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료품 특화 매장 띄우는 유통업계…"오프라인 경쟁력 강화"
[뉴스투데이=남지유 기자] 홈플러스와 롯데마트·슈퍼, 이마트 등 유통업계가 일제히 식료품(그로서리) 전문점으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쿠팡 등 이커머스 공세에 맞서 신선식품 판매에 집중하며 오프라인 유통업계 본연의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메가푸드마켓’ 강서점을 ‘메가푸드마켓 라이브’로 지난 28일 새단장해 선보였다.
홈플러스는 지난 2022년 인천 간석점을 시작으로 마트업계에서 가장 먼저 식품 전문 매장인 ‘메가푸드마켓’ 리뉴얼을 진행했다. 메가푸드마켓은 온라인 구매 비율이 높은 비식품 판매 공간을 축소하고 신선식품 공간을 늘린 홈플러스의 미래형 점포다. 현재까지 33개 매장을 메가푸드마켓으로 전환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홈플러스는 ‘메가푸드마켓’에 고객들의 오감을 만족시키는 진보된 콘셉트의 매장 ‘홈플러스 메가 푸드 마켓 라이브’를 새롭게 선보였다. ‘세상 모든 맛이 살아 있다’는 콘셉트 아래 오프라인에서만 느낄 수 있는 생동감을 극대화한 ‘현장 콘텐츠형’ 식품 전문매장이다.
대표적으로 △회·초밥 현장 시연 등 신규 콘텐츠 개발 △고객 경험 확대 위한 시식 코너 및 대면 행사 강화 △트렌디한 팝업존·앵커 테넌트 유치 △디지털 사이니지 활용한 시각적 몰입도 확장 등에 주력했다.
메가푸드마켓 라이브 강서점은 현재 성황리에 운영 중이다. 리뉴얼 오픈일에 ‘홈플대란’ 행사 시작일과 겹치면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4% 늘었다.
향후 홈플러스는 투트랙 전략으로 리뉴얼을 지속할 방침이다. 일반 매장을 ‘메가푸드마켓’으로 전환하거나 ‘메가푸드마켓’을 ‘메가푸드마켓 라이브’ 매장으로 전환시키는 방식이다.
롯데슈퍼는 지난 21일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프리미엄푸드마켓 도곡점’을 ‘그랑그로서리 도곡점’으로 재단장해 선보였다. 이번 그랑그로서리 도곡점은 롯데슈퍼 1호 그랑그로서리 매장이자 SSM 업계 최초로 선보이는 400여 평 규모의 식료품 전문 매장이다. 식료품 전문 매장인 만큼 점포 내 취급하는 식료품 수는 롯데슈퍼에서 가장 많은 약 5000개에 달한다. 이는 일반 롯데슈퍼 점포에서 취급하는 식료품 수 대비 약 30% 많은 수치다.
롯데슈퍼는 기존 롯데마트의 성공 모델이었던 그랑그로서리 콘셉트를 슈퍼에 이식해 롯데슈퍼 경쟁력을 제고하겠다는 복안이다. 실제로 대형마트 그랑그로서리 1호점인 ‘그랑그로서리 은평점’의 경우 지난 19일까지 2024년 누계 기준 매출이 전년과 비교해 약 10% 상승했다.
롯데슈퍼 그랑그로서리 도곡점은 델리 식품 진열 면적을 기존 보다 2배 늘린 ‘델리 아일랜드(100㎡∙30여 평)’를 전면 배치했다. 델리 상품수도 기존 대비 약 30% 늘린 총 200여 개를 운영한다.
또 롯데슈퍼 그랑그로서리 도곡점은 ‘슈퍼 1호 그랑그로서리’에 걸맞게 ‘데일리 밀 솔루션’과 ‘K-STREET FOOD’, ‘피카드 존’을 롯데슈퍼에 처음으로 도입했다. 롯데슈퍼 최초로 구성해 선보이는 ‘K-STREET FOOD’에서는 ‘미미네 떡볶이’와 ‘고래사 꼬치 어묵’ 등 국내 유명 맛집과 콜라보한 기획 상품 30여종을 판매한다.
롯데마트의 경우 핵심 사업국인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의 점포도 식품 전문 매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 7월 베트남 수도 하노이의 바딘 지역에 있는 하노이센터점도 재단장을 통해 식품 비중을 90%까지 끌어올린 바 있다.
이마트도 식료품 경쟁력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앞서 이마트는 연내 최소 5개 이상의 출점 대상지를 확보하고, 새로운 형태의 ‘그로서리 전문 하드 디스카운트 스토어’로 신규 출점을 재개하겠다고 공표한 바 있다. 오는 12월 첫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이마트는 올해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며 수익성을 큰 폭으로 개선했다. 이마트 별도 기준 매출은 4조672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5.3% 늘었고 영업이익은 1228억원으로 11.4% 증가했다. 별도 영업이익은 2020년 3분기 이후 분기 최대다.
특히 지난 8월 ‘스타필드 마켓 죽전’ 리뉴얼 개장 후 신규 고객에 힘입어 실적을 끌어올렸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스타필드 마켓 죽전도 지하 1층은 식료품 전문 매장으로 탈바꿈하는 등 식품 카테고리를 대대적으로 강화한 바 있다. 기존 공산품의 비중을 줄이고, 신선식품과 즉석식품(델리) 종류를 140여종 추가해 전면에 배치하는 등 ‘장보기’에 최적화한 공간을 구축했다.
이처럼 국내 대형마트 업계는 일제히 식료품 부문에 초점을 맞춰 경쟁력을 강화하고 나선 모습이다. 이는 이커머스의 공세 속에서 공산품에 비해 먹거리 만큼은 대형마트가 대체 불가능한 강점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식료품을 구입할 때는 신선도 등을 점검하기 위해 눈으로 보고 사는 경향이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쿠팡 등 이커머스 업체에 맞서 오프라인의 강점을 살리는 전략으로 식료품을 강화하는 추세”라며 “최근에는 단순히 상품을 보고 사는 데 그치지 않고 맛보고 즐기는 등 고객들의 오감을 만족시킬 수 있는 쇼핑 공간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