영상의 홍수 속에서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콘텐츠로 눈길을 끄는 유튜브 채널들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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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염보연 기자] 이번에 소개할 유튜브는 ‘크림히어로즈’다. ‘크림히어로즈’는 국내 1위 고양이 채널이다. 2017년 개설되어 10일 기준 구독자 380만명 돌파, 동영상 848개, 총 조회수 1,010,453,345회를 기록했다. 7마리의 고양이와, 주인인 ‘크집사’, 영상 도우미 ‘편집고양이’가 함께 만들어가고 있는 고양이시트콤 채널이다. 한국을 넘어 해외팬들의 사랑까지 받고 있는 ‘크림히어로즈’ 채널에 대해 알아보자.
▶개발자 ‘크집사’, 회사와 고양이들을 통째로 인수
크림히어로즈는 원래 IT 기업인 라이크랩에서 운영한 채널이었다. 초대 멤버는 티티, 디디, 코코, 모모. 이후 회사 사정으로 고양이들이 버려질 처지가 되자 당시 직원이던 크집사가 고양이들을 직접 입양하고 회사도 인수했다. 이후 크집사가 채널을 운영하고 있으며, 츄츄, 루루, 라라가 합류하여 지금의 멤버가 완성됐다.
▶미식회·상황극 등 콘텐츠 차별화로 독보적 성장
보통 반려동물 채널들은 어느 정도 구독자 수가 쌓인 이후 정체기가 온다. 하지만 크림히어로즈는 매년 구독자 백만 단위를 바꾸며 성장해왔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귀여운 고양이가 일곱 마리나 되는 것도 이유겠지만, 다른 장점도 보인다.
우선 크집사는 오랜 기간 고양이를 돌봐온 경력 집사다. 고양이를 돌보는 기술이 능숙할 뿐만 아니라, 마치 유치원 선생님같은 목소리 톤과 말투로 고양이들을 달랜다. 영상 분위기가 마치 고양이 유치원을 보는 것 같다.
고양이마다 캐릭터를 만들어 하는 더빙과 상황극을 연출하는데, 아기자기하면서도 유머러스한 입담을 자랑한다. 자막을 통해 보는 해외 구독자들도 감탄할 정도. 고양이와 구독자를 배려하는 신중한 마인드도 친밀함을 준다.
두 번째로 풍부한 기획 콘텐츠다. 창작 고양이밥을 만드는 크림미식회, 고양이 미용을 담은 크림에스테틱, 크림목욕탕, 고양이를 여러 상황에 처하게 하고 반응을 보는 크림연구소, 크림놀이터 & 패션쇼, 몸이 약한 루루에게 영양제를 먹이고 운동시키는 슈퍼 야옹 프로젝트, 크집사가 술을 마시는 오늘도 고양이랑 한잔 등 다양하다.
이렇게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것은 팀이기 때문이다. 촬영과 편집 담당, 댓글 관리 및 굿즈 이벤트 담당자들이 따로 있어서 큰 규모의 채널에서만 가능한 콘텐츠를 만들어낸다.
세 번째는 배려심이다. 큰 채널을 3년 간 운영하면서 크고 작은 문제들이 있었다. 굿즈 품질관리 논란, 고양이 산책문화 책임론 등이 그 예다. 이때마다 크집사는 늘 겸손하고 책임있는 태도로 대처해 상황이 악화되지 않았다.
대형채널인 만큼 사회에 미칠 악영향에도 주의를 기울인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것은 행복하지만 어려움도 많아요. 입양은 신중하게 생각해주세요.” 무책임한 입양을 하는 일을 막기 위해 영상 끝마다 다는 고정멘트다.
외국어 뿐 아니라, 청각장애 시청자를 위한 한글 자막도 지원한다.
일곱 마리의 고양이와 귀엽고 따뜻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크림히어로즈’ 영상을 소개한다.
▶국가가 허락한 마약, 30만원짜리 미친 캣닢파티
캣닢은 고양이가 좋아하는 풀이다. 크집사는 작은 고양이집에 30만원 어치의 캣닢을 쏟아부었다. 방에 들어가자마자 바닥에 흩어진 풀 위로 배를 깔고 눕거나 데굴데굴 구르는 고양이들. 실컷 놀고 널브러지며, 한가롭게 즐긴다. 보송보송한 몸을 편안하게 누인 채 만끽하는 모습은 보는 이도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한다.
충분히 놀게 한 다음 청소를 하는데, 마스코트 디디만이 캣닢 부스러기를 깐 채 고양이집에서 비키지 않는다. 폭신폭신한 몸을 말고 끝까지 버티는 디디를 “둔둔이(디디 별명) 자리예요”라고 다정하게 어르는 크집사의 목소리로 마무리된다.
▶고양이들 난리난 창작 요리! ‘츄르케이크’ 레시피
고양이미식회에서 크집사의 창작요리 ‘츄르케이크’를 선보였다. 츄르는 짜먹는 고양이 간식으로 생선맛이 난다. 크집사는 크레이프를 부쳐 츄르를 크림으로 발라 여러장을 쌓는 방식으로 케이크를 만든다. 요리하는 내내 주변을 뒹굴고 방해를 하는 고양이들의 모습이 사랑스럽다. 요리과정 내내 케익을 탐내던 디디는 “앉아, 기다려”를 알아듣는 것 같은 영특함도 보였다. 하지만 정작 완성된 케이크를 혼자만 외면하면서 종잡을 수 없는 매력을 뽐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