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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훈의 광고썰전 (209)

수지의 K2 vs 아이유의 블랙야크, 아웃도어 라이벌 패딩 입고 한판 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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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훈
입력 : 2024.11.06 05:15 ㅣ 수정 : 2024.11.06 05:15

진검 승부의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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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신재훈 칼럼니스트] 늦더위가 지나고 아웃도어의 계절이 성큼 다가왔다. 아웃도어 회사들에게는 한 해의 성적을 결정하는 숨막히는 패딩전쟁이 시작하는 계절이기도 하다. 생존을 위해 저마다 독특한 매력을 지닌 여성 모델을 앞세워 소비자를 유혹한다.

 

그간 수지 패딩 효과를 누렸던 K2는 2024 F/W도 수지를 앞세워 눈에 띄는 광고를 선보였다.

 

 

 

 

[K2 24FW 골든 K95 베이글 수지 편 풀 버전]

 

수지가 눈발이 날리는 도심을 걷고 있고 사람들의 머리 위로 알 수 없는 숫자들이 떠 오른다.

 

수지 : 어느 겨울날, 사람들 머리 위로 숫자가 보이기 시작했다

 

어~? 뭐지?

 

여자친구에게 자신의 패딩을 벗어주는 남녀의 머리 위에도 강아지를 데리고 걸어가는 여자의 머리 위에도 심지어 강아지의 머리 위에도 숫자가 보인다

 

수지 :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던 그 숫자의 진실은…

 

길을 걷다 상점의 쇼 윈도우에 비친 자신의 모습 그리고 머리 위의 숫자 95를 보며 놀라며

 

수지 : 응? 95…? / 구스다운의 따뜻함을 결정하는 95

 

솜털의 순도를 95%까지 끌어올린 구스다운의 황금비율

 

따뜻하고 포근하게 / 구스다운의 기준을 끌어 올리다 / 골든 K95 K2

 

이 때 수지와 스치듯 지나가는 조인성의 머리 위에도 95가 선명하게 보인다

 

머리 위로 혹은 사람 주변에 숫자가 보이는 표현법은 결코 새롭지 않다. 만화에서도 단골로 쓰는 표현법이고 영화에서도 광고에서도 이미 여러 번 보았던 표현이다. 여러 해 전 모 타이어 광고에서도 최근 모 증권사의 광고에서도 같은 표현이 쓰였다.

 

이미 식상한 표현임에도 눈길을 끄는 이유가 뭘까?

 

그것은 우선 숫자가 가진 힘 때문이다. 숫자는 누구에게나 똑 같은 가치로 읽히는 오해의 여지가 없는 확실성을 가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호기심을 자극하며 다른 의미 요소와 결합했을 때 강한 상징성을 가진다.

 

K2의 광고는 숫자가 주는 힘을 기본으로 하면서 동시에 크리에이티브의 핵심 요소인 R.O.I. 중 가장 중요한 R(Relevance: 연관성), 즉 제품과의 연관성을 높였다. 보온과 직결된 다운의 함량을 표현한 숫자로 사람들이 입고 있는 옷의 다운함량을 머리 위로 표기한 방법은 매우 설득력 있어 보인다.

 

물론 가장 높은 숫자인 95를 입은 사람은 수지와 조인성뿐 이라는 표현을 통해 브랜드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 준다. 또한 마지막에 수지와 조인성이 스쳐 지나가는 장면은 마치 조인성 편을 예고하는 듯한 복선이 깔린 영화적 전개로 광고의 몰입감을 높였다. 근래에 본 아웃도어 광고 중 보기 드문 수작이다.

 

다음은 K2와 강력한 라이벌 관계인 아이유가 모델로 나오는 블랙야크 광고다.

 

 

 

 

[아이유의 히마다운 l 차가운 바람에도 설레는 겨울, 블랙야크 히마 다운]

 

매서운 추위가 느껴지는 겨울 히말라야를 아이유가 백색 패딩을 걸치고 걸어간다

 

아이유 : hima hima

 

눈 위에 흑색 얇은 옷만 입고 누워 있는 또 다른 자신(아이유)을 발견하고는 입고 있던 따뜻한 백색 패딩을 벗어 덮어준다

 

아이유 : 우린 모두 히마를 기다렸어/ 차가운 바람에도 설레는 겨울/ 히마 다운

 

자막 : hima : 눈(한자 & 네팔글자)

 

마동석의 경동나비엔, 변우석의 알바몬 등 최근 광고에 많이 쓰이는 한 명의 모델을 두 명 또는 그 이상으로 만드는 분신술과 넷플릭스 인기 시리즈 흑백요리사의 상징인 흑과 백의 대결 구도를 차용한 흑백 아이유 모두 광고의 임팩트를 높이기 위한 장치다.

 

이 점에서 머리 위 숫자라는 결코 새롭지 않은 방식을 활용한 K2와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공감의 차이는 분명하다. 그 차이는 광고의 핵심주장과 주장을 믿을 근거(Reason to believe)가 있고 없고의 차이다.

 

K2의 경우 명확한 주장이 있고 “다운함량 95%”라는 주장을 입증하는 확실한 근거가 있다. 반면 블랙야크의 경우 명확한 주장이 없으니 당연히 주장을 뒷받침 할 근거도 없다. 컨셉이나 핵심 주장 없이 눈에 띄는 광고를 만들려다 보니 크리에이티브 차별화를 위해 표현에 집중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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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훈 프로필 ▶ (현)BMA 전략컨설팅 대표(Branding, Marketing, Advertising 전략 및 실행 종합컨설팅) / 현대자동차 마케팅 / LG애드 광고기획 국장 / ISMG코리아 광고 총괄 임원 / 블랙야크 CMO(마케팅 총괄 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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