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령 여성들 일터 복귀 증가 VS 청년 실업률 12.5%로 역대 최고치
(뉴스투데이=이태희 편집국장) 우리나라 ‘자식 세대’들의 실업률은 가파르게 상승하는데, ‘부모 세대’들의 일터 복귀는 활발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전업주부가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여 일터에 복귀하는 여성들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추세는 50~60대 여성의 활발한 경제활동 재개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월 청년 실업률이 12.5%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한국 여성들이 고령사회를 대비하기 위해 다시 일터에 복귀하는 새로운 추세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재취업에 나선 중. 고령 여성들은 열악한 고용의 질과 여성가족부 등 관련 정부부처의 미온적 대응으로 인해 제 2의 인생을 설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21일 발표된 통계청의 경제활동 인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경제활동을 하지 않은 여성인 전업주부는 708만5000명으로 전년 대비 0.8% 포인트인 5만8000명이 줄었다. 전업주부 수는 2014년에도 전년 대비 2.1% 포인트인 15만 5000명이 감소했었다.
따라서 집안 일과 아이 키우기에 전념하는 전업주부가 2년 연속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전업주부는 관련 통계조사가 시작된 2000년부터 2013년까지 13년 동안에 638만 명에서 730만 명으로 총 91만4000명이 증가해왔었다.
특히 올해 1∼2월 조사에선 전업주부가 2015년도 같은 기간보다 1.2%인 9만3000명이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전업주부 감소추세가 더욱 강화되고 있는 셈이다.
■ 일하는 여성, 60대 6.7%포인트, 50대 4.7% 포인트 증가
일하는 주부가 늘어난 데는 중.고령층 여성들이 다시 재취업 전선에 나선 것이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이 지난 해 발표한 ‘2014년 하반기 지역별 고용조사 부가항목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1182만 5000 가구 중 맞벌이 가구는 43.9%인 518만 6000가구로 전년보다 2.6% 포인트(13만 1000가구) 증가했다.
세대별 증가 비율은 고령층 맞벌이 가구일수록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60세 이상은 전년 대비 6.7% 포인트 증가한 93만 4000가구였고, 50대는 4.7% 포인트 늘어나 168만 5000가구로 각각 집계됐다.
40대 맞벌이 가구는 0.2% 포인트의 미미한 증가율을 보였고, 30대와 15∼29세는 인구 감소 등의 영향으로 중.고령층 여성과는 달리 0.4%와 7.1% 포인트씩 각각 줄었다.
■ 여성가족부는 청와대에 보고한 여성창업지원금 집행 계획도 몰라
그러나 재취업에 나선 한국 여성들은 열악한 근무환경 및 급여수준을 감내해야 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아들이 대학에 입학 한 후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는 주부 K모씨는 “주변에 다시 취업한 엄마들이 대부분 대형마트 캐셔나 식당의 종업원 등으로 나가고 있다”면서 “명문대학을 나오거나 좋은 직장에 다녔던 사람들도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잡지 못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부 P씨는 “기업이나 사회단체의 소비자 여론 조사 설문을 돌리는 일을 하고 있다”면서 “나이든 주부들이 다시 일을 하는 것은 시대적 추세이지만 그에 걸 맞는 고용의 유연성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다시 일터에 나선 ‘경력 단절 여성’을 위한 기업과 정부의 지원이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정부의 여성 취업 및 창업 지원이 보여주기 식 정책에 머무른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또 다른 주부 K모씨는 “연초에 여성 가족부가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여성 창업지원금 100억원을 집행한다는 기사를 보고 여성 가족부에 전화를 걸었다”면서 “하지만 담당 공무원은 100억원을 어떻게 집행하는지에 대해 고용노동부에 문의하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여성가족부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를 했지만, 구체적 정책 집행 내용은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