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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환종의 스쿠버 다이빙 시즌 4

아닐라오에 왠 “I love Sanfrancisco”간판(8) 매크로의 보고(寶庫), 마뚜(Matu) 포인트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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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환종 전문기자
입력 : 2024.10.24 15:46 ㅣ 수정 : 2024.10.24 15:46

아닐라오 인근 도로에 세워진 “I love Sanfrancisco” 간판은?...마비니의 바랑가이 이름
작은 돌 위의 초록색 먼지 같은 물체, 현미경으로 확인해보니 누디(갯민숭달팽이)
최대 수심 11.5m(평균 수심 5.8m), 68분 동안 마뚜 포인트에서 ‘작은 녀석들’을 탐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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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닐라오에 접근하는 도로상에 있는 “I love Sanfrancisco” 간판. 이 사진을 촬영할 때 자동차를 타고 지나가는 필리핀 사람들이 손을 흔들며 호감을 표시했다. 그 이유는 나중에 알게 되었다 (ChatGPT 답변 내용 참조).

 

[필리핀(아닐라오)/뉴스투데이=최환종 전문기자] 여기서 잠시 화제를 바꿔본다. 마닐라에서 출발하여 아닐라오에 거의 도착할 즈음해서 약간 가파르고 구불구불한 언덕길이 있는데, 도로 한편에 “I love Sanfrancisco”라는 간판이 서 있다. 이제까지는 그 간판을 보면서 아무 생각 없이 지나쳤지만, 최근 어느 날에 갑자기 궁금증이 생겼다.

 

필리핀에 왜 “I love Sanfrancisco”라는 간판이 있지? 미국의 Sanfrancisco와 자매결연 도시인가? 운전기사에게 물어봐도 모른다고 한다. 그래서 요즘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고 있는 ChatGPT에게 물어봤다. 왜 여기에 이런 간판이 있느냐고. ChatGPT는 빠르게 대답했다.

 

“필리핀 바탕가스 마비니에 있는 ‘I Love SanFrancisco’ 간판은 마비니 시에 속한 ‘샌프란시스코(SanFrancisco)’라는 바랑가이를 나타냅니다. 필리핀에서는 지역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을 보여주기 위해 “I Love”라는 간판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 사진 속의 간판은 마비니의 샌프란시스코 바랑가이 주민들의 공동체 정신을 반영한 것입니다....” 라고 대답한다.

 

참고로 바랑가이는 필리핀의 가장 작은 행정단위로 우리나라의 ‘마을’이나 ‘읍. 면. 동’ 정도에 해당하는 개념이며, 샌프란시스코는 2020년 기준으로 약 2,264명의 인구가 거주하는 작은 바랑가이라고 한다.

 

ChatGPT가 대답한 내용을 다이빙 리조트에 와서 필리핀 직원에게 물어봤더니 위 내용이 맞다고 한다. 언젠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있는 국립미술관에 갔을 때 그 근처에 있는 “I love Amsterdam”이라는 간판을 보았는데, 필리핀에서도 이런 간판을 보다니... 세상 사람들이 자기 고장에 대한 애정은 모두 비슷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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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ersidoris Crocea

 

다시 바다 생물 이야기로 돌아간다. 누디브랜치(이하 누디 또는 갯민숭달팽이)는 학명이 Nudibranchia로서 라틴어의 ‘벌거벗은’이란 뜻의 nudus(naked)와 그리스어의 brankhia(gills ; 아가미)에서 왔다고 한다.

 

진화 과정에서 누디는 껍데기를 잃는 대신 다른 방어 메카니즘을 개발했는데, 일부 종은 포식자를 피하기 위하여 주변의 고착성 무척추동물(부드러운 산호 등등)을 모방한 질감과 색상으로 외부 구조를 진화시켰다고 한다.

 

누디는 머리에 달린 두 개의 뿔(rhinophore)과 꼬리 쪽의 꽃처럼 피어난 돌출물(gills, 아가미)이 생김새의 특징이다. 어느 자료에서는 꼬리 쪽의 꽃처럼 피어난 돌출물이 항문이라고 하였는데, 위키백과와 다른 여러 자료에서 찾아본 결과 꼬리 쪽의 꽃처럼 피어난 돌출물은 ‘아가미’가 맞는 것 같다.

 

한편, 마스터가 돌 위에서 뭔가를 본 것 같았다. 접근해서 보니 작은 돌 위에 초록색 먼지 같은 것이 붙어 있었다. 카메라의 현미경 기능으로 확대해 보니 아래 사진과 같은 형상의 누디가 움직이고 있었다. 크기는 작지만 두 개의 뿔(rhinophore)과 꼬리 쪽의 아가미를 확인할 수 있다. 

 

 

 

 

이 녀석의 이름은 Diversidoris Crocea. 이 종은 필리핀, 인도네시아, 솔로몬 제도 등지에서 발견된다고 하며, 성체의 경우 길이가 대략 50mm 미만이라고 한다(이날 본 녀석은 그 길이가 겨우 2~3mm 정도 되었을까. 엄청 작은 녀석이었다).

 

다음에 관찰한 녀석은 꽃잎 갯민숭달팽이(Thorunna florens)와 닮았지만 다른 녀석이다. 구글과 위키피디아에서 찾아본 결과 Noumea Sudanica(또는 Verconia sudanica)이다. 아래 사진을 비교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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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 갯민숭달팽이(Thorunna flore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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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umea Sudanica

 

여기까지가 대략적으로 살펴본 마뚜 포인트에서의 해양생물들이다. 최대 수심 11.5m(평균 수심 5.8m), 장장 68분 동안 마뚜 포인트에서 ‘작은 녀석들’을 찾아서 돌아다녔는데, 여기 마뚜 포인트는 진정 매크로의 보고(寶庫)라고 할 만 하다. 정말 많은 새로운 녀석들을 만나고 관찰했다.

 

여러 차례 다리에 쥐가 났지만 경직된 다리 근육을 풀면서 다이빙을 계속했다. 필자 입장에서는 새로운 녀석들이 계속 보이는데 ‘쥐’가 문제인가. 눈과 카메라를 조작하는 손이 잠시라도 쉴 틈이 없었다.

 

공기가 바닥을 보이면서 우리 일행은 안전정지 수심으로 올라갔다. 첫날의 다이빙 일정이 끝나가고 있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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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환종 프로필 ▶ 공군 준장 전역, 前 공군 방공유도탄여단장, 現 한국안보협업연구소 전문연구위원, 現 국립한밭대학교 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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