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가 SNS에 학대 동영상 올려 일파만파
(뉴스투데이/충칭특파원=강병구 기자) 한동안 한국사회를 분노에 휩싸이게 했던 ‘인천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과 유사한 사건이 최근 중국에서도 발생해 논란이 되고 있다.
사건은 지난 21일 푸젠(福建)성 촨저우(泉州) 난안(南安)시의 한 유치원에서 한 학부모가 유치원 교사가 칼로 자신의 아들을 베며 학대하는 모습의 CCTV영상 캡쳐화면을 온라인상에 올리며 순식간에 논란이 중심이 됐다고 왕이망이 22일 전했다.
해당 원생의 학부모는 지난주 금요일 저녁 자신의 네살배기 아들을 씻기다가 아이의 몸에서 아동학대로 인한 상처로 의심되는 상처(피멍)을 발견하고 다음날 즉시 다른 학부모와 함께 유치원으로 가 CCTV 영상을 확인했다고 왕이망은 전했다.
CCTV속의 영상에서 문제가 된 한 유치원 선생님이 남자 원생을 미술용 칼로 베는 듯 하는 행위가 포착되자 화를 참지 못한 학부모는 즉시 휴대폰으로 사진을 촬영해 온라인상에 올렸다.
뿐만 아니라 학부모 왕모씨가 자신의 웨이신 모멘트에 CCTV 화면을 올리자마자 일부 누리꾼들이 영상속의 송모 선생의 사진과 신상을 올려 사건은 삽시간에 웨이보 상에 퍼진 상태다.
이 과정에서 송모 선생에 대한 ‘마녀사냥’식 비난은 물론이고 해당 유치원은 정식 유치원 인증을 받지 않은 ‘무허가’ 유치원임으로 밝혀져 현재 논란이 되고 있다.
하지만 유치원 측은 “결코 학대행위는 없었으며 당시 상황은 아이가 낮잠시간에 잠을 자지 않고 있다가 다음 미술시간을 준비하던 송모 선생에게 적발되어 잠을 자러 가라고 말한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고 중국청년망이 22일 보도했다.
이 사태가 SNS를 중심으로 일파만파 커지자 해당 지역 난안시교육국은 성명을 내고 사건이 발생한 유치원에 대한 조사를 취한 결과 “송모 선생은 칼로 아이를 베지 않았으나 칼을 들고 아이를 대한 것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행위로 해당 유치원과 선생에 대한 반성과 원생 부모에 대한 사과를 하도록 지시할 것”이라고 전하며 현재까지 추가조사중인 것으로 중국청년망이 전했다.
바늘 학대, 공포영화 강제시청 등 매년 발생하는 어린이 학대…사회문제로 떠올라
사실 중국에서 어린이 학대는 매년 발생하는 사회문제로 인식 된 지 오래다. 지난해 4월에는 베이징 스징산취(石景山区)의 한 유치원 여교사가 아이들을 바늘로 찔러 학대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었다.
스징산 구청민주(古城民族) 유치원 샤오반(小班)에 다니는 아동 여러 명이 지난 3월초 유치원 교사로부터 날카로운 바늘에 온몸 여기저기를 찔려 상처를 입었다. 유치원 여교사는 “절대로 부모님께 알려선 안됀다”고 신신당부까지 했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준바 있다.
이밖에도 지난 2월에도 산동지역 유치원에서 한 여교사가 20여 명의 유아들을 바늘로 학대한 사실이 밝혀져 사회 여론이 들끓은 바 있다. 2011년에는 아이들에게 수위가 높은 공포영화를 강제로 시청하게 한 사건이 발생해 큰 논란이 된 적도 있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우리의 애정이 기만당했다", "현재의 중국 유치원들은 아이들을 모두 돈벌이 수단으로만 생각한다"라며 일부 유치원들의 그릇된 인식을 비난하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어린이집 학대에 대한 경각심과 관련 보호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주를 이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