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후폭풍] 계엄 사태가 불러온 탄핵 정국…금융시장 파장 어디까지

김세정 기자 입력 : 2024.12.06 15:22 ㅣ 수정 : 2024.12.06 15:22

“금융시장 충격 강도 제한적” vs “고환율 등 부정적 영향 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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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긴급성명을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지난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이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재석 190인, 찬성 190인으로 가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김세정 기자] 비상 계엄 사태 이후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안을 둘러싼 정국은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범야권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 추진에 속도를 내는 등 탄핵 정국이 본격화되고 있다. 금융업계는 이번 사태가 시장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탄핵 정국이 금융시장에 미칠 충격 강도는 제한적이라는 전망과 외국인 투자자 이탈 가속화 등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시각이 엇갈린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번 계엄 사태가 한국 경제 기초체력과는 무관한 이슈인 만큼, 탄핵 정국이 경제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 총재는 지난 5일 기자간담회에서 “탄핵 정국이 단기적으로 끝날지 길게 갈지 불확실성이 있다”면서도 “과거 경험으로 미뤄 길게 가더라도 정치적인 프로세스와 경제적인 프로세스가 분리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데이터를 보면 중장기 영향이 크게 없을 수 있다”며 “단기적 영향이 이번보다 작았고 장기적 영향은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6일 금융상황점검회의에서 “우리 경제·금융에 대한 불안감이 잔존하고 있지만, 과거 유사한 정치 상황에서도 시장 영향은 제한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016년 대비 금융시장 불안은 최소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안 연구원은 “정부와 한국은행이 시장안정대책을 빠르게 내놓았다”며 “계엄 해제 당일부터 비정례 RP매입을 실시하고, 필요 시 전액공급방식 RP매입 방침도 발표했다”고 말했다.

 

이어 “2016년 11월 탄핵 정국 심화 시 CP 3개월 금리가 20bp 상승하며 단기금융시장도 위축됐지만, 지금은 금리 인하 사이클에 있고 시장안정대책을 내놓은 만큼 극심한 금융시장 불안 발생 가능성은 낮다”면서 “금융 불안 상황에서는 유동성 대책이 최우선이고, 이를 정부와 한은이 그대로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정치권의 대립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어 금융시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지속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여전하다.

 

최제민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신정부 출범을 앞두고 대외 경제 정책 불확실성이 높은 황에서 이번 사태로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커져 당분간 금융시장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달러화 강세 모멘텀이 재차 강해지며 원/달러 환율도 상승해 원화 약세 압력이 높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도 심화되는 가운데, 특히 은행 관련주에서 자금 유출 타격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준 비상 계엄 사태 이후 이틀 동안 은행업종 대장주로 꼽히는 KB금융은 15.2% 급락했고, 신한지주와 하나금융지주의 주가는 각각 11.7%, 9.6% 떨어졌다. 

 

외국인이 KB금융 주식 2244억원을 팔아치워 국내 증시에서 가장 많은 규모를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신한지주와 하나금융지주를 각각 934억원, 399억원 순매도 했다. 다만 6일엔 반등을 시도하는 추세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정치 불확실성은 원화 자산의 매력도를 반감시키는 요인”이라며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커지며 외국인 투자 비중이 높은 금융주가 큰 영향을 받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은행주의 주가 상승엔 주주환원 확대와 그에 따른 총주주수익률(TSR) 제고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는데,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로 전향적인 자본정책 이행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주가 하락의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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