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정국 '발등에 불…정부, 증시증안펀드 가동 기대감

황수분 기자 입력 : 2024.12.10 09:31 ㅣ 수정 : 2024.12.10 09:31

탄핵 정국, 코스닥 코로나 이후 첫 620선
개미들 투매 양상, 하향세 장기화 우려도
기재부 증시안정펀드 "언제든 가동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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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국내 증시 안정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이미지=freepik]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등 후폭풍이 거센 가운데 정부가 국내 증시 안정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다만 정부가 증권시장안정펀드(증안펀드) 가동 의지를 밝혔지만 실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고 투입할지에 관심이 몰린다. 증안펀드 실제 투입 시 시장 수급으로 인한 반등도 기대할 수 있어서다.

 

국내 시장은 변동성 확대에 따른 리스크 관리가 부각되고 있다. 특히 탄핵소추안이 부결되고 사태 수습에 대한 정치권의 이견이 확대되면서 정국 혼란이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게다가 반대매매에 대비한 선제적 매도, 국내 증시에 대한 실망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코스닥·코스피는 연중 최저치를 경신하는 등 연일 휘청인다. 당분간 증시 부진이 이어진 가능성을 높게 점쳐지면서 정부의 발빠른 금융시장 불안 해소 노력이 절실하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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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지수는 전장 대비 34.32포인트(5.19%) 내린 627.01로 마감했다. [사진=연합뉴스]

 


■ 韓 증시 ‘투심 냉각’…개인 투매 양상 우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가 또다시 급락했고 투자심리 냉각되면서 코스피·코스닥은 전일 각각 2.8%와 5.2% 하락 마감했다. 장중에는 양 지수 모두 연중 최저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즉 코스피는 1년여만에 최저점을 기록했고, 코스닥은 전세계 증시가 급락했던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초기 수준으로 돌아갔다. 코스닥의 경우 상장된 1776개 종목 중 1552개 종목이 내렸다. 

 

대통령 탄핵안 부결 실망감에 개인 투매 양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전일에만 개인은 1조2000억원가량 순매도했는데, 이는 지난 9월 26일 이후 최대치다. 

 

특히 계엄선포 이튿날인 지난 4일 이후 4거래일 연속 주가가 내리면서 코스피는 5.04%, 코스닥은 6.49% 하락했다. 금융 업종 매도세가 집중된다. 이는 정국 불안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상대적으로 더 크게 받을 것으로 보고 투자 자금을 회수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4조원 넘게 팔아치우며 시장 불안감을 키워왔는데, 계엄 사태 이후 개인까지 주식을 내던지며 당분간 지수 반등은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진다.

 

다만 국내 주식시장 불안정 속에 다행히 이달 들어 외국인의 순매도세가 다소 진정되는 가운데 연기금을 중심으로 한 순매수세 지속이 긍정적 역할할 것이란 관측이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 수급 측면에서 보면 지난 8월 5일 ‘블랙먼데이’에도 순매수했던 개인투자자들이 당시보다 더 낮은 가격에 손절매성 매도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 증안펀드 투입 기대감, 가동 시 '반등 가능성' 기대


 

현재 시장에서 또 하나의 기대는 증안펀드 투입이다. 한국 증시는 글로벌 증시 대비 상대강도가 거의 23년 내 최저 수준인 만큼, 증안펀드 수급으로 탄력적 반등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시장은 기대했다. 

 

상황이 이렇자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일 오전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함께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일명 'F4' 회의)를 개최했다. 

 

최 부총리는 "증시안정펀드 등 기타 시장안정조치가 언제든 즉시 가동되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가용한 모든 시장안정조치들이 즉각 시행되게 만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정치적 상황의 경제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관계기관이 더욱 긴밀한 비상 공조·대응체계를 유지하면서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기로 했다고 기획재정부 측은 설명했다.

 

당국은 국내 주식시장 관련해서는 밸류업 펀드 중 300억원이 이미 투입됐고 이번주 700억원, 다음주 300억원이 순차 집행한다고 했다. 다음주에는 3000억원 규모의 2차 펀드가 추가 조성된다.

 

채권시장에서는 국고채 긴급 바이백(조기상환) 및 한국은행의 국고채 단순매입을 즉시 시행하고, 외화자금시장에는 필요시 외화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등을 통해 외화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외환 유입을 촉진하기 위한 구조적 외환수급 개선방안도 이달 중 발표할 예정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국제 신용평가사와 국제금융기구, 해외투자자, 주요국 재무장관, 국제 투자은행(IB) 등을 대상으로 부총리 명의 서한을 발송하고 국제금융협력 대사를 국제기구와 주요국에 파견하는 등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증권가는 탄핵 정국이 국내 증시에 파장을 불러일으키며 개인 순매도가 확대된 가운데 증안펀드가 실제 가동될 것으로 기대했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서킷 브레이커(주식매매 일시정지 제도)가 발동될 정도로 국내외 증시가 불안해질 가능성은 현시점에서 높지 않다"며 "증안펀드가 16년 만에 실제로 투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증안펀드 집행 시나리오 아래에서 시총 비중이 크면서 거래대금이 적어 증안펀드 수급으로 탄력적 반등이 가능할 수 있는 반도체, 정보기술(IT) 가전, 자동차, 조선 등 업종이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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