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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로 살펴본 미래④

이세돌이 로봇 알파고와 재대결하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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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원
입력 : 2016.03.16 18:08 ㅣ 수정 : 2016.03.17 09:08

▲ 구글 딥마인드의 아자 황 박사 [사진출처=구글]
 
(뉴스투데이=황진원 기자) 이세돌9단과 늘 마주앉았던 그 남자는 한국에서 스타가 되었다. 알파고의 대리인 역을 맡아 이세돌9단과 세기의 바둑대결을 치뤘던 구글 딥마인드의 아자 황 박사를 두고하는 말이다. 

다섯번의 대국기간중 네티즌들은 아자 황 박사에게 ‘친알파’, ‘알파고의 노예’ 등 각종 수식어를 붙이며, 항상 무표정으로 일관하던 그의 모습들을 이용한 패러디를 쏟아냈다. 아자 황 박사를 알파고의 대리인이 아니라 알파고의 실제 모습으로 착각해 ‘알파고, 사람처럼 잘 만들었네’ 라는 우스갯소리의 메신저 내용이 퍼진 것 또한 이번 대국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높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여기에는 아자 황 박사를 대리인 삼아 대국을 치룰 수 밖에 없었던 알파고의 안타까운 한계점이 작용했다. 차라리 사람처럼 생긴 로봇 알파고가 치열하게 바둑돌을 내려놓았다면 이세돌은 실체가 보이지 않는 인공지능과 고독하게 싸웠던 아쉬움을 덜 수 있었을지 모른다.  
 
■ 형체없던 인공지능, 로봇의 육체를 빌리다
 
알파고는 인공지능의 놀랄만한 진화를 보여주는 동시에 대리인의 육체를 빌려야하는 한계를 노출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 세계가 인공지능의 두뇌와 로봇의 육체를 결합한 ‘인공지능 로봇’ 개발에 본격적으로 착수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의 인공지능은 머리를 쓰는 일에는 탁월하지만, 육체가 없어 실제 생활에서 활용되기에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인공지능의 엄청난 능력이 현실화 되면서 실생활에 필요한 인공지능 로봇 또한 빠르게 상용화될 조짐이다.
 
구글은 지난달 23일 유튜브를 통해 키 175㎝, 무게 82㎏의 로봇 ‘아틀라스’를 공개한 바 있다. 구글의 로봇 개발 자회사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공개한 이 영상에서 ‘아틀라스’는 눈 덮인 등산로를 넘어지지 않고 걷는가하면, 무거운 중량의 물건을 두 팔을 이용해 이동시키기도 한다. 로봇을 발로 차고 밀어내도 균형을 유지해 넘어지지 않으려했고, 실제로 넘어져도 스스로 일어나는 놀라운 모습 또한 보여준다.
 
▲ 구글의 로봇 개발 자회사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개발한 로봇 ‘아틀라스’ [사진출처=유튜브]
 
구글은 2013년 구조와 탐사 등에 활용할 로봇으로 ‘아틀라스’를 개발하기 시작해 계속해서 발전된 기능들을 선보이더니, 올해 기존 로봇들과는 전혀 다른 휴머노이드 로봇을 탄생시킨 것이다. 기존 로봇들이 딱딱하고 느릿느릿한 모습으로 인간 행동과의 유사점을 찾아 볼 수 없었던 것에 비해, ‘아틀라스’는 이족보행에 인간과 유사한 움직임으로 놀라운 변화를 선보였다.
 
실제로 ‘아틀라스’ 같이 인간과 가까운 형체와 동작을 뽐내는 휴머노이드 로봇에 인공지능을 결합한 인공지능 로봇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미국의 로봇 전문매체 로보틱스 비즈니스 리뷰(RBR)에 따르면, “향후 20년안에 인공지능 로봇의 적용분야가 확대되고, 가정에서도 로봇이 활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간과 인공지능 로봇이 한 지붕아래 사는 시대가 가까워진 것이다.
 
■ ‘인공지능 로봇’, 어디에 활용될까
 
알파고의 사례에서 보았듯이 인공지능 기술의 핵심은 ‘딥-러닝(deep-learning)’에 있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신경망을 본떠 만든 인공신경망을 통해 사물을 분별하는 이른바 딥-러닝 기술을 이용해 외부의 정보들을 스스로 학습하고 판단하는 능력을 가진다.
 
특히, 딥-러닝 기술을 통해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빠른 시간에 학습함과 동시에 활용함으로써 인공지능을 탑재한 로봇은 입력된 정보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닌, 자신이 터득한 정보롤 이용해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게 된다. 이미 인공지능 로봇은 교육, 의료, 금융, 법률, 유통, 제조 등 여러 가지 분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미국의 IT 업체 IBM의 인공지능 슈퍼컴퓨터 ‘왓슨’을 도입한 의료로봇은 미국의 MD앤더슨 암센터에서 전문의와 함께 암환자를 돌보고 있다. 의료진이 각종 임상 정보를 입력하면 왓슨은 환자의 상태와 치료법 등을 조언해주는 것이다.
 
‘왓슨’을 탑재한 로봇 변호사 ‘로스’는 음성 명령을 받으면 판례 등 법률 정보와 승소 확률 등을 보여준다. 골드만삭스의 금융분석 인공지능 ‘켄쇼’는 50만 달러의 연봉을 받는 전문 애널리스트가 40시간을 거쳐야 하는 작업량을 수분 내에 해치우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인간의 외형을 갖춘 ‘인공지능 휴머노이드 로봇’은 일반 로봇보다 적용 범위가 넓고, 기계 로봇보다 거부감이 적어 더 높은 활용가치를 보이고 있다.
 
일본 소프트뱅크가 왓슨을 탑재해 만든 감정인식 로봇 ‘페퍼’는 사람의 표정과 목소리 톤을 분석해 감정을 추정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페퍼는 현재 일본 네스카페에서 주문을 받고 상황에 맞는 안내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IBM은 지난 9일 호텔 프런트 직원으로 숙박객의 질문에 대답하고 업무를 습득하는 스마트 로봇 ‘코니’를 미국 버지니아 주 힐튼 맥린 호텔에서 시범 테스트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코니는호텔 숙박객과 상호 작용할 수 있고, 호텔 시설, 지역 관광 명소, 식사 시간 등에 대한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사진출처=Pixabay]
 
■ 아자 황 박사 모습 닮은 인공지능 로봇 가능할까
 
그렇다면 아자 황 박사를 로봇이라고 착각할 만큼 실제 인간과 유사한 인공지능 로봇의 개발은 가능한 일일까.
 
먼저 인간과 유사한 인공지능 로봇을 만들기 위해서는 감정과 정서의 영역을 느낄 수 있는 시스템의 개발이 핵심이다. 수많은 인공지능학자들이 기계가 인간과 소통할 수 있는 수준의 감정을 갖도록 하는데 연구를 집중하는 이유다.
 
미국 MIT 미디어랩은 인간 감성을 컴퓨터계산을 통한 모형으로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으로 1997년부터 감성컴퓨팅 연구를 시작해 컴퓨터가 사람의 표정이나 움직임 등을 통해 감정을 읽는 능력을 모방하는 기술을 개발 중에 있다.
 
로봇은 이제 인간의 영역이라는 예술분야에도 활용되고 있다. 미국 예일대에서 개발한 인공지능 로봇 ‘쿨리타’는 악보의 음계 조합을 분석해 작곡을 한다. 구글의 인공지능 ‘딥드림’은 올해 그린 추상화 29점을 9만7000여 달러에 판매했다. 인간만이 누릴 수 있다던 예술분야에도 로봇이 발을 들인 것이다.
 
그러나 과학계는 인간과 똑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는 로봇은 이론적으로만 가능할 뿐, 실용화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있다. 인공지능이 인간과 똑같은 감정과 판단을 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의식체계에 대한 알고리즘이 입력되어야 한다. 하지만 아직 인간의 의식체계에 대한 확실한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다.
 
젠리펑 구글 타이완 최고경영자 또한 이세돌 - 알파고의 대국에 앞서 “인공지능이 기계학습 방식을 통해 일부 영역에서 사람보다 높은 수준을 보이더라도, 다른 영역에서도 이러한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인공지능의 상용화는 아직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장병탁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또한 “인공지능이 인간 수준이 되려면 목표설정 자체를 기계가 알아서 할 수 있는 단계의 인공지능이 연구돼야 하는데 아직은 미비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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