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상 SKT 대표, 조직 혁신으로 KT·LGU+와 'AI 삼국지' 이길까
[뉴스투데이=임성지 기자] SK텔레콤(SKT)(대표 유영상·사진)이 대대적인 조직 혁신으로 국내 통신사 핵심 어젠다인 인공지능(AI) 경쟁력 향상에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10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SKT는 글로벌 AI 컴퍼니로 가시적인 성과를 일궈내기 위한 2025년 조직 개편 및 임원인사를 지난 5일 단행했다.
이번 조직 개편 핵심은 ‘통신 본원적 경쟁력’과 ‘AI 실행력’ 강화를 위한 7대 사업부 구축이다. 이는 올해 초 AI 피라미드 전략보다 한 차원 개선된 것으로 현실적인 사업 방안 토대를 마련한 셈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7대 사업부문 가운데 △MNO(이동통신) 사업부 △B 유선·미디어사업부 △엔터프라이즈(기업)사업부는 통신사업의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한다. △에이닷사업부 △GPAA(글로벌 퍼스널 AI 에이전트)사업부 △AIX(AI 전환)사업부 △AI DC(데이터센터)사업부는 AI사업 실행력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엔터프라이즈사업부는 △메시징 △광고·데이터 △PASS·인증 △페이먼트 등 B2B(기업 간 거래) 사업을 통합하고 AIX사업부는 SKT-SK C&C 역량을 통합해 △AI 업무혁신 △AI 인텔리전스 △AIX 클라우드 △AI 팩토리 등 글로벌 및 국내 시장 확장을 추진한다.
또한 AI DC사업부는 차세대 반도체, 친환경 에너지 등 그룹 솔루션 패키지 및 경쟁력을 기반으로 AI 데이터센터 및 GPU(그래픽처리장치) 클라우드 서비스(GPUaaS) 사업을 수행할 예정이다.
유영상 대표는 “2025년을 ‘통신’과 ‘AI’를 중심으로 전사 역량을 결집해 핵심 사업 영역 별 가시적 성과를 만드는 ‘실행’의 해로 만들겠다”며 “이번 조직 개편 및 임원인사에서 비전 달성을 위한 실행 중심 체제로 조직을 재정비하고 통신과 AI 등 사업과 현장 중심으로 역량을 집중하는 데 주력했다”고 이번 조직 개편 취지를 설명했다.
무엇보다 주목받는 부분은 AI 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조직 구성과 전문 인력의 세대교체다.
SKT는 빠른 의사 결정과 사업 부문 반영을 위해 △SKMS실천실 △O/I(Operation Improvement·운영개선)추진실 △고객가치혁신실 △ESGESG(환경·사회·지배구조) 추진실 등을 대표 직속으로 꾸렸다.
또한 △강은경 MNO사업부 MNO기획본부장 △류탁기 네트워크 인프라센터 인프라기술본부장 △조정민 SKB AI DC사업부 AI DC기획본부장 등 젊은 신임 임원으로 선임해 통신·AI 기술력 강화에 나선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글로벌 통신산업이 답보상태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SKT는 AI를 신속하게 도입했다”며 “이번 조직 개편은 회사 백년대계를 다지는 것과 유사한 혁신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 국내 통신업계, AI 경쟁 갈수록 심화
SKT뿐만 아니라 다른 국내 이동통신사 KT와 LG유플러스(LGU+)도 AI를 중심으로 조직 개편에 나섰다.
KT는 ‘AICT(인공지능+정보통신기술) 컴퍼니'라는 어젠다를 토대로 IT(정보기술)와 CT(통신기술) 융합 조직체계 혁신을 단행했다.
구체적으로 IT와 CT 융합 기조에 맞는 사업을 이끌기 위해 기업사업(B2B) 조직을 하나로 통합했다. 이에 따라 B2B 사업을 총괄해 온 엔터프라이즈 부문에 AI분야 융합사업을 담당해온 전략・신사업부문을 합쳤다.
또한 B2B 사업 전문역량을 높이고 고품질의 사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클라우드·AI·IT 분야 전문가를 모은 기술혁신부문 산하 KT컨설팅그룹을 ‘전략·사업컨설팅부문’으로 확대 재편하고 AICT 사업 확대에 필요한 기술컨설팅 기능을 강화했다.
LGU+는 ㈜LG 경영전략부문장인 홍범식 사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해 수장 교체라는 승부수를 띄웠다.
홍범식 신임대표는 2022년부터 LGU+와 LG헬로비전 기타비상무이사를 맡으며 통신 사업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해왔다. 그는 LG그룹에서 LGU+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어낼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를 보여주듯 LGU+는 지난 1일 AX(AI전환) 사업화와 통신 디지털화를 위해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AI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해 ‘그로쓰 리딩 AX 컴퍼니(Growth Leading AX Company)’로 빠르게 자리 잡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구체적으로 LGU+는 AX 기업 핵심인 AI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AI 에이전트(Agent) 추진그룹’을 새로 만들었다.
특히 각 조직은 스타트업 업무 방식을 도입한 애자일(Agile) 형태 팀이 모인 ‘트라이브(Tribe)’로 구성해 AI 기반 신규 서비스 개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처럼 AI 산업을 선점하기 위해 KT와 LGU+가 적극 나서는 상황에 SKT가 국내 통신업계 1위 자리를 지킬 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SKT가 통신 AI 분야 주도권 쟁탈전 및 표준화에서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고 있다”며 “AI가 일상에 보편화되면서 점차 SKT의 AI 사업을 통한 이익 성장 기대감이 높아질 전망”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그동안 통신업계의 대표주자는 SKT라는 이미지가 강했고, 신규 사업인 AI도 SKT가 현재까지 강세로 보인다”며 “다만, KT와 LG유플러스도 AI에 대대적인 투자를 하고 있어 향후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