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충칭특파원=강병구 기자) 중국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중의 하나인 볶음밥. 그 중에도 가장 으뜸으로 치는 장쑤성의 ‘양저우 차오판(扬州炒饭,양저우볶음밥)’은 중국을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일뿐더러 양저우시의 간판이다.
그러나 이 양저우 볶음밥은 각 지방마다 조리 기준법이 달라 그동안 논란이 되어왔다. 왜냐하면 양저우 볶음밥이라는 간판을 달고 그저 대충 양저우식 볶음밥을 따라하는 음식점들이 수두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드디어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양저우 볶음밥에 대한 논란이 ‘요리 기준’이 정식으로 시행됨에 따라 그동안의 논란이 종식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2일 양저우시 식품 품질 감독국이 제1회 양저우 볶음밥 초청회에서 ‘양저우 볶음밥’의 새로운 조리기준을 공식 발표했다. 감독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제부터 정식으로 승인되는 양저우 볶음밥은 쌀알의 색이 분명하고 맑고 투명해야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볶음밥의 색깔은 빨강, 초록, 노랑, 하얀색 그리고 주황색까지 명확하게 나타나야한다. 하물며 맛은 간이 적당하고 밥알의 굵기가 부드럽고 적당히 딱딱해야하며, 볶음밥 특유의 향기가 나야한다고 발표했다. 진정한 ‘양저우 볶음밥’의 새로운 기준은 고급 멥쌀, 신선한 달걀을 주재료로 쓰며, 물에 담가 불린 해삼, 익은 닭다리 살 등 8종류의 재료를 배합해 특정한 절차를 걸쳐 만들어야한다고 한다.
이번 요리기준 제정에 대해 감독국은 “양저우 볶음밥은 양저우시의 대표적인 음식이고 양저우시를 나타내는 이미지이다. 이번 요리기준이 제정된 이유는 양저우 볶음밥의 명성을 보호하고 더불어 양저우시의 이미지를 보호하기 위함”이라고 전했다.
또한 “양저우시의 볶음밥 관련 기준은 지난 2002년에도 발표된 적이 있었지만 당시의 요리기준은 어떠한 강제성도 없는 업계 표준의 단순 참고용”이었다고 덧붙였다.
양저우시 식품품질 감독국은 향후 이 새로운 요리기준을 지키는 외식업체에 “양저우 볶음밥 표준 제작 지정업체”라는 칭호를 수여하고, 만약 이 칭호를 얻은 업체들이 새로운 표준 요리기준을 따르지 않는다면 자격을 박탈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 사람들이 가장 먹기 무난한 볶음밥으로도 알려진 양저우 볶음밥은 중화요리의 대표적인 주식 중의 하나로 현재 해외 100여개 나라의 화교 음식점에서 양저우 볶음밥을 만들어 팔고 있다. 이미 양저우 볶음밥은 전 세계를 볶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런 표준 요리기준 제정을 두고 비난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요리란 요리사의 개성이 가장 진하게 묻어나오는 작업인데 과연 강제성 있는 표준을 만들면 과연 전 세계의 양저우 볶음밥의 맛이 다 똑같아 진다는 것인가?”에 대한 주장에 대해 양저우시 요리협회 관계자는 “요리를 한다는 것은 개성이 아주 뚜렷한 과정인데 요리사가 볶음밥을 만들 때 얼마나 창의적으로 만들게 되던 진정한 양저우식 볶음밥을 만들기 위해 우리가 중점적으로 봐야할 부분은 쌀의 선택, 재료의 선택, 입맛과 양저우시 이미지의 개선이다”라고 답했다.
이번 표준 요리기준 제정으로 이제부턴 전 세계 어디서라도 ‘계란의 향’, ‘밥의 향’ 그리고 ‘야채의 향’ 이렇게 3개의 영혼을 가진 양저우 볶음밥을 맛볼 수 있게 되는 날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