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원 기자 입력 : 2024.12.06 01:28 ㅣ 수정 : 2024.12.06 01:28
2050년에는 고령자 18%가 1인 가구, 고독사를 바라보는 사회인식과 서비스에도 변화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일본의 2차 베이비붐 세대에 해당하는 단카이 주니어(団塊ジュニア) 세대는 1971년부터 1974년생을 가리키며 현재 기준으로 50대 초반 인구 약 800만 명 이상이 여기에 속해있다.
그리고 이들이 75세 이상이 되는 2050년에는 일본의 47개 도도부현 중 야마가타(山形)만을 제외한 전역에서 독신 노인이 증가하고 고독사 역시 급증할 것으로 일본 정부는 예측하고 있다.
미즈호 리서치&테크놀로지의 자체 조사에서도 미혼인 채로 사망하는 65세 이상 인구는 2050년 한 해 동안에만 약 32만 명에 이를 전망으로 이는 2020년 대비 4.1배 많은 수치다. 그 결과 고령사망자 중 1인 가구 비율도 현재 대비 3배에 가까운 18.1%로 늘어나면서 일본인 5명 중 1명이 고독사하는 현실이 다가오고 있다.
5명 중 1명이 고독사하는 가장 큰 이유는 미혼률의 상승이다. 국립 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에 의하면 50세 시점 남녀의 미혼률은 1990년에는 4~5%대에 불과했지만 2020년에는 남성 28.3%, 여성 17.8%까지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 외에도 빈곤한 경제력과 육아에 대한 불안, 여성의 사회진출, 생활의 편리성 추구 같은 다양한 요인들이 결혼은 성인이 되면 당연한 것이라던 기존 인식을 빠르게 지우고 있다.
특히 세부 연구결과를 보면 1인 가구 고령남성의 15%는 2주일 간 사람과 대화하는 횟수가 채 1회도 되지 않아 독신 여성의 3배, 고령 부부의 5배를 웃돌 정도로 지역사회와의 접촉이 유난히 차단되어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고독사 우려를 키웠다.
뉴스를 통해서나 간간히 전해지던 고독사가 우리 주변의 일상이 되는 것은 지금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다. 하지만 일본 사회는 이에 대한 대응책을 빠르게 마련하고 있다.
일본우편(日本郵便)은 전국 약 2만 곳의 직영우체국 직원이 매월 고령자의 집에 방문하여 안부를 묻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해당 정보는 지자체에 전달하여 혹시 발생할 고독사 가능성을 사전에 체크할 수 있도록 협조하고 있으며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2년부터는 인공지능(AI)을 탑재한 스피커로 고령자의 목소리를 분석하여 매일 건강 여부를 체크할 수 있는 서비스도 개시하였다.
1인 가구와 고독사의 증가는 장례문화도 바꾸고 있다. 지금까지 흔히 하던 공동묘지 방식은 자녀세대들이 꾸준히 관리해야 하고 관리 비용도 발생하기 때문에 혼자 사는 이들에게는 굳이 필요하지 않은 선택이 되었다.
때문에 최근 조사에서는 가장 많은 52%가 수목장(樹木葬)을 희망한다고 답했고 실내에 납골항아리를 보관하는 납골당이 20%로 2위를 차지했다. 수목장이나 납골당이라면 소요비용도 묘석을 세우는 것 대비 절반 이하이고 납골당의 경우 사후 관리비만 미리 지불해놓으면 기한 없이 사용이 가능해 최근 인기를 얻고 있다.
가구와 옷가지 등을 포함해 고독사 때 발생하는 유품들을 알아서 정리해주는 서비스도 인기다. 유품정리사 인증협회에 의하면 해당 서비스는 원룸사이즈가 3만에서 8만 엔, 단독주택의 경우 20만에서 50만 엔가량을 적정금액으로 보고 있다.
한국에는 아직 생소한 유품정리사는 협회의 시험과 인증을 거쳐 자격증을 발급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5만 명 이상이 자격을 취득할 정도로 유망한 미래 직업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비단 1인 가구뿐만 아니라 누구나가 고독사를 맞이할 수도 있다. 모두가 언젠가는 맞이할 인생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활동을 일본에서는 종활(終活)이라고 부르는데 종활협의회 관계자는 ‘상담세미나에는 손자를 대동한 어르신들도 많이 오신다.’면서 자녀와 떨어지고 배우자를 잃으면 누구나 혼자가 되기 때문에 개인들의 마지막을 사회가 함께 준비하고 도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