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교체 서비스(BaaS), 전기차를 둘러싸고 새로운 사업 모델이 될 것인가? (上)
전기차에서 40%를 차지하는 배터리와 관련하여 차량 공급자는 내재화의 일환으로, 기타 업체는 신규 사업 차원에서 배터리를 소비자가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에 따라 교체해 주는 사업 모델(BaaS: Battery as a Service)이 다시 시도되고 있다. 이미 100년 전에 등장했다 사라진 BaaS가 다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BaaS를 둘러싼 최근 미국 및 중국 사례를 정리해 보고, 국내에서도 건설교통부가 규제 샌드박스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그룹의 대응 움직임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곽대종 산업연구원 명예 KIET Fellow] 연료 주입이 수 분 내에 끝나는 내연기관 자동차와는 달리 전기차는 충전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며, 급속 충전할 경우에도 최소 수십 분이 걸린다.
그러나 전기차 배터리를 매번 충전하는 대신 배터리를 교체한다면 이런 시간을 대폭 절약할 수 있다.
아울러 최적화된 환경에서 배터리의 충전이 이루어짐에 따라 배터리의 손상을 최소화하고 수명을 연장할 수 있으며 화재 및 폭발의 위험성도 현저히 줄일 수 있다.
부수적으로 고압 전력 충전 인프라 및 전력 용량 확장의 부담도 줄일 수 있어서 기존 전력망의 효율도 개선될 수 있다.
• BaaS, 거의 100년 전 GE 이후 2007년 ‘베터 플레이스’가 재시도했으나 6년 만에 파산
이러한 아이디어는 전혀 새로운 개념은 아니고 이미 미국 GE가 1912년 저렴한 월 사용료와 마일당 부과하는 요금으로 배터리를 바꾸는 ‘전기차 배터리 교체 서비스(BaaS: Battery as a Service)’를 선보인 바 있다.
그러나 전기차 수요 감소와 배터리 표준화에 대한 관심 부족 때문에 1924년 중단되었다.
그 이후 거의 100년 가까이 지나 2007년 실리콘 밸리 스타트업 ’베터 플레이스(Better Place)’는 새로운 BaaS 시스템을 개발한 후 여러 나라에서 시범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 르노‧닛산과 계약을 체결했고 2011년 8억5천만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9530억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하여 BaaS의 부활을 기대하게 했다.
Better Place의 창업자 샤이 아가시는 2009년 타임지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뽑히기도 했다.
그런데 Better Place는 2010년 중국 국영 전력망 회사(China Grid)와 접촉했으나 결렬되었고, 자동차 제조사들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데 실패하여 결국 2013년 파산하고 말았다.
• 테슬라, 2013년 ‘슈퍼차저’ 구축과 병행해 BaaS 추진하다가 비용 문제로 2015년 접어..
테슬라도 2013년부터 독자적 충전 네트워크 ‘슈퍼차저’ 시스템 구축과 병행하여 BaaS를 추진해 왔으나 다음과 같은 이유로 2년 만에 사업을 접어 버렸다.
첫째, 배터리 교환 스테이션 설치비용이 ‘슈퍼차저’ 시스템 구축비용보다 더 크기 때문이다. 둘째, 배터리 팩의 표준화를 위해 차량 설계를 변경해야 하므로 역시 더 높은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테슬라는 BaaS 구축을 위한 배터리 교체 시설 보급 및 배터리 표준화를 포기하고 효율적인 배터리 셀 개발과 급속충전 기술 개발에 집중하는 것으로 전략을 전환했다.
• 스텔란티스, 피아트 500e 전기차의 BaaS 추진 위해 미국 스타트업 ‘앰플(Ample)’과 협약 맺어..
그러나 최근 ‘스텔란티스(피아트‧크라이슬러+푸조 시트로엥)’는 유럽에서 피아트 500e 전기차의 차량 공유 서비스 ‘프리투무브(Free2Move)’를 통한 배터리 교체사업 추진을 위해 2021년 샌프란시스코와 오클랜드에 BaaS 시설을 구축한 미국 스타트업 ‘앰플(Ample)’과 협약을 체결해 주목되고 있다.
Ample의 동 사업은 금년 스페인 마드리드를 시작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Ample은 이외 세계 10대 자동차 업체 중 4곳과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고 발표했음에도 구체적인 사항은 알려진 바 없으나 ‘로얄더치쉘’ 및 ‘렙솔(Repsol)’ 등으로부터 약 5500만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623억원) 투자 유치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Ample은 지난 5월 2세대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대형 전기차용 기능을 추가하고 전체 소요 시간을 10분에서 5분으로 단축했으며, 7월에는 상용 전기차의 배터리 교체 기능 통합을 위해 미쓰비시 후소와 글로벌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다음 편에서는 최근 글로벌 전기차 보급을 주도하고 있는 중국에서 신생기업 NIO를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는 BaaS 동향을 정리한 후 국내 건설교통부 및 현대차그룹의 움직임을 살펴본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 곽대종(Daejong Gwak) ▶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제학박사 / 산업연구원 명예 KIET Fellow / (전)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전)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환경·기술분과 위원 / (전) 국가과학기술위원회 평가위원 / (전) 산자부 연구개발사업 평가위원 / (전) 규제개혁위원회 전문위원