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백화점 3사, 크리스마스 장식 대전...“연말 대목 잡아라”
미디어 파사드·LED 외벽 쇼·회전하는 트리 등 선봬
“경험 제공해 집객 효과 극대화...SNS 홍보효과도”
[뉴스투데이=남지유 기자] 백화점업계가 크리스마스를 약 두 달 앞두고 장식 대전에 본격 돌입했다. 온라인 쇼핑이 대세인 가운데, 고객들이 방문해서 즐길 수 있는 공간을 기획해 집객 효과는 물론 ‘SNS 인증샷 성지’로 간접 홍보 효과까지 누리겠다는 전략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명동 본점 외관에 지난 1일부터 미디어 파사드 ‘신세계스퀘어’를 선보이고 있다. 올해 영상의 주제는 ‘크리스마스의 순간들을 찾아서’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이 크리스마스 성으로 변신하고, 여기서 거대한 리본이 태어나는 이야기가 담겼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대구신세계 등도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꾸며졌다. 하우스 오브 신세계는 본점 본관 외곽과 동일한 영상으로 환상적인 이미지를 연출했다. 수백 개의 오너먼트 볼과 반짝이는 열기구 모형 풍선도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강남점 센트럴시티 1층에는 높이 4.5m의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를 설치했으며 대구신세계 더스테이지는 대관람차와 열기구 등을 장식했다.
롯데백화점도 지난 1일부터 ‘원더풀 쇼타임’을 테마로 크리스마스 점등을 시작했다. 특히 서울 소공동 본점은 올해 처음으로 2만여 개의 LED를 활용한 외벽 라이팅 쇼를 선보여 주목받고 있다. 매일 오후 5시 30분부터 11시까지 30분 단위로 2분씩 진행된다.
또한 본점 앞 거리는 '씨어터 소공(Theater Sogong)'으로 탈바꿈하고, 화려한 네온 사인과 쇼윈도 등을 통해 1900년대 뮤지컬 극장가를 걷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 외에도 영플라자의 대형 미디어 파사드에서도 크리스마스 선물을 대표하는 화장품과 디저트, 주얼리, 와인 등이 주인공이 돼 백화점을 무대로 공연을 펼치는 영상을 선보인다.
현대백화점도 지난 1일부터 더현대 서울과 압구정본점, 무역센터점 등 전국 15개 점포와 커넥트현대 부산에서 '움직이는 대극장'을 콘셉트로 유럽 동화 속에 나오는 서커스 마을을 선보였다. 주인공 해리가 최고의 쇼를 펼치는 움직이는 대극장을 찾기 위해 열기구에 몸을 싣고 하늘 높이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더현대 서울은 5층 사운즈 포레스트에 높이 7m, 너비 5m의 열기구 모형 에어벌룬 6개를 띄웠다. 테마의 하이라이트인 대극장에는 왈츠 음악을 배경으로 360도 회전하는 8m 높이의 회전 트리를 만나볼 수 있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압구정본점도 각 층마다 360도 방향에서 감상할 수 있는 오르골 타입의 키네틱 아트(움직이는 조형물)를 배치하고, 무역센터점은 건물 앞에 대형 서커스 텐트와 회전 트리를 설치했다. 판교점은 오는 11일 1층과 5층 사이 공간에 소형 열기구 모형 에어벌룬을 띄우고, 5층 패밀리가든에 크리스마스 대극장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처럼 백화점들이 크리스마스 마케팅에 공들이는 이유는 연말이 유통업계 대목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이 시기 최대한 매출을 견인해야 전 분기 부진했던 실적을 상쇄하며 양호한 성적표로 한 해 장사를 마감할 수 있다. 백화점업계가 연초부터 1년간 심혈을 기울여 크리스마스 시즌을 준비하는 이유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유례없는 더위가 최근까지 이어진 가운데 백화점 업계가 가을을 건너뛰고 겨울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리며 크리스마스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며 “이를 통해 4분기 실적을 끌어올리려는 목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또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단장된 백화점은 소비자의 ‘경험’에 대한 욕구를 만족시키면서 집객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일례로 롯데백화점 본점의 경우 지난해 점등이 진행된 두 달간(2023년 11월~12월) 고객들이 문전성시를 이루며, 저녁 시간대 매출이 F&B를 중심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 교수는 “소비자들은 아름다운 것을 누리고 재미 있는 체험을 하면서 쇼핑을 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며 “이러한 놀이 공간을 구비해 자연스럽게 카페와 음식점, 상점 등 백화점 내 구매까지 연결되도록 유도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고객들이 SNS를 통해 방문 인증샷을 남기면서 ‘인증샷 성지’로서 간접 홍보 효과도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교수는 “소비자들은 만족스러운 경험 후 사진을 찍어서 SNS에 올리는 경향이 많다”며 “백화점업계가 공간 설계만 잘 해놓는다면, 홍보도 소비자들이 알아서 해주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신세계백화점의 신세계스퀘어는 집객 효과보다는 관광 등 공익적 목적으로 연출했다. 실제로 크리스마스 영상 외에도 오전 6시부터 자정까지 K-컬처와 글로벌 브랜드, 공익 광고 등 다양한 영상을 선보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신세계스퀘어는 실내가 아닌 실외에 연출을 강화했다. 모든 사람들이 연말 기념 촬영을 하며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누릴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한국관광공사에서 관광 포인트로 선정을 할 정도로 관광 명소로서의 가치가 더 높은 장소이기에 공익적 측면이 더 강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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