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정국 속 흔들리는 국내 증시…국내외 경제 지표 '예의주시'

김지유 기자 입력 : 2024.12.11 08:39 ㅣ 수정 : 2024.12.11 08:39

정치적 불확실성과 외국인 자금 이탈, 향후 한국 금융시장 리스크 확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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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freepik]

 

[뉴스투데이=김지유 기자] 국내 증시가 정치적 불확실성 속에서 변동성을 확대하고 있다. 현 탄핵 정국과 비상계엄 상황에서 향후 시장의 흐름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국내외 경제지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의 여파로 한국의 경제 성장률과 증시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지난 9일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보고서를 통해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8%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한국의 잠재성장률인 2%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로, 저성장 국면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최근 수출 둔화와 반도체 업황 부진이 지속되면서 경제 정책의 불확실성은 한국 기업의 실적 하락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

 

모건스탠리 역시 GDP 성장률을 기존 2.0%에서 1.7%로 하향 조정하며, 한국 주식시장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 축소'로 낮췄다. 모건스탠리는 "탄핵 정국의 장기화가 외국인 투자 이탈과 내수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뉴스투데이>와의 전화 통화에서 "우리나라는 과거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당시나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등의 유사한 상황들이 있었다"며 "당시에도 국내 금융시장은 국내외 요인과 종합적으로 반응하는 양상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상황은 외국인 투자 이탈 규모가 2004년과 대비해 급격하지 는 않은 편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안 연구원은 "향후 외국인 자금 이탈과 증시 및 채권시장 동향,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지표를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 혼란과 글로벌 시장의 상관관계정치적 불확실성은 국내 시장뿐 아니라 글로벌 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영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글로벌 주요국 내부 정치 사정이 악화되며 시장 경계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럽의 리더십 부재와 아시아 정치 불안이 국제 투자자들의 신뢰를 약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연구원은 "미국 중심의 선진국 증시는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친시장 정책과 통화 완화 환경이 시장 안정성을 뒷받침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탄핵정국의 영향을 길게 보며 차후 국내 주식 비중을 축소하고 선진국 증시 비중을 확대할 것을 조언했다. 글로벌 정치적 혼란이 장기적으로 지속되더라도 미국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과 기업 실적 모멘텀이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에서다.

 

이 연구원은 차후 채권시장에서 미국의 금리 하락 기조가 지속될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을 고려한 TIPS(물가연동채권) 투자가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향후 변곡점은 트럼프 관세 정책의 영향력과 중국의 통상 정책 변화 여부에 달려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관세정책이 전 세계 교역량 감소와 보호무역 심화로 이어질 경우 투자 심리가 차후 더 악화될 수 있으나 규제가 보편적 수준에서 그친다면 오히려 반사 이익을 얻을 가능성도 있다.

 

노 연구원은 “글로벌 자동차 산업을 예로 들어보면, 관세 부과 시 기업들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이 평균 17%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관세는 대부분 최종 소비자에게 전가되기 때문에 실제 영향은 추정치보다 낮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노 연구원은 “현대기아차의 경우, 미국 매출 비중이 높지만 관세 지역 내 생산 비중이 낮아 EBITDA에 미치는 영향은 2% 이하로 예상된다”며 “현재 국내 증시에 대해 과도한 비관론이나 낙관론 모두 지양해야 한다”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글로벌 시장과의 상관성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장기적인 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열어두고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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