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 전문기자 입력 : 2024.11.30 10:50 ㅣ 수정 : 2024.11.30 23:38
국내 성인 10명 중 4명 ‘지방간 환자’…대부분 통증 못 느껴 운동은 지방간 치료의 핵심…유산소‧근력운동 30~60분씩 실시 정제 탄수화물‧가공식품 피하고 채소류‧통곡물‧생선 등 섭취해야
[뉴스투데이=김연수 전문기자] 연말 직장 건강검진 시즌이다. 개인마다 진단결과는 다르겠으나, 40, 50대에서 많이 발견되는 항목은 높은 간수치와 이에 따른 지방간에 대한 지적이다.
흔히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들에게 생긴다고 알려진 지방간은 요즘 음주와 무관하게 발생하는 경우가 더 늘고 있다. 또 술은 입에 대지도 않았지만 과도하게 열량을 섭취하고 운동을 하지 않은 것도 지방간의 원인이다. 평소에 원인 모를 피로감이 느껴지고 간이 위치한 오른쪽 윗배에 불편함을 느낀 것도 지방간 때문이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작년 기준 지방간 환자는 42만명으로, 지방간은 성인의 40%에서 발견되는 비교적 흔한 질환으로 자리 잡았다. 지방간에서 벗어나려면 무엇보다 생활습관의 개선이 중요한데 그중에서도 규칙적인 운동과 체중 감량이 우선이다.
40대 이후 지방간 발생 위험이 높은 이유는 신진대사율이 크게 감소하기 때문이다. 이는 간에서 지방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능력의 저하로 이어진다. 또한 이 시기에는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등이 발병하기 쉬운 시기로, 이러한 질환은 지방간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지방간은 단순한 지방 축적에서 그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심각한 건강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간은 몸의 해로운 물질을 해독하고 각종 영양소를 저장한다. 간은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이 5% 미만인데 이보다 많은 지방이 축적되는 상태를 지방간이라고 한다. 지방간은 과도한 음주로 인해 발생하는 알코올성 지방간과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등 대사질환과 관련해 발생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나눌 수 있다.
간은 병이 들어도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통증이나 심한 피로감을 느끼면 상당히 병이 진행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지속적인 간의 손상과 섬유화로 인해 간이 딱딱해진 경우는 쉽게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
지방간이 있으면 혈액검사 결과 간수치가 올라간다. 간수치는 크게 AST와 ALT로 나뉘는데, AST는 간세포 내부에 많이 존재하는 효소로 간세포가 손상되면 혈액으로 유출돼 수치가 높아진다. ALT는 AST보다 간세포 손상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런 단계를 지나 간이 굳어버린 간경화라면 ALT, AST 수치가 정상으로 나올 수도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지방간은 대부분 증상이 없지만 오른쪽 윗배 통증이나 피로감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갑자기 술이 약해지고 술이 깨는데 걸리는 시간이 길어지기도 한다. 특히 비만이나 당뇨병을 앓고 있다면 증상이 없어도 혈액검사, 간초음파 검사 등을 받는 것이 좋다. 정밀검사가 필요한 경우 MRI, CT검사나 간조직 검사를 실시한다.
■ 규칙적인 운동과 식습관 개선은 지방간 치료의 핵심…유산소 운동은 필수‧과도한 커피 섭취는 피해야
간질환 전문가들에 따르면 혈액검사상 가벼운 간기능 이상이 나타나고 복부비만인 경우에는 지방간을 우선 의심해 볼 수 있다. 따라서 비만과 음주, 고지혈증, 당뇨병 등의 요인을 시급히 교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지방간은 생활습관 개선만을 통해서도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 특히 운동과 식습관의 변화는 지방간 치료의 핵심이다.
운동은 간에 축적된 지방을 분해하고 간세포 기능을 회복시키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에 유산소 운동은 지방간 개선에 필수적이다. 빠르게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 등이 좋은 방법이다. 주당 4~5일 이상, 하루 30분~1시간 정도 유산소 운동이 적당하다.
근력 운동은 근육량을 증가시켜 기초대사량을 높이고 지방 축적을 방지하므로 스쿼트, 아령 운동 등을 주 2회 이상 병행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짧은 시간 동안 고강도와 저강도 운동을 번갈아 수행하는 방법도 체지방을 빠르게 감소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예컨대 빠르게 달리기 1분과 천천히 걷기 2분을 반복한다. 그밖에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거나, 걷는 습관도 지방간 개선에 도움을 준다.
특히 지방간을 치료하려면 잘못된 식습관을 바로잡는 것이 중요하다. 흰 쌀, 밀가루, 설탕 등 정제 탄수화물은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고 지방간을 악화시킨다. 과도한 밥, 빵, 국수 섭취는 줄여야 한다. 튀김 음식, 가공육, 버터 등 포화지방이 많은 음식은 간에 지방 축적을 유발한다. 소시지, 햄, 과자 등 가공식품에는 과도한 소금과 당분이 포함되어 피하는 것이 좋다. 폭식은 간에 무리를 주기 때문에 적정량을 나누어 천천히 먹는 습관을 들일 필요가 있다.
한편 지방간에 좋은 식품은 브로콜리, 시금치, 상추, 치커리, 미나리 등 채소류와 현미, 보리, 귀리 등 통곡물이다. 또한 연어, 참치, 고등어 등 등푸른생선을 비롯해 아보카도유와 올리브유에는 건강한 지방이 들어 있어 간의 지방 축적을 줄이는데 도움을 준다. 그밖에 블루베리, 체리, 견과류, 녹차 등은 간의 산화 스트레스를 줄이고 염증을 예방한다.
한편 적당한 커피는 간 섬유화 예방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기는 해도 카페인 때문에 하루 2잔 미만이 적당하다.
◀ 김연수 프로필 ▶ 연세대학교 아동가족학 학사 / 前 문화일보 의학전문기자 / 연세대학교 생활환경대학원 외식산업 고위자과정 강사 / 저서로 ‘4주간의 음식치료 고혈압’ ‘4주간의 음식치료 당뇨병’ ‘내 아이를 위한 음식테라피’ 등 다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