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인공지능간의 첫 대결서 인간 패배
(뉴스투데이=황진원 기자) 인간과 컴퓨터 간에 벌어진 ‘세기의 대결’로 불리우는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로봇 ‘알파고(Alphago)’간의 바둑 대결 1국에서 예상을 뒤엎고 알파고가 불계승을 거뒀다.
이 날 대국은 초반에 알파고가 승기를 잡았으나, 대국 중반에 알파고의 실수로 이세돌 9단이 우세를 잡는 듯 했으나 끝내 판세를 뒤집지는 못했다.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 알파고는 9일 오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이세돌 9단과의 역사적인 1국에서 지난해 10월보다 업그레이드된 기량을 선보이며 이세돌 9단을 꺾었다. 이로써 ‘5번기 대국’ 중 첫 번째 경기는 알파고가 첫 승을 신고했다.
초반 승기 잡았던 알파고의 기세 꺾지 못한 이세돌, 돌을 던지다
알파고를 대신해 딥마인드 프로그래머이자 아마추어 6단의 아자황이 백돌, 이 9단이 흑돌로 경기가 시작된 가운데, 이세돌 9단은 경기에 앞서 새로운 수가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조언대로 전형화 된 포석이 아닌, 새로운 전략을 들고나왔다.
이 9단은 7번째 포석부터 상변이나 우상귀가 아닌 우변으로 치우치는 강수를 택했다. 알파고의 데이터에는 없는 바둑 역사상 처음 사용하는 수를 들고 나와 알파고를 시험해보고자 했다.
이 9단의 새로운 전략으로 초반부터 공격적인 대국 상황은 계속 이어졌다. 그러나, 알파고 또한 이 9단의 전략에 흔들리지 않고 놀랄 만큼 좋은 대처를 통해 만만치 않은 기량을 선보이며 보는이들을 놀라게 했다.
인간 기사를 연상시키는 알파고의 심리전 주목
뿐만 아니라, 대국 중반을 넘어서면서 알파고는 일반 사람이라면 두지 않을 것 같은 수로 이 9단의 심리를 자극하기도 했다. 응수타진이나 흔들기를 통해 상대의 기술을 버티는 모습까지 보여줬다.
이세돌 9단 또한 대국 내내 계속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모습으로 알파고의 실력에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대국이 종반을 넘어서며 알파고의 실수로 이 9단이 3집의 이득을 보기도 했지만, 알파고의 완벽한 마무리로 이세돌 9단을 상대로 첫승을 거뒀다.
이날 알파고가 거둔 불계승은 바둑에서 계가를 하지 않고 승리를 거두는 것이다. 바둑은 게임 종료 이후 자기 집과 상대 집을 계산해서 더 많은 집을 차지한 측이 승리를 거두는 게임 방식이다. 이러한 과정이 계가이다.
그러나 5-10집 이상이 차이가 나는 것으로 판단되면 패색이 짙은 측이 돌을 던진다. 그럴 경우 계가 과정 없이 승자가 가려진다. 이날 이세돌 9단은 패배를 확인한 후 돌을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