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황진원 기자) 이세돌 9단이 구글 인공지능 로봇 ‘알파고’에게 설욕을 다짐했다.
9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이세돌 9단과 알파고와의 5번기 중 첫 대국에서 이세돌 9단은 알파고에게 186수만에 불계패를 당했다.
■ 이세돌 9단, “알파고 수 싸움 놀라울 정도”
이 9단은 첫 대국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질 것이라 생각 못했는데 너무 놀랐다”며, “경기 초반 포석 실패가 끝까지 이어진 것 같다”고 패배의 이유를 밝혔다.
이 9단은 알파고와의 경기 초반 7번째 포석부터 상변이나 우상귀가 아닌 우변으로 치우치는 강수를 택하며, 자신의 바둑 역사상 처음 사용하는 수를 들고 나와 알파고를 시험해보고자 했지만 결과적으로 악수가 돼 불계패하고 말았다.
이 9단은 “알파고가 내 수에 맞서 초반을 풀어내는 능력이 놀라웠고, 인간으로 치면 도무지 둘 수 없는 수를 두더라”라고 전하며, “알파고 개발자들에게 존경을 표한다”며 알파고와의 대국에 대한 느낌을 전했다.
그러나, 이세돌은 “알파고의 놀라운 수를 봤으니, 이제 승률은 5대 5가 아닌가 생각된다”며, 내일 있을 두번째 대국에서 설욕을 다짐했다.
그에 비해 알파고의 개발자인 데미스 하사비스는 SNS를 통해 “우리 팀이 너무나도 자랑스럽다. 훌륭했던 이세돌에게도 경의를 표한다”고 밝히며 승리의 감격을 전했다.
■ 인간의 패배, 전 세계도 놀라
인간과 로봇의 세기의 대결에서 이세돌 9단이 패배하자 경기를 지켜보던 바둑계와 더불어 전 세계 외신 또한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이창호 9단은 알파고의 안정적인 운영에 놀랍다는 반응을 내놓았으며, 이날 대국의 공개해설을 맡은 김성룡 9단 또한 “알파고는 경기 중 실수한 부분이 있는데도 냉정함을 유지하는 부분이 충격적이었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외신들 또한 이세돌의 패배 소식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AFP통신은 이세돌의 패배를 보도하며 “구글이 개발한 슈퍼컴퓨터가 한국의 바둑 최고수 이세돌에게 큰 충격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권갑용 8단은 “인공지능과의 첫 판 대결에 이세돌이 긴장했을 것”이라며, “이세돌의 최대 강점은 적응력과 면역력”이라며 다음 대국을 낙관적으로 평가했다.
한국의 네티즌들 또한 “다음 대국부터는 이세돌 다운 대국을 펼치길 바란다”며, “감동의 역전 드라마를 만들기 위한 패배일 뿐”이라며 이세돌을 응원하는 글들이 이어졌다.
알파고의 놀라운 실력을 몸소 느낀 이세돌이 마음을 다잡고 다음 대국을 설욕전으로 만들 수 있을지,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두번째 대국은 오는 10일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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