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글 딥마인드 데미스 하사비스 대표 [사진출처=680news]
(뉴스투데이=황진원 기자) 인공지능 알파고가 지난 9일 시작된 세기의 바둑대결에서 이세돌9단을 연파함으로써 “이제 인공지능이 바둑을 넘어서는 경지에 올랐다”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렇다면 알파고로 대표되는 인공지능의 미래와 한계는 어디까지 일까.
당장 구글 딥마인드는 알파고의 다음 도전영역으로 전략 시물레이션게임인 스타크래프트를 지목했다. 제프 딘 구글 시니어 펠로우는 지난 9일 기자간담회에서 “구글 딥마인드팀이 게임을 테스트베드로 삼아 AI 훈련을 강화하는 중”이라며 “스타크래프트에 접목하는 방안도 고민 중인 것으로 안다”고 밝혀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바둑 다음 도전 영역은 스타크래프트
전문가들은 이와관련 인공지능에게 바둑보다 더 어려운 종목이 스타크래프트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경우의 수는 물론이고 스타크래프트에는 바둑에 없는 유닛(등장개체)컨트롤 개념도 등장한다.
또 손으로 마우스와 키보드를 조작해야하기 때문에 인간의 신체능력이 요구된다. 과연 알파고가 바둑을 넘었다고 해도 그런 능력과 조건까지 충족할 수 있을지 현재로선 의문이다.
결국 지금의 알파고 수준에다 직관능력과 민첩한 손놀림 정도는 보태야 스타크래프트에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제프 딘은 이에 대해 “스타크래프트는 전체 판을 다 볼 수 없고 이용자 시각 밖에서 이뤄지는 상황을 한꺼번에 이해하면서 플레이해야 하기 때문에 보드게임과는 다르다”며 “AI도 또 다른 능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알파고가 어느정도 직관력은 갖추고 있다는 견해도 있다.
김대식 KAIST 전자공학과 교수는 이세돌-알파고의 2국 대국후 “인간에게 있는 직관능력을 알파고가 학습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건 오해”라고 말했다.
김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과거에는 ‘기호적 인공지능’이라고 해서 세상의 사건을 언어를 통해 기계에 설명해줬는데, 알파고는 기호적 인공지능을 넘어 비정량적 정보까지 배울 수 있는 기계학습을 통해 기보를 갖고 바둑을 공부했다는 것이다.
인공지능의 미래에 대해서 김 교수는 “이번 바둑대결을 보면 알파고를 만든 사람의 생각보다도 알파고의 진화속도가 빠르다”면서, “인공지능의 기술이 어디까지 갈지를 예측하는 것 자체가 알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인공지능, 인간의 지적능력 대체하는 날 올 것
IT·과학계에서는 인공지능이 진화를 거듭하면 인간고유의 영역이 기계로 대체되는 날이 올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때문에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않다.
특히 인간의 고유영역인 지적 영역에서도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체하는 시대가 언제가 올 것이라는게 과학계의 지배적인 견해다. 지금의 무인기, 무인차 수준을 넘어 의료계에서 가장 수술을 잘하는 로봇의사, 월스트리트에선 가장 베팅을 잘하는 투자로봇이 나오고, 심지어 전투로봇이 전장을 누비는 날이 올 것이란 전망이다.
카이스트 바이오뇌공학과 정재승 교수는 “인공지능이 인간의 행동을 추론하고, 분석할 수 있는 틀이 데이터적으로 마련됐고, 앞으로 인공지능 시스템이 인간을 대신하는 분야에 진출할 가능성도 머지 않았다”며, 인공지능이 인간 삶의 영역에 들어올 날이 가까워졌음을 전망했다.
이어 “인공지능에 감정을 부여하는 알고리즘을 탑재한다면, 인간이 느끼는 감정 상태와는 종합적인 상황을 판단해 감정을 느끼는 일도 가능할 것”이라며 인공지능 영역의 가능성은 무한하다고 설명했다.
누가 인공지능 통제하나, 윤리논쟁 시작할 때
인공지능이 진화할수록 염려되는 대목은 악의적 용도로 쓰여질 때 인류는 더 불행하게 된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이 알파고의 등장을 계기로 인공지능을 둘러싼 윤리·법률·제도에 관한 토론과 논쟁을 전 세계적으로 시작해야 할 때라고 얘기하는 이유다.
이와관련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는 “인공지능 그 자체는 가치중립적”이라고 설명하며 “어떻게 이를 다수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윤리적으로 쓸지는 사회가 논의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인공지능을 진화시키는 것은 물론 인류번영을 위한 통제 역시 인간의 몫으로 남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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