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날의 칼 트럼프 관세정책③] 직격탄 맞을 한국경제, 마땅한 대책이 없다
무차별 관세폭탄 예고한 트럼프 경제정책, 대미 무역거래와 수출 의존도 높은 한국경제 큰 피해 예상,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다시 손보자고 한다면 가격경쟁력 심각한 타격 우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는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기치로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강력한 무역 정책을 예고했다. 특히, 중국과의 무역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고, 미국 제조업의 부흥을 이끌기 위해 대규모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관세전쟁이 미국 경제에 미칠 긍정적, 부정적 효과와 함께 한국경제에 미칠 영향을 분석해 본다. <편집자주>
[뉴스투데이=정승원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관세정책은 대미 무역거래와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에는 직격탄을 날릴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미중 경제전쟁 사이에 한국이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란 낙관론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의 관세정책은 중국산 제품에 대한 높은 관세 부과를 골자로 하고 있다. 이는 미국 시장에서 중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동시에 대체 공급처를 찾으려는 미국 기업들의 움직임을 촉진할 수 있다.
한국은 전자, 자동차, 반도체 등 다양한 제조업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어 미국 시장에서 중국산 제품의 대체재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자동차 부품, 가전제품 등 미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한국산 제품은 수출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가 초래할 글로벌 경제 공급망 재편에서 한국이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것도 조심스러운 낙관론의 요소로 꼽힌다.
트럼프의 관세전쟁으로 미국 기업들은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새로운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한국은 첨단 기술과 안정적인 생산 기반을 바탕으로 미국 기업들에게 신뢰할 수 있는 공급망 파트너로 부상할 수 있다는 것이 골자다. 이 경우 한국의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기업들은 미국 내 IT 기업들과의 협력을 확대할 기회를 잡을 수 있다.
하지만 현재로선 긍정적인 요소보다는 부정적 요소가 더 크다는 게 중론이다.
무엇보다 수출경쟁력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다. 한국이 미국과 FTA(자유무역협정)를 체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특정 산업군에 대해 새로운 관세가 부과될 경우 한국의 수출경쟁력을 크게 훼손될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어, 자동차 산업은 한국 경제의 핵심 수출 분야로, 미국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중요하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 제조업 보호"를 명분으로 한국산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할 경우, 한국 자동차 기업들은 미국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잃을 위험이 있는 것이다.
트럼프의 관세정책은 한국 기업들이 의존하는 글로벌 공급망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현재 많은 한국 기업들은 중국을 주요 생산 기지 및 부품 조달처로 활용하고 있는데, 관세전쟁으로 인해 중국에서의 조달 비용이 상승하면, 한국 기업들의 제조 원가 또한 증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최종 제품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달러강세로 인한 원화 약세가 장기화하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위험 또한 크다. 이미 한국은 트럼프 당선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철저히 소외되며, 외국인 투자자들이 발을 빼는 대표적 시장으로 떠올랐다.
원화 약세는 수출 기업들에게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원자재와 에너지 비용이 상승하면서 국내 소비자 물가가 오르고, 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
중국에 대한 수출 감소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미국의 관세 부과로 중국산 제품이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게 되면, 한국산 중간재를 사용하는 중국 기업들이 타격을 받을 것이고, 이는 한국의 대중국 수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현재로선 한국이 관세정책에 맞서 선택할 수 있는 마땅한 대응책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트럼프의 2기 경제정책은 한국 경제에 기회와 도전을 동시에 제공한다. 대미 수출 확대와 미중 경제전쟁 사이에 반사이익 등 긍정적인 요소가 존재하지만, 그 보다는 글로벌 공급망 혼란, 수출 경쟁력 약화, 금융시장 불안 등 부정적인 요소는 더 큰 위협으로 다가온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새로운 글로벌 공급망 구축과 대체 시장 발굴을 위한 노력을 지금부터라도 시작하지 않으면 트럼프 2기 행정부 내내 한국경제는 글로벌 경제 재편과정에서 소외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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